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6-11-04 (수)

[채권-장전] 상식 뒤집은 대통령의 '긴축재정=포퓰리즘' 주장

  • 입력 2026-05-13 08:01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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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13일 예상을 웃돈 미국 CPI, 유가 급등, 환율 상승 압력 등을 감안하면서 약세로 출발할 듯하다.

미국의 4월 CPI는 전년비 3.8% 올라 2023년 이후 최고수준을 기록했으며, WTI는 4% 넘게 뛰면서 100불을 넘어섰다.

미국에선 연내 금리 동결 전망이 더욱 강화됐으며, 일부 연준 인사들 사이에서는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마저 거론된다.

최근 채권시장은 미-이란 갈등 재고조, 유가·환율 불안, 금리인상 우려 등으로 홍역을 치른 뒤 전날엔 '적극 재정'에 대한 우려마저 표출할 수 밖에 없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포퓰리즘적인 긴축재정론에 빠져선 안된다"면서 적극 재정의 필요성을 웅변했다.

전날 국고10년 금리가 4%를 넘어서는 등 금리가 연고점으로 오르는 과정에서 채권시장은 악재를 많이 적극 반영했다는 평가들도 보인다. 다만 국내외 여건은 계속해서 시장을 압박하고 있다.

■ 미 CPI 예상 상회 속 대외 금리 상승...WTI 100불 돌파

미국채 금리는 예상을 웃돈 CPI와 유가 급등, 10년 국채 입찰 부진 속에 상승했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12일 4.40bp 상승한 4.4530%, 국채30년물 수익률은 3.90bp 오른 5.0260%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3.20bp 상승한 3.9895%, 국채5년물은 5.10bp 오른 4.1250%를 나타냈다.

미국 재무부가 실시한 420억달러 규모 10년물 입찰 수요가 부진했다. 입찰 수요를 나타내는 응찰률은 2.40배로 전월 2.43배보다 낮아졌다.

유럽 국가들의 금리는 더 큰폭으로 뛰었다.

유가 급등 속에 독일10년물 국채 금리는 6.66bp 상승한 3.1044%, 2년물 수익률은 7.33bp 오른 2.7174%를 기록했다.

유럽경제연구센터(ZEW)가 발표한 독일의 5월 경기기대지수가 -10.2로 전월보다 7포인트나 급등한 점도 주목을 받았다. 이는 예상치 -19.8을 크게 웃도는 결과였다.

영국 10년물 금리는 11.13bp 급등한 5.3486%, 국채2년물은 8.68bp 오른 4.5504%를 나타냈다.

집권 노동당의 지방선거 참패 이후 키어 스타머 총리의 퇴진 우려가 커진 영향이 지속적으로 길트채 수익률을 끌어올리는 모습이었다.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 가격은 100달러를 넘어섰다. 미국과 이란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종전 합의 기대가 줄어든 영향이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 대비 4.11달러(4.19%) 오른 배럴당 102.18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3.56달러(3.42%) 급등한 배럴당 107.77달러에 거래됐다.

■ CPI 우려 속 나스닥 하락...달러인덱스 상승

뉴욕 주식시장은 나스닥 위주로 하락했다.

예상을 웃돈 미국 소비자물가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재점화한 가운데 최근 급등한 반도체주에서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됐다.

퀄컴이 12% 급락하며 반도체주 약세를 주도했다. 중동 긴장 고조로 유가가 급등한 점도 투자심리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56.09포인트(0.11%) 오른 49,760.56에 장을 마쳤다. S&P500은 11.88포인트(0.16%) 내린 7,400.96, 나스닥은 185.92포인트(0.71%) 낮아진 26,088.20을 나타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 가운데 7개가 강해졌다. 헬스케어주가 1.9%, 필수소비재주는 1.6% 각각 올랐다. 반면 재량소비재주는 1.1%, 정보기술주는 1% 각각 내렸다.

개별 종목 중 인텔이 6.8% 급락했다. 퀄컴이 12%, AMD도 3% 각각 하락했다. 마이크론은 4% 이상 내렸다. 반면 다음주 실적 발표를 앞둔 엔비디아는 0.6% 올랐다. 연간 매출 전망치를 높인 지브라 테크놀로지스 역시 11.4% 뛰었다.

