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김경목 기자] 뉴질랜드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 압력에도 불구하고 기준금리를 동결하며 시장 예상에 부합하는 결정을 내렸다.
뉴질랜드중앙은행(RBNZ)은 8일(현지시간)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인 공식현금금리(OCR)를 2.25%로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결정은 최근 물가 상승세가 목표 범위를 웃돌고 있음에도 경기 둔화를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뉴질랜드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1%로 RBNZ 목표 범위(1~3%)를 상회하고 있으며, 비무역재 물가 상승률도 3.5%로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미국과 이란 간 갈등으로 촉발된 국제유가 상승 여파로 단기적인 물가 압력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비무역재 물가는 국내 서비스 등 내수 요인의 영향을 크게 받는 지표로, 인플레이션의 ‘고착성’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로 평가된다.
다만 중앙은행은 경기 상황을 감안해 금리 인상에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뉴질랜드 경제는 성장세가 둔화된 가운데 고용 여건도 악화된 상태다. 실업률은 5.4%로 11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고, 2025년 연간 경제성장률은 0.2%에 그쳤다.
RBNZ는 성명에서 “단기적인 물가 상승이 일시적인 경우 금리를 중립 수준으로 점진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면서도 “2차 파급효과나 중기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 조짐이 나타날 경우에는 단호하고 시의적절한 금리 인상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지난해 말 취임한 안나 브레만 총재 체제에서 두 번째로 이뤄진 금리 결정이다. 그는 단기적인 유가 충격에 따른 물가 상승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코로나19 당시와 같은 수요발 인플레이션과는 상황이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브레만 총재는 “당시에는 수요가 강하게 증가하며 물가 상승 압력을 키웠지만 현재는 경제 회복세가 제한적”이라며 “선제적 대응의 이점과 경기 회복을 저해할 비용 사이의 균형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호주중앙은행(RBA)은 올해 들어 두 차례 금리를 인상해 기준금리를 4.1%까지 끌어올린 상태로, 향후 추가 인상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양국 간 통화정책 경로는 엇갈리는 모습이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