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6-04-09 (목)

(장태민 칼럼) 2025년 국가 재무제표

  • 입력 2026-04-09 14:12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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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정부가 이번 주 국무회의에서 '2025회계연도 국가 결산보고서'를 심의·의결했다.

2025회계연도 총세입은 597.9조원, 총세출은 591.0조원, 총세입에서 총세출과 이월액 3.7조원을 차감한 세계잉여금은 3.2조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일반회계 세계잉여금 0.1조원은 국가재정법 제90조에 따라 지방재정교부금 정산에 전액 활용하고, 특별회계 세계잉여금 3.1조원은 해당 특별회계의 근거법령에 따라 특별회계 자체 세입으로 처리된다.

재정수지 쪽을 보면 총수입 637.4조원에서 총지출 684.1조원을 차감한 통합재정수지는 46.7조원 적자를 기록했다.

통합재정수지에서 사회보장성기금수지를 제외한 관리재정수지는 104.2조원 적자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3.9% 수준이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채무를 합산한 국가채무는 1,304.5조원, 국내총생산(GDP) 대비 49.0%를 기록했다.

요금은 관리재정수지 적자가 100조원 이상으로 늘어나는 흐름이 이어지는 중이다.

■ 한국의 국가 재무상태표는...

이제 한국의 국가 재무상태표를 보자.

국가 자산은 3,584.0조원(전년대비 +365.6조원), 국가 부채는 2,771.6조원(전년대비 +185.9조원)으로 자산 증가폭이 부채 증가폭을 상회했다.

순자산은 전년(632.7조원)보다 179.7조원 증가한 812.4조원으로 집계됐다.

순자산은 2022년 507.6조원 → 2023년 569.9조원 → 2024년 632.7조원 → 2025년 812.4조원으로 커졌다.

국가순자산이 커진 데엔 국민연금이 압도적인 기여를 했다. 작년에 주식시장이 좋아 연금자산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기금의 2025년 운용수익률은 역대 최고 수준인 18.8%를 달성했다. 금융자산이 전년에비해 244.4조원 증가하는 등 적립금 규모가 크게 증가했다.

한편 정부는 2025회계연도부터 국제회계기준에 부합하는 재무제표 구현을 위해 현금흐름표를 신규 도입하고, 국민이 이해하기 쉽도록 회계처리 계정과목을 간소화하는 등 결산보고서 작성 체계를 개편했다고 홍보하기도 했다.

구윤철 재경부장관은 "2025회계연도는 이전 연도와 달리 대규모 세수결손 및 재정수지 악화 흐름에서 벗어나 재정운용이 정상화된 모습"이라고 주장했다.

구 장관은 "특히 국민연금기금의 경우 대규모 운용수익 증가로 인해 기금의 장기재정 안정성이 크게 향상되었을 뿐만 아니라 기금소진에 대한 국민적 불안도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25회계연도 국가결산보고서를 감사원 결산검사를 거쳐 5월말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 나라 살림 공개되자 나온 빚에 대한 우려

2025년 말 기준 국가채무(중앙+지방정부)가 1,304.5조원으로 전년 대비 129.4조원 급증해 최초로 1,300조원 돌파하자 여기저기서 '국가 빚'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냈다.

이제 100조원대 적자가 일상사가 됐다면서 나라 살림살이를 개탄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국가채무비율은 49.0%를 기록해 2024년(46%)보다 3%p 상승하며 50%선에 육박했다. 이제 향후 몇 년만 지나면 50%를 훌쩍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한국 정부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채무를 합산한 D1(국가채무) 지표를 주로 사용하고 있다. 국가채무비율은 D1을 명목GDP로 나눈 값이다.

관리재정수지 적자도 2년 연속 100조원을 넘어서 재정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특히 재정 악화와 추경 상설화를 '묶어서' 걱정하는 목소리들도 나왔다.

은행의 한 채권딜러는 "한국의 빚 증가 속도가 너무 빠르다. 정부가 재정건전성을 등한시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이번 추경 후 또 추경을 할 것으로 보여 갈수록 한국 재정에 대한 의구심을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딜러는 전쟁·재난과 같은 위기 상황에선 민생경제 충격 완화를 위해 재정 투입을 해야하지만, 현재 한국 정부는 그 정도가 과도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일각에선 한국이 D1을 주로 사용하면서 한국의 빚 문제를 축소하고 있다는 우려하기도 한다.

각 나라별 국제 비교에선 비영리 공공기관 부채까지 포함한 D2(일반정부 부채) 비율을 더 자주 사용한다.

■ 정부, 재정 우려 반박

지난해 나라 살림 결과를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좀 아껴서 써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우려를 할 때 정부는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정부는 심지어 일부에서 사실을 왜곡한다는 의심까지 하는 듯했다.

정부는 언론 등에서 △ 2년 연속 관리재정수지 100조원대 적자 △ 작년 국가채무 1304조원으로 1년새 130조원 급증 △ 나라빚 1304조는 국민 1인당 2500만원의 빚을 의미 △ GDP 대비 적자비율 46%에서 49%로 급상승 등의 표현을 써 가면서 재정건전성을 우려하자, 사실을 과장해선 안 된다는 식의 반응을 보였다.

정부는 "적극적인 재정운용 속에 재정지표는 개선됐다"면서 "국가채무는 단순 금액보다 관리능력을 고려한 GDP 대비 비중이 중요하다"는 지적했다.

국가채무 증가가 불가피했으나, GDP 비율은 국내총생산 증가에 따라 당초 계획(49.1%) 대비 0.1%p 감소했다고 밝혔다.

