

(장태민 칼럼) 삼성전자 '노사 짬짬이' 경고하는 주주들의 목소리
이미지 확대보기[뉴스콤 장태민 기자] 올해 1분기 역대급 성과를 낸 삼성전자가 성과급을 둘러싼 노사 갈등에 휩싸여 있다.
삼성전자 초기업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요구하면서 21일부터 파업을 할 수 있다고 경고하는 중이다.
노와 사가 해결점을 찾지 못하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16일(토) 출장에서 조기 귀국해 '대국민 사죄'를 발표했다.
이 회장은 "노동조합과 삼성 가족, 우리는 모두 한몸"이라며 "매서운 비바람은 제가 맞고 다 제 탓으로 돌리겠다"고 했다.
하지만 노와 사는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삼성전자 초기업 노조의 이송이 부위원장은 노조 텔레그램 소통방에서 "삼성전자는 우리가 그냥 없애버리는 게 맞다"는 식으로 발언해 국민들의 공분을 부르기도 했다.
또 일부 조합원은 "(현재 7천대인) 코스피를 5천으로 만들자"면서 주주들의 염장을 질렀다.
지금은 중앙노동위원회가 나서서 중재를 시도하고 있다.
중노위는 전날(18일) 오전 10시부터 저녁 6시 20분까지 2차 사후조정 1일차 회의를 마쳤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오늘(19일) 다시 최종 조율을 시도하고 있다.
노사 양측의 요청에 따라 박수근 중노위 위원장이 단독 조정위원으로 투입돼 직접 중재를 시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 주주들 사이에선 노와 사의 입장만 강조되고 있을 뿐 주식회사의 '주인'인 주주의 이익이 침해되고 있다면서 발끈하는 모습도 보인다.
삼성전자 주식을 수억원 가량 보유중인 A씨는 "영업이익의 15%를 가져가겠다는 노조의 행태는 경영권에 대한 심대한 침해이며 주주 이익을 무시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 민병권 주주운동 대표의 주장
이번 '삼성전자 사태'는 노사 갈등과 함께 주주의 이익 문제도 도마 위에 올렸다.
상당수 주주들은 사측과 노측 모두 주주의 이익을 침해해선 안된다는 주장을 펼치는 중이다.
민병권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 대표는 노조의 '영업이익 15% 성과급 지급 주장'을 말도 안되는 요구라고 일축한다.
그는 최근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성과급을 산정하고 직무별 성과와 관계없이 성과급을 일률적으로 지급하라는 요청은 자본시장 질서에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영업이익은 우선적으로 채권자에게 이자를 지급하고 세금으로 나가야 하는 돈이며, 내부 구성원이 먼저 챙겨갈 수 없다고 했다.
민 대표는 "만약 영업이익에서 성과급을 지급하게 되면 세수가 줄어든다. 상법·세법·자본시장법의 근본을 뒤흔들게 된다"고 했다.
주주운동본부는 삼성전자 노조가 21일부터 18일 동안 총파업에 돌입하면 약 40조 원의 손실이 발생한다고 우려했다. 이는 주주에게 피해를 입히는 행위이며, 손해배상 등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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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트의 설문조사...삼성전자 주주들 '영업이익 성과급 연동 제도화'에 반대
'행동하는 주주'들이 모여있는 액트(ACT)는 설문조사 결과 대다수의 주주들이 영업이익의 성과급 연동 제도에 반대하고 밝혔다.
액트(ACT)는 대한민국 최대의 모바일 기반 소액주주 행동 플랫폼이다. 액트는 긴급 설문조사를 통해 주주들의 의견을 소개햇다.
설문 결과를 보면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 제도화를 반드시 저지해야 한다는 의견에 95%(662명)가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적 주가와 자산 가치 제고를 위해서도 합의를 통한 파업 회피보다 '제도화 저지'가 유리하다는 의견이 92%(498명)에 달했다.
삼성전자 사측와 노측이 '좋게, 좋게' 영업이익을 몇 %를 직원들의 몫 등으로 고착화시키는 것을 우려하는 것이다.
전영현 부문장 등 삼성전자 사장단 18명은 15일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16일 일본 출장 일정을 줄여 급히 귀국한 뒤 역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액트는 "대한민국 시가총액 1위 기업의 총수가 노사 갈등으로 공개 사과에 나서는 초유의 사태는, 이 분쟁이 단순한 노사 문제를 넘어 기업 가치와 주주 재산권을 직접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렀음을 방증한다"면서 "삼성전자의 500만 소액주주들은 2023년 영업이익이 6조 원대로 추락하고 주가가 30퍼센트 폭락할 때도 묵묵히 자리를 지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액트는 "주주들은 배당보다 재투자가 먼저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기다렸고, 기대했던 수준의 주주환원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반도체 초격차를 위한 투자를 믿고 인내했다"했다.
하지만 삼성전자 노조원들은 떡고물만 챙기려 한다고 비판했다.
