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6-04-30 (목)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트럼프 맨' 케빈 워시 시대에 맞서는 연준 내 매파전선...매우 이례적인 '문구 반대'가 남긴 것

  • 입력 2026-04-30 11:01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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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출처: 연준

사진: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출처: 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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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4월 FOMC가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동결(3.50~3.75%)했지만 연준 내 이견도 부각됐다.

'트럼프 맨' 마이런 이사는 예상대로 25bp 인하 소수의견을 냈으나, 매파들도 얼굴을 숨기지 않았다.

베스 해맥, 닐 카시카리, 로리 로건 등 3인의 지역 연은 총재는 금리 동결에 찬성하면서도 성명서에 ‘완화 편향(easing bias)’ 문구가 포함하는 데 반대했다.

오는 5월 15일 임기 만료를 앞둔 파월 의장도 연준 독립에 힘을 보태기로 했다.

■ 연준 매파들 전선 형성...시장금리 급등

2026년 FOMC 투표권을 가진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가 금리 인하 기조에 대한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연준은 성명서 마지막 문단에 스티븐 마이런 이사가 금리 동결에 반대하고 25bp 인하를 주장한 사실, 그리고 3인의 지역 연은 총재가 '완화적인 금리인하 기조'에 반대했다는 점을 기술했다(Voting against this action were Stephen I. Miran, who preferred to lower the target range for the federal funds rate by 1/4 percentage point at this meeting; and Beth M. Hammack, Neel Kashkari, and Lorie K. Logan, who supported maintaining the target range for the federal funds rate but did not support inclusion of an easing bias in the statement at this time).

3인의 투표권자들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는 표현에 확실히 선을 그은 것으로, 시장에서는 이를 매파적 신호로 해석할 수 밖에 없었다.

이처럼 ‘인하 주장 1명 대 완화 반대 3명’ 구도가 형성되면서 연준 내부의 시각차가 뚜렷하게 드러났다는 평가들도 보였다.

시장 금리는 매파적인 FOMC, 유가 급등 등을 보면서 뛸 수밖에 없었다.

간밤 미국채10년물 금리는 8.10bp 급등한 4.4300%, 국채2년물은 11.50bp 뛴 3.9560%로 치솟았다.

■ 파월, 이사 자리 지킨다...'인플레 경계감' 강조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유가 상승에 따른 불확실성이 확대된 만큼 에너지 가격 충격의 영향을 확인하고 관세로 인한 물가 영향이 해소되는 진전을 보기 전까지는 금리인하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파월은 최근 물가지표가 불안정한 흐름을 보인다(misbehave)면서, 중기 목표인 2%를 웃돌면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우려했다.

파월은 또 현재 금리인상을 주장하는 위원은 없으나 필요시 금리인상에 대한 확실한 신호를 보낼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제 연준 통화정책이 금리 인하와 인상 모두 열리는 구간으로 나아갈 수 있다.

파월은 '매파적인' 발언을 하면서 자신이 계속 이사회에 남아 있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렸다.

일각에선 파월이 이사로 남아 있게 되면 신임 연준 의장 케빈 워시에게 부담이 되고 정책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고 우려해왔다.

하지만 파월은 연준의 독립성을 지키기 위해 이사로 잔류할 수 있는 권한을 활용하기로 했다.

파월의 연준 의장의 임기는 오는 5월 15일 종료되지만, 연준 이사 임기는 2028년 1월까지 남아 있다.

파월은 "의장 임기가 끝난 뒤에도 연준 이사로 계속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라며 "국민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정치적 고려 없이 통화정책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인데, 그 능력이 위협받고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고 했다.

'트럼프의 미국' 시대엔 연준 의장이 임기가 끝난 뒤에도 통화정책 독립성을 지키기 위해 이사로 더 남아 있어야 하는 기이한 일이 벌어지는 것이다.

또 파월에겐 '의심받은 도덕성' 문제와 관련해 해결해야 할 일도 남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 청사 개보수 비용 문제 관련 수사로 파월을 압박해 왔다. 해당 수사는 최근 미 법무부에 의해 중단됐지만, 완전히 종결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불확실성은 남아 있는 것이다.

파월은 "관련 사안이 투명하고 완전하게 종결될 때까지 이사회를 떠나지 않겠다"고 했다.

■ 케빈 워시의 시대 열린다

4월 FOMC가 열리는 시간 동안 차기 연준 의장에 대한 불확실성도 소멸됐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 지명자에 대한 인준안이 미 상원 은행위원회(금융위원회)를 통과하며 차기 연준 수장 교체가 가시화됐다.

29일(현지시간) 상원 은행위원회는 워시 지명자에 대한 인준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13표, 반대 11표로 가결했다. 표결은 당파에 따라 갈려 공화당 의원 전원이 찬성한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전원 반대표를 던졌다.

위원회 통과로 워시 지명자는 상원 본회의 인준만 남겨두게 됐다. 상원이 공화당 주도로 운영되고 있는 만큼 최종 인준 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인준이 마무리될 경우 워시는 오는 5월 15일 제롬 파월 현 의장의 임기 종료 이후 곧바로 취임할 전망이다.

