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6-05-08 (금)

(장태민 칼럼) 서울 부동산, 코앞으로 다가온 운명의 5월 9일

  • 입력 2026-05-08 14:45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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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국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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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2026년 5월 9일.

4년간 이어져 온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조치가 공식적으로 종료된다.

5월 10일부터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을 파는 다주택자는 이전보다 훨씬 많은 세금을 내야한다.

5월 10일 양도분부터는 기본세율(6~45%)에 2주택자는 20%p, 3주택 이상은 30%p가 추가로 붙는다. 지방소득세까지 합치면 최고 세율이 82.5%에 달할 수 있다.

유예기간에는 받을 수 있었던 장기보유특별공제(최대 30%) 혜택도 중과가 부활하면서 다시 사라진다.

정부는 당초 5월 9일까지 잔금을 치르거나 등기를 마쳐야 한다고 강제했으나, 절차상 시간이 걸리는 점이나 매물을 좀더 나오게 하기 위해 5월 9일까지 토지거래허가 신청만 완료하면 중과 배제 혜택을 줬다.

5월 9일까지 계약을 완료한 경우 강남 3구와 용산구는 9월 9일까지(4개월), 기타 신규 지정 조정지역은 11월 9일까지(6개월) 잔금을 치르면 중과를 면제한다.

■ 서울 임대차 대란, 해결 기미 안 보인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조치가 거의 끝난 가운데 서울 사람들 사이엔 집값 추가 급등에 대한 우려, 그리고 집값 안정에 대한 기대감이 보인다.

이런 때는 냉정하게 상황을 짚어봐야 한다.

서울은 이미 '임대차 대란'에 준하는 수준으로 수급이 꼬여 있다.

지금 서울에선 1천 세대가 넘는 아파트 단지의 몇 개 되지도 않는 전세에 '갑자기 집 주인이 들어오기도 했다'는 식의 기이한 얘기들이 들리고 있다.

정부가 '실거주'가 절대선이라는 착각에 빠져 잘못된 정책을 쓰자 집을 매수하기 어려운 사람들의 어려움도 커지고 있다.

사실 부동산을 좀 아는 사람들이 모두 말렸던 임대차 3법 이후 집주인과 세입자의 관계는 매우 서먹해진 상태다.

6년 전인 2020년 7월부터 순차적으로 시행된 임대차 3법은 집주인과 세입자를 '적대적 관계'로 만드는 데 큰 기여를 했다.

이 제도 이후 주택을 매수하려는 사람이 집을 보기도 어려워졌다. 세입자가 주택을 사려는 사람에게 집을 보여주지 않는 일도 비일비재해졌던 것이다.

그런데 지금처럼 임대 매물이 크게 부족해지자 이제 집주인이 '강력한 권력'을 되찾았다.

이제 집주인이 '임차인 면접을 본다'는 식의 얘기도 들리고 있다.

서울에선 이제 일부 집 주인이 '사고를 안 칠 것 같은 전문직 위주로 세입자를 받겠다'는 식으로 나오고 있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 때부터 이어져온 '임대인-임차인 상호 적대관계 만들기 정책'에서 이제 임차인에게 당하던 임대인에게 우선권이 주어져 있다.

그리고 이런 분위기는 서울 집값이 지속적으로 오를 수 밖에 없다는 점을 웅변해 주고 있다.

지금은 2020년 임대차 2법 당시의 전세대란이 떠오르게 할 정도로 분위기가 좋지 않다.

■ KB 전세수급지수 2020년 7월 이후 최고...잘못된 토허제 '정책 효과'

2026년 5월 현재 KB 전세수급지수는 임대차 2법 시행 직후인 2020년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서울 전세수급지수는 '전세 대란'의 기준점이라고 할 수 있는 180을 넘어섰다.

4월 말 기준 181.4를 기록했다. 특히 강북14개구는 189.5까지 치솟았다.

이 지수는 0~200 사이로 산출되며, 100을 넘을수록 공급 부족이 심하다는 뜻이다.

특히 180을 돌파하면 전세 시장에서 '대란' 수준으로 평가받는데, 이는 2021년 8월(184.7) 이후 약 4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전세대란이 일어난 이유는 정부 정책 덕분(!)이다.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고 실거주 의무가 강화되면서 집주인이 직접 거주하는 경우가 늘었고, 이에 따라 시중에 나오는 전세 매물이 급감한 것이 주요 원인이다.

서울 아파트의 평균 전세가격 또한 4월 기준 6억 8,147만 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상당수 서울 세입자들이 집을 사든지, 아니면 경기도로 쫓겨나야 한다.

정부의 '전세 소멸 작전'으로 임차 시장에서 월세 비중은 거의 70%, 즉 역대 최고 수준으로 높아졌다.

한국인 주거사다리에서 중대한 역할을 했던 전세는 그 수명을 다해가는 중이다. 그리고 월세 부담은 가난한 사람들이나 모아둔 돈이 별로 없는 청년에게 전가되고 있다.

■ 전세대란, 그리고 최근 서울 하급지 집값 무섭게 뛴 이유는?