액트는 "노조원들은 회사가 적자를 볼 때에도 임금채권 1순위로 고용과 임금을 보장받으며 잔여 위험을 분담하지 않는다"면서 "이제 연간 300조 원대 영업이익이 가시화되자 그중 15퍼센트인 약 45조 원을 성과급으로 구조적으로 제도화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
45조 원에 달하는 현금 유출 향방을 논하는 자리에서 주인인 주주가 배제되는 이 현실이야말로, 주주 민주주의가 왜 지금 당장 실현되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고 했다.
액트는 "천문학적인 영업이익의 배분 구조를 바꾸는 '성과급 일률 배분 요구'는 단순한 임금 협상이 아니다"라며 "이는 상법이 보장하는 주주총회의 고유 권한과 주주들의 재산권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중대한 지배구조 문제"라고 했다.
■ 주주들, 삼성전자 회사 측에도 '노조와 짬짬이' 경고
주주 단체는 만약 사측이 단체교섭이라는 명분으로 노조의 요구를 이사회 단독으로 수용하려 한다면 가만 있지 않겠다고 밝히고 있다.
액트는 "이는 정관 변경을 통해 이익잉여금 처분에 관한 근거를 신설하고, 매년 재무제표 승인에 관한 주주총회 결의를 거쳐야 하는, 상법상의 절차를 정면으로 위배할 소지가 크다"고 했다.
노조가 요구하는 내용은 영업이익의 상당 부분을 성과급으로 고정 지출해 달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는 원천적으로 주주에게 돌아갈 배당 가능 이익을 감소시킬 수 밖에 없는 행위다.
상법상 이사의 보수 역시 주주총회 결의를 통해 통제 받고 있다. 주주의 배당 역시 주주총회의 재무제표 승인을 통해서만 지급된다.
액트는 "거액의 영업이익 처분 권한을 이사회가 단독으로 행사하는 것은 이사회 스스로에게 막대한 법적 책임과 주주에 대한 의무 위반의 소지를 안겨주는 위험한 결정"이라며 "따라서 이사회는 스스로를 보호하고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정관상 이익잉여금 처분에 관한 조항 개정을 통해 주주들의 의사를 먼저 물어야 한다"고 했다.
상법상 회사의 이익 처분에 관한 사항을 결정하는 것은 실질적으로 주주총회의 권한이다.
액트는 "법원 판례에 따르더라도, 회사의 이익이 발생한 경우에 이를 처분 재원으로 하는 상여금은 단순한 임금이 아니라 이익처분으로서의 상여에 해당하므로 상법 제462조 제2항 소정의 주주총회 결의를 거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채권자 이자, 세금, 주주 배당을 산출하기 전의 기본 자원인 영업이익에서 특정 비율을 고정 공제하겠다는 것은 현행법이 정한 이익 배분 순서를 뒤흔드는 행위"라며 "주주총회 승인 없이 이사회 단독으로 결정할 수 없다"고 했다.
■ 삼성전자 급여 관련 연초 대법원 판례보면...OPI는 노조가 '권리' 주장할 수 없어
마침 얼마 전 삼성전자의 성과급 관련 대법원의 판단이 있었다.
올해 1월 29일 대법원은 "삼성전자의 성과급 중 ‘목표 인센티브(TAI)’는 퇴직금 산정 기준이 되는 임금에 해당하지만, ‘성과 인센티브(OPI)’는 임금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 판결은 소송이 제기된 지 7년 만에 나온 결론이다. 사기업 경영성과급의 임금성 여부에 명확한 기준선을 그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판결 내용을 보면 대법원은 목표 인센티브(TAI, Target Achievement Incentive)는 임금이 맞다고 했다. 하지만 과거 PS(Profit Sharing)에 해당하는 성과 인센티브(OPI, Overall Performance Incentive)는 임금이 아니라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TAI는 지급 규모와 공식이 취업규칙 등에 사전에 어느 정도 확정돼 있는 고정적 금원"이라며 "매출 실적이나 전략과제 등 직원의 근로 제공을 통해 목표 달성 여부를 직접 통제·관리할 수 있게 설계돼 있어 '근로의 대가'로 볼 수 있다"고 했다.
목표인센티브(TAI)의 경우 부서별 목표 달성도에 따라 반기별로(연 2회) 지되고 고정적 성격이 강해 퇴직금 계산시 평균 임금에 포함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회사의 전체 경영 성과에 따라 이익 배분 차원에서 연 1회 지급하는 성과 인센티브(OPI)는 임금이 아니므로 퇴직금에 포함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OPI는 글로벌 경기, 사측의 경영 판단 등 노동자가 통제할 수 없는 외적 요인에 의해 지급 여부가 완전히 달라진다"면서 "즉 근로 성과의 사후적 정산이 아니라 '경영 성과의 사후적 분배'에 가깝기 때문에 근로 제공과의 밀접한 관련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태도를 취했다.
올해 초 대법원의 판단이 나오자 삼성 계열사 퇴직자 수백명이 TAI를 반영해 퇴직금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대법원 판단에 따르면 'OPI'는 성격이 다르다.
'기존 대법원의 판례'가 유효하다고 보면 '반도체 수급 불일치에 따른 급격한 영업이익'에 대해 노조는 그 권리를 주장하기 어려워 보인다.