일각에선 파월이 연준 이사로 남기로 한 만큼 그가 영향력을 행사하는 이른바 ‘그림자 의장’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우려를 하기도 했다.

파월은 그러나 "그런 일은 하지 않을 것이며, 새 의장의 역할을 존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케빈 워시가 'AI로 인한 생산성 향상' 효과를 거론한 인물인 만큼 그가 적극적으로 금리를 인하해주길 원한다.

최근 워시는 기존 연준의 인플레이션 측정 방식과 소통 방식(점도표, 포워드 가이던스 등)이 시장에 혼선을 준다고 비판하며 이를 전면적으로 개편해 더 명확하고 효율적인 중앙은행을 만들 것이란 스탠스를 보이기도 했다.

케빈 워시에 대해 기대감을 표명하는 인물 외에 그를 혹평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케빈 워시는 사실 과거 금융위기 직후에는 인플레이션을 우려하며 긴축을 주장한 바 있어 '경제를 잘 모르는 인물'이라는 비판도 받았다.

아울러 현재는 트럼프의 기조에 맞춰 완화적 입장(비둘기파)으로 돌아선 '정치적 동물'에 불과하다는 냉소적인 반응도 있다.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폴 크루그먼은 케빈 워시에 대해 전문적인 경제학자라기 보다는 정치적인 배경이 강한 인물에 불과하다고 혹평한 바 있다.

아무튼 이제 연준은 '파월이 떠나지 못하는 케빈 워시 체제'가 된다.

■ 매파로 흐른 FOMC...'특정 문구 반대' 미국 현지에서 큰 이슈

FOMC 성명서 문구에서 경기 판단은 유지됐으나 물가 경계감이 강화됐다. 경기 활동이 견고한(solid) 속도로 확장되고 있다는 표현은 유지됐다.

고용 측면에서 일자리 창출이 낮다는 평가가 이어졌으나 3월의 "일자리 창출이 낮다"는 표현이 "평균적으로 낮다"로 바뀌었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고용시장이 빠르게 악화되기보다 낮은 채용과 낮은 이직이 공존하는 균형 상태에 머물고 있음을 반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평가는 상향됐다.

인플레이션이 '다소 높은(somewhat elevated)'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평가가 '높은(elavated)' 수준으로 수정됐고 최근 글로벌 에너지 가격 상승을 일부 반영하고 있다고 바뀌었다.

중동 상황에 대한 문구도 강화됐다.

3월에는 중동 상황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불확실하다는 표현에 그쳤으나 이번에는 높은 수준의 불확실성을 야기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통화정책 운용 관련 문구는 유지됐다. 추가 금리 조정 폭과 시점을 판단할 때 입수 데이터, 전망, 위험 균형을 신중히 평가하겠다는 문구가 그대로 남았다.

미국 현지 금융사들도 매파적인 회의였다고 평가했다. 특히 매파 지역 연은 총재 3인의 의견이 큰 화제였다.

골드만삭스는 "가이던스 문구에 대한 세 명의 소수의견은 예상밖이었다"면서 "전례없는 불확실성으로 FOMC 위원들의 의견이 분열된 가운데 매파적 위원들의 의견이 보다 명확해졌다"고 평가했다.

모간스탠리는 "향후 가이던스를 변경하지 않은 상태에서 최대한 매파적이었다"면서 "이징 바이어스(easing bias) 제거를 주장하는 3명의 반대 의견이 등장한 게 중요했다"고 밝혔다.

씨티도 "정책결정문 문구에 대한 반대의견은 이례적"이라며 "3명의 위원이 특정 문구를 공식적으로 반대할 만큼 강경해졌으며, 이는 해당 위원들에게 '금리인상'의 기준이 더 낮아졌음을 시사한다"고 했다.

하지만 3명의 반대 자체에 너무 크게 무게를 실을 필요 없다는 주장도 일부 보였다.

BoA는 "우리 예상대로 완화기조(easing bias)가 유지됐다"면서 "3명의 위원이 이 문구 유지에 반대했지만 이들이 금리인상을 위해 반대한 것은 아니라는 점이 중요하다"고 했다.

한편 성명서 문구 반대가 처음 있는 일은 아니다.

2011년 8월엔 3명의 위원이 캘린더 가이던스(calendar guidance)에 반대했으며, 2020년 9월엔 2명의 위원이 해당 성명서 문구에 반대한 적이 있다. 다만 당시엔 정책금리가 실효하한에 묶여있던 시기여서 정책 수단이 커뮤니케이션 밖에 없었다.

JP모간은 따라서 "현재 금리가 실효하한에서 벗어나 있는 상황에서 성명서 문구에 대한 반대는 매우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케빈 워시의 시대를 앞두고 연준 내 매파들이 대항전선을 구축하고 파월도 연준을 떠나지 않기로 한 만큼 워시가 위원들을 설득해 트럼프의 입맛(?) 대로 정책을 끌고 나가기는 어려워졌다.

자료: 연준 성명서

자료: 연준 성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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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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