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보) 이란, 호르무즈 통행료 적용·일일 통과 선박 12척 제한 추진 - WSJ
이미지 확대보기[뉴스콤 김경목 기자]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과 선박에 대해 통행료를 부과하고 하루 통과 물량을 10여 척 수준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란은 미국과의 휴전을 중재한 아랍권 국가들에 이 같은 방침을 통보했다. 보도에 따르면 해협을 통과하려는 선박은 사전에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협의를 거쳐야 하며, 통행료는 암호화폐나 중국 위안화로 지급하도록 요구받고 있다.
이란은 하루 통과 선박 수를 약 12척으로 제한하는 한편, 선박 규모에 따라 최대 200만달러에 달하는 통행료를 부과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초대형 유조선의 경우 비용 부담이 크게 늘어날 수 있어 글로벌 해운 및 에너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실제 해협 통행량은 전쟁 이후 급감한 상태다. 에너지 정보업체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최근 통과 선박 수는 하루 4척 수준에 그치며, 전쟁 이전 하루 100척 이상이 오가던 상황과 비교해 크게 줄었다.
이란은 자국 및 우호국 선박에는 통행을 허용하거나 비용을 낮추는 반면, 미국이나 이스라엘과 연계된 국가 선박에 대해서는 통과를 제한하는 차등 체계를 구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과가 허용된 선박 역시 기존 항로가 아닌 이란 연안을 따라 제한된 통로를 이용해야 한다.
다만 이러한 조치는 국제법 논란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제 해양법상 자연 해협인 호르무즈 해협에서는 특정 국가가 통행료를 부과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수에즈 운하나 파나마 운하처럼 인공 수로와는 법적 지위가 다르다는 점에서다.
이란 의회는 통행 승인과 수수료 부과 등을 포함한 새로운 해협 관리 계획을 승인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통행료 수익을 오만과 분배하는 방안도 제시했지만 합의에는 이르지 못한 상태다. 걸프 지역 국가들과 주요 에너지 수입국들도 항행 자유 침해를 이유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