달러가격은 상승했다. 영국 파운드화 약세, 예상을 웃돈 CPI 등이 달러인덱스를 밀어올렸다.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33% 높아진 98.27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31% 낮아진 1.1749달러, 파운드/달러는 0.49% 내린 1.3544달러를 기록했다. 영국 집권 노동당의 지방선거 참패 이후 키어 스타머 총리의 퇴진 우려가 커진 영향이 크다.

달러/엔은 0.19% 오른 157.53엔,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01% 하락한 6.7914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에 0.11% 약세를 나타냈다.

■ 美CPI, 전년비 3.8% 올라 2023년 이후 최고 상승률...금리인하 기대감은 더욱 퇴조

미국의 4월 CPI가 전년 동기 대비 3.8% 상승하며 2023년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중동 지정학적 긴장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이 물가를 다시 자극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재차 부각되는 모습이다.

미 노동부 노동통계국(BLS)은 12일(현지시간) 4월 CPI가 전년 동기 대비 3.8%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2023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월 대비로는 0.6% 상승했다.

전월 기준 상승률은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지만 전년 대비 상승률은 다우존스 전망치(3.7%)를 0.1%포인트 웃돌았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4%, 전년 대비 2.8% 각각 상승했다. 여전히 연준의 물가 목표치인 2%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최근 물가 상승의 주요 배경으로 에너지 가격 급등을 지목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 간 군사 충돌 이후 호르무즈 해협 긴장이 이어지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했고, 휘발유와 운송비 상승이 소비자 물가 전반에 빠르게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브렌트유 가격은 최근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고 미국 평균 휘발유 가격도 갤런당 4달러를 웃도는 수준까지 상승했다.

에너지 가격 지수는 전년 대비 17.9% 급등하며 전체 물가 상승을 주도했다. 식품 가격도 전년 대비 3.2%, 전월 대비 0.7% 상승했다.

시장에선 인플레이션이 쉽게 꺾이지 어려워 금리를 고원에서 끌어내리기 어려울 수 있다는 인식이 강화됐다.

당연히 연준의 정책금리 인하 기대도 약화됐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연준이 현재 기준금리인 3.50~3.75% 수준을 연말까지 유지할 가능성을 가장 높게 반영하고 있다.

일부 연준 인사들 사이에서는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는 12일(현지시간) "인플레이션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 문제는 단지 유가나 관세 관련 품목만이 아니라는 점"이라며 "오늘 발표된 수치는 대체로 예상 범위 안에 있었지만 개인적으로 예상보다 더 실망스러웠던 부분은 서비스 부문이었다"고 말했다.

굴스비는 특히 "서비스 부문은 단순히 유가 상승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12일(현지시간) "이번 이란 전쟁의 유가 충격파는 우크라이나 전쟁 때와 비슷하거나 심지어 더 클 수도 있다"면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 전 세계에 에너지 충격파가 발생했고, 이는 미국 인플레이션을 분명히 끌어올린 바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사태가 장기화한다면 미국 국민뿐 아니라 중앙은행인 연준에도 매우 어려운 인플레이션 환경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 트럼프-시진핑 만남 주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중국 베이징으로 향하며 무역 문제와 함께 이란 전쟁 사안을 놓고 장시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중국의 도움이 필요하지 않다며 대이란 협상 주도권은 미국이 쥐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중국 출발 전 취재진과 만나 "(시진핑과) 논의할 것이 많다"며 "무엇보다 무역이 핵심 의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란 전쟁과 관련해 시 주석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할 것이냐는 질문에 "우리는 그것에 대해 장시간 대화를 할 것"이라며 "시 주석은 내 친구이고 많은 좋은 일들이 일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은 다만 "솔직히 말하면 이란이 주요 논의 대상 중 하나라고는 하지 않겠다"며 선을 그었다.

그는 "이란은 우리가 잘 관리하고 있으며 우리가 합의를 하거나 그들이 말살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란 문제와 관련해 중국 측 도움이 필요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는 최근 이란과의 종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중국의 지원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인정할 경우 미중 무역협상에서 협상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외교가에서는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방중 기간 중국의 대이란 영향력을 활용해 종전 해법을 모색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중국은 이란산 원유의 주요 수입국으로 이란 경제에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이란은 핵무기를 보유할 수 없다"고 거듭 강조하며 핵 프로그램 문제를 협상의 핵심 레드라인으로 재확인했다.

