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김경목 기자] 재닛 옐런 전 미국 재무장관은 이란 전쟁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에도 불구하고 연방준비제도(Fed)가 올해 한 차례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옐런 전 장관은 15일(현지시간) 홍콩에서 열린 HSBC 글로벌 투자 서밋에서 “여러 가능성이 열려 있지만 올해 후반 금리 인하가 이뤄지는 것이 가장 유력한 기본 시나리오”라며 연내 25bp 수준의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중동 분쟁이 원유와 가스, 비료, 식품, 운송비, 반도체 등 광범위한 분야에 공급 충격을 유발하며 물가 상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가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점에서 금리 인상으로 대응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옐런은 “단기 인플레이션 기대는 다소 상승했지만 연준은 상황을 매우 신중하게 지켜보며 열린 태도를 유지할 것”이라며 “전망을 하나만 꼽는다면 올해 후반 금리 인하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연준 역시 신중한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위원들은 이란 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이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고 보면서도, 물가가 안정 흐름을 보일 경우 점진적인 금리 인하가 적절하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다만 최근 물가 지표를 반영해 인하 시점을 늦춰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으며, 일부 위원은 인플레이션이 목표 수준을 웃도는 상황이 지속될 경우 금리 인상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그럼에도 점도표에서는 올해 한 차례 금리 인하 전망이 유지됐다.
시장에서는 전쟁 이후 유가 급등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재부각되면서 연초 기대했던 다수의 금리 인하 시나리오는 상당 부분 후퇴한 상태다. 실제 최근 금융시장에서는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가 크게 약화된 모습이다.
옐런은 이와 함께 연준의 독립성 훼손 가능성에 대해서도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금리 인하를 공개적으로 압박하는 데 대해 “선진국 대통령이 국가 부채 이자 부담을 낮추기 위해 금리를 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그런 발언은 바나나 공화국에서나 들을 법한 이야기”라고 비판했다.
또한 차기 연준 의장 후보로 거론되는 케빈 워시에 대해서는 ‘인플레이션 매파’ 성향을 언급하며 정책 방향을 둘러싸고 정치권과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