히지만 정부의 말이 잘 이해되지 않는다. 당초 '이미' 빚을 지기로 한 것보다 빚을 덜 졌으니 잘했다고 칭찬을 해 달라는 투다.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50%에 육박해 계속 악화되고 있는 게 맞다!

정부는 1인당 국가채무는 경제 규모나 상환능력 고려 없이 국가채무를 단순히 인구수로 나눈 수치로서, 인구가 많은 국가에 유리한 통계적 착시를 유발해 IMF 등 국제기구에서도 일반적으로 활용하지 않는 통계이니 자제해 달라는 말도 했다.

통상 국가 빚은 너무 크기 때문에 국민들에게 잘 와 닿지 않는다. 그래서 빚을 인구수로 나누면 국민들이 좀더 잘 체감할 수 있다. '인구가 많은 국가에 유리한 통계적 착시' 운운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그러면서 적극적 재정운용을 통해 경제성장을 견인하고, 이를 토대로 세입기반을 확충해 지속가능한 재정운용 여력 확보의 선순환 구조가 정착되도록 하겠다고 자신했다.

집안을 이끄는 가장의 씀씀이가 크지만, 씀씀이가 큰 만큼 가장이 돈도 더 많이 벌 테니 걱정할 필요 없다는 것이다.

■ 한국, 솔직히 빚 늘어나는 속도 겁 난다

하지만 한국은 최근 경제 성장률보다 부채 성장률이 더 빠른 나라였다.

한국은 최근 빚을 적극적으로 졌지만, 성장률이 적극적으로 따라오지 않았던 대표적인 나라다.

과연 오랜만에 '진짜 능력 있는' 이재명 정부가 들어섰으니, 빚 증가 속도보다 경제 성장 속도가 빨라진다고 믿어야 할까.

지난 1년 한국의 국가채무 증가율은 11%로 같은 기간 미국 6.3%, 일본 1.9%보다 훨씬 빨랐다.

하지만 2025년 미국과 일본, 한국의 성장률은 2.4%, 1.1%, 1.0% 순이었다.

미국은 마치 중진국처럼(?) 빠르게 성장했고 일본은 27년만에 한국의 성장률을 상회했다. 한국은 2020년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최근 한국은 열심히 빚을 냈는데, 성장이 잘 안 되는 나라였다. 성장이 잘 안되다 보니, 더 열심히 빚을 냈지만, 역시 쉽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재정건전성이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정부는 "GDP 증가 속도보다 부채 증가 속도가 빠른 국가는 국가신용등급에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경구를 까먹지 말아야 한다.

신평사들도 바보가 아니다. 한국 내부적으로 아무리 '우리 재정건전성 좋다, 다른 선진국보다 빚 적다'고 떠들어 봐야 외부에서 우려의 시선을 거두지 않으면 위험해질 수 있다.

정부와 한국 대통령은 작년 9월 OECD 국가들은 대개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100%를 넘는다고 했지만, 그렇지 않다.

OECD 38개국 중에서 일반 정부부채 D2가 100%를 넘는 곳은 총 8개국에 불과하다.

그리고 한국은 빚이 가장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나라 중 하나이며, 전세계에서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른 국가다. 재정 상황이 녹록하지 않은 나라다.

■ 정부의 적극재정 낙관론...과연 '재정건전성 확보' 확신할 수 있을까

정부는 올해 예산 편성 당시 성장률 2%, 물가 상승률 2.1%, 유가 배럴당 62달러, 환율 1,400원 수준을 전제로 했다.

지금 이 전제는 다 무너져 있다.

유가는 중동전쟁으로 최근 110불을 넘기도 하는 등 크게 흔들리는 중이며, 환율은 1,500원대를 오르내렸다.

환율은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에 1,500원대를 돌파하기도 했으며, 최근엔 장중 1,536.9원(3월31일)을 찍기도 했다.

정부가 예산을 짤 때 전제한 환율이 1,400원에서 1,500원으로 올랐다는 것은 원화 가치가 7% 떨어졌다는 얘기가 된다.

이는 곧 수입물가 상승을 의미한다. 만약 각종 원자재가 올라 경기가 악화되면 세수는 덜 걷히고 재정적자는 더 확대될 수 있다.

경제 사정이 상황이 여의치 않은 때, 즉 여건이 어려울 때 대응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빚을 내거나, 아끼는 것이다.

국가 차원에서 빚을 낸다는 것은 추경 등을 편성하는 것을 말하며, 아낀다는 것은 지출을 구조조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최근 정부 일각에서 '2차 추경' 가능성까지 거론하는 등 '빚을 내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별로 없어 보인다.

이번에 추경을 하더라도, 불요불급한 사업을 줄이고 시업의 우선순위를 조정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정부는 추경을 잘만 하면 성장률을 더 펌프질할 수 있다는 식으로 자신만만하다.

정부는 또 이재명 정부 인사들은 '능력이 출중하니' 믿어도 된다고 한다.

하지만 구윤철 재경부장관은 국가 빚이 급증했던 문재인 정부 시절 기재부에서 재정담당 2차관을 했던 인물이다. 지금 청와대 정책실장을 하고 있는 김용범 실장은 문재인 정부 기재부 1차관을 하던 사람이다.

코로나 사태 때문에 불가피한 측면도 있었지만 문재인 정부 시절 한국 국가부채가 급증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 당시 차관을 지냈던 사람들의 능력치가 몇 년 사이에 월등히 증가해 향후 국가 재정건전성이 좋아진다고 볼 수 있을까.

아니면 국민들 사이에 너무나 인기가 좋은 이재명 대통령이 정치·경제·외교·부동산 등 모든 분야에서 천재급 인물이라고 하니, 정부 일을 도우는 수족들이 좀 부실하더라도 국가재정은 더욱 튼튼해질 수 있을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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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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