현실적으로 서울 강남권의 수십 억원 하는 주택으로 옮겨갈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다.

현 시점을 기준으로 냉정하게 볼 때 서울 집값 안정에서 중요한 건 '중급지, 하급지' 집값이다.

상급지는 이미 너무 뛰어서 웬만한 무주택자는 꿈도 꿀 수 없다. 현재 자신이, 혹은 자신의 부모가 부자가 아닌 사람들은 강남권의 수십억 하는 아파트는 포기하는 게 좋다.

부자가 아니지만 열심히, 성실하게 산 사람들이 욕심 낼 수 있는 15억원 이하 아파트가 모여있는 지역 등의 집값 안정이 중요하다.

하지만 서울의 대표적인 '하급지' 노원의 집값이 최근 폭등했다. 노원 아파트가 전월에 비해 1.7%나 급등하는 등 최근 급등세를 나타낸 것이다.

부자가 아닌 다수 직장인들이 '욕심 내 볼 수 있는 곳'의 집 값이 요동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일이 일어나는 큰 이유 중 하나는 임대차 시장이 꼬여버렸기 때문이기도 하다.

서울에서 쫓겨나지 않기 위해 그나마 매수를 시도할 수 있는 서울 하급지 주택을 쫓기듯 매수하고 있는 것이다.

■ 서울, 공급도 없는데...헛발짓 하는 정책들만 쏟아져 나와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작년 3만 5천 호에서 올해 1만 7천 호로 반토막 났다.

향후 2년 뒤엔 입주 물량이 1만호도 되지 않는다는 식의 우려 섞인 얘기들도 많이 한다.

하지만 정부의 정책을 보면 답이 없어 보인다.

작년 6월 이재명 정부 출범 뒤 서울 아파트 가격이 10% 넘게 뛰었지만, 정부는 납득하기 힘든 정책들만 선보이고 있다.

심지어 최근엔 서울 집값이 안정됐다고 거짓말을 하거나, 남의 다리를 긁는 듯한 한가한 정책만 내놓고 있다.

주택이 부족하면 공급을 늘려야 한다.

현재 서울에서 할 수 있는 대표적인 방법이 민간 정비사업 규제 완화다.

하지만 '공공이 최고'라는 착각에 빠진 정부는 공공주택 확대만 거론하고 있다. 시장성도 없고 사람들도 선호하지 않는 '공공'만 죽어라하고 밀어붙인다. 이러 식의 수급 정책이 집값을 안정시킬 것이라고 보는 사람은 그야말로 부동산 경제학을 전혀 모르는 바보들이다.

결국 '제대로 공급할 수 없는 공급 정책'을 붙들고 있으니 정부가 쓸 수 있는 방법은 기존 주택 소유자에 대한 압박이다.

입주 물량이 줄어들자 정부는 다주택자와 임대사업자를 겁박한 뒤 이제 1주택자 중 질이 나쁜 사람들(직접 거주 안 하는 1주택자) 등을 손 봐주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기존 주택을 억지로 시장에 내놓게 하는 방식은 한계를 보일 수 밖에 없다.

■ 부동산 불패 신화의 주범은 정부

결국 정부는 계속 규제를 하는 식으로 꼬인 수급 문제에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그간 다주택자의 대출을 제한하는 등 자금줄을 차단하고 임대사업자에 대해선 세제 혜택 축소 등으로 압박했다.

그리고 어느새 5월 9일이 다 됐다. 시장에선 매물 잠김 우려가 커져 있다. 정부는 이제 비거주 1주택자의 물량을 빼앗아 부족한 공급을 맞출 생각을 하고 있다.

정부가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 이후 보유세까지 올리면서 팔지 않고는 버틸 수 없게 만들 것이란 시장 일각의 두려움도 느껴진다.

주택시장은 늘 그렇듯이, 정부가 규제를 통해 위협을 하면 잠시 고개를 숙인다.

하지만 정부의 공격적인 규제 조치에 의한 일시적인 가격 눌림은 이후 더 큰 폭 가격 급등으로 연결되곤 했다.

이미 정부의 다주택자 등 주택 소유자, 그리고 매매가격에 대한 공격은 전월세 시장의 씨를 말리는 부작용으로 이어졌다.

결국 '정부 정책 덕분에' 가장 죽어난 계급은 무주택자들이었다.

하지만 정부도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엉뚱한 곳으로 책임을 전가하는 '세뇌 작전'으로 자신들의 실책을 가리려는 듯한 모습도 보인다.

예컨대 집값 급등의 책임을 다주택자, 강남 부자에게 돌리면서 오히려 자신들이 전·월세 서민의 편인 척 하려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도 지울 수 없다.

정부는 늦었지만 민간 공급을 활성화할 실질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

다주택자 등 '가진 자'에 대한 악마화로 가장 피해를 보는 계급은 무주택자 등 서울의 하층민이 될 수 밖에 없다.

'부동산 불패 신화의 종식'을 자신하던 정부가, 역설적으로 그 신화를 지탱하는 주범이 되고 있다는 불길한 의구심을 떨치기 어렵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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