■ 일회성 성과급과 '제도화'는 완전히 다른 얘기
올해 삼성전자 연간 영업이익으로 흔히들 300조원을 얘기한다.
노조 요구안인 15퍼센트 기준 약 45조원, 사후조정 과정에서 거론된 12퍼센트 기준으로도 36조원에 달하는 천문학적 규모다.
이는 상법 제374조가 정하는 회사의 영업용 재산 중 중요한 일부의 양도에 준하는 막대한 자본의 이동이다.
삼성전자 노사 협상 과정에서 회사 측은 '주주의 동의도 없이' 영업이익 12퍼센트를 제안했으나, 노조는 이마저도 거부했다.
삼성전자 주식을 대규모로 들고 있는 주주라면 속이 탈 수 밖에 없어 보인다.
일회성 성과급 지급과 제도화는 완전히 다르다.
경영진이 당해 연도 실적과 경영 상황에 따라 임직원의 사기 진작을 위해 일회성 성과급을 재량껏 지급하는 것은 경영상 판단의 테두리 안에서 검토해 볼 수 있는 영역이지만, 이를 매년 고정적으로 지급하도록 시스템화하는 제도화 요구는 전혀 다른 법적 차원의 문제다.
액트 측은 "법원은 정관이나 주주총회의 위임 없이 이사회가 단독으로 재산 유출 규정을 신설하는 행위에 대해 그 무효를 엄격히 판시하고 있다"면서 "매년 발생하는 영업이익의 특정 비율을 주주의 의사와 상관없이 영구적으로 떼어내도록 단체협약으로 명문화해 이사회가 단독으로 확약하는 것은 주주총회의 본질적 권한을 침해하는 법리적으로 불가능한 영역"이라고 했다.
액트는 더 나아가 한국 대표기업 삼성전자가 주주의 이익처분권을 배제한 채 노조의 요구를 수용해 나쁜 선례를 남기는 순간 대한민국 모든 상장사가 도미노처럼 무너질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고 주장했다.
■ 지금 한국 기업들에게 봇물처럼 쏟아지는 노조의 요구...'영업이익의 몇 %' 내놓으라
실제로 반도체에 이어 자동차, 조선, 통신, 플랫폼 등 국내 주요 산업군 노조들이 잇따라 영업이익 또는 순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명문화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현대차 노조는 순이익의 30퍼센트,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영업이익 20퍼센트와 별도 격려금, LG유플러스 노조는 영업이익 30퍼센트, 카카오 노조는 영업이익 15퍼센트 수준을 각각 요구했다.
시장에선 이익 비율 명문화가 업계 표준으로 굳어지는 순간 한국 자본시장 전체에 기존의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대체하는 '새롭고 거대한 구조적 저평가 요인'이 탄생할 수 밖에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삼성전자 주식 수억원을 들고 있다는 A씨도 "영업이익의 일정 %를 노조가 요구하는 게 표준이 되면 해외 투자자들은 한국 주식투자에 대한 메리트를 잃게 될 것"이라며 "당장 나도 보유하고 있는 한국 주식을 모두 팔고 다시 미국주식으로 옮겨 탈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재명 정부는 주식 부양을 최고의 치적으로 치지 않느냐"라며 "지금 노조의 요구를 통제하지 못하면 한국 주식시장의 미래는 없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지금은 AI, 반도체 등 첨단산업을 둘러싸고 각국이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반도체 초호황에 따른 '이익 배분'에 골몰하고 있다. 이 분위기에 동참해 각종 기업체 노조들이 '영업이익의 몇 %' 노래를 부르고 있다.
■ 일률적 성과배분은 경영학 정면으로 무시하는 것...글로벌 초경쟁 시대에 인재 잃고 망하는 길
삼성 노조가 1/N(그것도 DX는 제외하고 DS만) 식으로 성과를 배분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경영학의 기본도 모르는 지적이란 평가도 보인다.
기업체의 한 마케팅 담당자는 "삼성 노조가 인재 이탈 방지를 위해 성과급을 '일괄적으로'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 같다"면서 "하지만 노조의 말대로 하면 삼성은 망한다"고 말했다.
이 담당자는 "최근 일론 머스크가 한국 인재를 쓸어가기 위해 엄청난 제안을 하는 것을 보지 못했느냐"면서 "지금 세계 주요 기업들은 인재 이탈을 방지하고 인재를 끌어들이기 위해 '차별적으로' 성과를 지급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글로벌 회사들은 '진짜 인재'라면 수백억, 수천억 연봉을 주고서라도 영입하려고 한다"면서 "'차별적 성과 지급'은 경영학 인사 관리의 기본 중의 기본"이라고 했다.
"경영학 교과서는 1/N로 성과급을 지급하면 인재가 떠날 수 밖에 없다고 가르칩니다. 흔히 얘기하는 삼성전자의 '초과' 이익에 기여하지도 않은 사람들이 '주주의 몫'을 경영진에게 무작정 내놓으라고 하는 것은 솔직히 말해 도적질이나 다름 없습니다. 안타깝지만 노조가 이기는 순간 대한민국 경제의 미래는 없어질 것입니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