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김경목 기자]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에 사실상 선을 그었다. 견조한 노동시장과 높은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인해 현재 경제 지표만으로는 금리 인하를 정당화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 로이터 등에 따르면 BofA는 최근 보고서에서 연준이 올해 남은 기간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오는 2027년 7월과 9월에 각각 25bp씩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존의 올해 9월 첫 인하 전망을 사실상 철회한 셈이다.
아디티야 바베 BofA 미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금리 인하를 정당화할 만한 데이터가 없다”며 “근원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지나치게 높고 다시 상승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최근 발표된 미국의 4월 고용보고서를 금리 인하 기대를 꺾은 결정적 계기로 꼽았다. 미국의 4월 비농업부문 고용은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고 실업률도 4.3%로 유지되면서 노동시장 강세가 재확인됐다.
바베는 “강한 4월 고용지표가 마지막 결정타가 됐다”며 “최근 연준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 역시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를 약화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BofA는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유가 상승도 연준의 정책 전환을 어렵게 만드는 핵심 변수로 지목했다. 국제유가 급등이 다시 광범위한 물가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최근 배럴당 100달러에 근접했고, 미국 국채 2년물 금리도 정책금리 장기화를 반영하며 3.95% 수준까지 상승했다.
연준 내부에서도 물가 경계감이 강해지고 있다. 지난달 FOMC 회의에서는 8대 4라는 이례적으로 근소한 표차 끝에 금리 동결 결정이 내려졌다. 이는 1992년 이후 가장 큰 수준의 내부 이견으로 평가된다.
BofA는 차기 연준 의장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가 향후 금리 인하를 선호할 가능성은 있지만, 현재의 경제 지표 흐름만 놓고 보면 당분간 정책 완화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BofA는 내년 여름께 물가 상승률이 연준 목표치에 보다 근접할 경우 그때부터 점진적인 금리 인하가 가능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