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보) "5% 금리 계속될 때 AI랠리 흔들린다" 블룸버그 설문
이미지 확대보기[뉴스콤 김경목 기자] 글로벌 투자자들 사이에서 기술주와 인공지능(AI) 중심의 증시 랠리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낙관론이 우세한 가운데, 미국 장기 국채금리 급등이 최대 위험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블룸버그는 16일(현지시간) 미국·유럽·아시아 주요 자산운용사 32곳을 대상으로 인터뷰한 결과 응답자의 약 80%가 향후 3~6개월 동안 주식이 채권이나 원자재 등 다른 자산군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응답자의 절반가량은 최근 뉴욕증시 사상 최고치 랠리를 이끈 빅테크와 AI 관련 종목을 최선호 투자처로 꼽았다. AI 인프라 투자 확대와 기업 실적 개선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파리 소재 자산운용사 티케아우의 라파엘 튀앙 자본시장 전략 책임자는 “AI 인프라 구축을 주도해온 일부 하이퍼스케일러 기업들이 실제 투자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며 “여전히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장 참가자들은 장기 국채금리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현재의 AI 중심 랠리가 흔들릴 가능성을 가장 경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다수는 미국 30년물 국채금리가 5%를 지속적으로 웃도는 상황을 주식시장의 ‘위험 구간’으로 평가했다. 실제 미국 30년물 금리는 최근 5.1%를 돌파하며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이후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인도수에즈 웰스매니지먼트의 알렉상드르 드라보비츠 최고투자책임자(CIO)는 “5%를 넘는 장기 금리는 주식시장에 매우 위험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중동 지정학 리스크와 유가 급등이 인플레이션 우려를 다시 자극하면서 글로벌 금리 상승 압력을 키우고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이 장기화하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가 이어질 경우 유가 상승이 장기 금리 상승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형성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15일 글로벌 국채시장에서는 미국과 영국, 일본 등 주요국 장기금리가 일제히 급등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4.60%를 넘어섰고, 영국과 일본 장기금리도 수년 만의 최고 수준까지 상승했다.
시장 내부의 과열 우려도 제기됐다. 올해 S&P500 상승분의 절반 이상이 단 4개 종목에서 발생할 정도로 상승세가 일부 기술주에 집중됐기 때문이다. 반도체 업종으로 구성된 SOX 지수의 예상 주가수익비율(PER) 역시 25배를 웃돌며 최근 10년 평균인 19배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
카르미냑의 케빈 토제 투자위원회 위원은 “장기 금리가 상승하면 AI 인프라 투자에 필요한 자금 조달 비용이 커지고 정부 재정과 소비 여건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며 “결국 현재의 AI 주식 랠리를 흔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주식시장 강세 전망이 우세했다. BMO 글로벌 애셋 매니지먼트의 사디크 아다티아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지금은 무조건 주식”이라며 “다른 자산군과는 비교 자체가 안 된다”고 말했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