그는 "전쟁이 끝나면 유가가 크게 떨어질 것이라는 점을 미국 국민들이 이해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서는 "해결이 가까워졌다"고 주장하며 연내 러시아 방문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시간으로 13일 밤 베이징에 도착해 2박3일간의 방중 일정을 시작한다.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은 14일 오전 10시에 예정돼 있다.

양 정상의 대면 회담은 지난해 10월 부산 회동 이후 약 6개월 만이며, 베이징에서의 정상회담은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인 2017년 11월 이후 약 9년 만이다.

트럼프는 방중 기간 톈탄 공원 참관과 국빈 만찬 등 최소 6개 공식 일정에서 시진핑과 함께할 예정이다.

백악관에 따르면 이번 방중에는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 제임스 블레어 백악관 부비서실장 등이 동행했다.

트럼프의 차남 에릭 트럼프와 며느리 라라도 전용기에 탑승했다. 반면 트럼프의 부인인 멜라니아 트럼프는 이번 일정에 동행하지 않았다.

■ 이 대통령의 '확장재정' 예고...채권시장의 수급 우려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국무회의에서 "적극적인 재정 기조로 내년 예산 편성에 임해 달라"고 말했다.

대통령은 "지금은 포퓰리즘적인 긴축재정론에 빠져선 안 된다"면서 대규모 예산 편성을 당부했다.

지금은 적극 재정과 투자를 통해 경제 대도약의 발판, 즉 성장 잠재력을 키워야 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은 민생회복 소비쿠폰 효과를 자화자찬한 뒤 "과감한 재정투입이 경제에 활력을 넣는다는 게 일관되게 입증되고 있다는 객관적 사실에도 불구하고 마치 돌림노래처럼 긴축을 강요하는 목소리가 일각에서 존재한다"고 직격했다.

그는 "국가 채무를 명분으로 들고 있지만, 민생의 고통을 수수방관하라는 무책임한 목소리"라고 주장했다.

정치인 출신 박홍근 초대 예산장관은 "2027년은 적극 재정이 필요한 시기다. 진정한 국민주권 예산을 수립하는 해이며, 일관된 전략적 재원 배분이 필요하다"면서 대통령의 지시에 호응했다.

대통령은 특히 건전재정론자의 '국가부채 우려'가 과장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의 명목상 채무가 아닌 실제 채무와 채권이 얼마나 있는지를 따진 실질적 채무를 살펴보면, GDP 대비 10% 정도"라며 "다른 어느 나라보다 국가 채무구조가 우량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은 소비가 미덕인 시대이며 투자를 통해 경제를 순환하게 해야 한다. 적극 재정을 통해 분모를 키우면 부채 비율도 더 떨어뜨릴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 대통령은 심지어 최근 일부 언론에서 IMF의 '한국 부채 우려'를 과장해서 보도했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채권시장은 최근 한은 부총재의 금리인상 빌드업 발언에 이어 재정정책에 대해서도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이자율 시장이 '미래의 수급'을 걱정하는 가운데 일부에선 대통령의 발언이 선동이라며 발끈하기도 했다.

예컨대 일부 시장 관계자는 "긴축이 포퓰리즘이라는 얘기는 처음 들어본다. 이 대통령이 IMF 등의 경고에도 자신의 포퓰리즘 정책을 합리화하기 위해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는 식의 비판을 하기도 했다.

■ 악재에 휩싸인 시장...그러나 금리 상승폭도 과도?

현재 국내 채권시장은 통화긴축과 재정확대를 동시에 우려하고 있다.

미-이란 전쟁에도 불구하고 최근 나온 경기와 수출 데이터는 시장 예상을 넘어서고 있다.

미국 등 주요국 금리는 상승 압력을 받으면서 국내 시장 저가 매수자들의 자신감을 떨어뜨리는 중이다.

다만 전날 국고10년이 4%를 넘어서면서 일드 커브가 베어 스팁되는 모습을 보면서 과도하다는 평가도 엿보였다.

국고3년과 기준금리의 스프레드가 110bp, 국고10년과 기준금리의 거리차가 150bp를 넘어서는 모습을 보면서 지나치다는 말도 나오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전날 채권투자자들 사이에선 패닉을 거론하면서 수건을 던지는 모습도 나타나는 등 심리가 좋지 않다.

여전히 가격 메리트 외엔 채권이 비빌 언덕이 없어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자료: 최근 최종호가수익률 추이, 출처: 코스콤 CHECK

자료: 최근 최종호가수익률 추이, 출처: 코스콤 CHE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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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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