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 WGBI 타임라인, 출처: FT러셀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WGBI 편입 킥오프...관심 모으는 외국인 매수 강도
이미지 확대보기[뉴스콤 장태민 기자] 외국인이 1분기 마지막 거래일인 3월 31일 국내 채권시장에서 2.7조원을 웃도는 대규모 순매수를 기록했다.
코스콤 CHECK(3214)에 따르면 외국인은 전날 채권을 총 2조 7,128억원 순매수했다.
국채를 2조7,730억원 순매수하고 회사채를 2억원 사들인 반면, 통안채는 603억원 순매도했다.
상환 물량이 없어 전체 채권 보유잔액은 전일 대비 2조7,119억원 증가한 339조7,041억원으로 집계됐다.
국고30년 입찰에서 외국인이 받아간 물량을 감안해야 하지만, 전날 외국인은 WGBI 본격 편입을 목전에 두고 한국채를 대거 매입한 것이다.
이제 WGBI 편입이 시작된 4월부터 얼마나 살지 봐야 할 듯하다.
세계국채지수(WGBI, World Government Bond Index)는 영국 런던증권거래소 자회사인 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FTSE) 러셀이 발표하는 채권지수로, 미국·독일·중국·일본 등 25개 주요국 국채가 편입돼 있는 세계 최대 지수다. 추종 자금은 2.5~3조달러로 추정된다.
■ WGBI 편입 시작
전날 국고30년 4.8조원 입찰에선 9.28조원이 응찰(응찰률 193.3%)해 4.8조원이 3.78%에 낙찰됐다.
입찰일을 맞아 외국인은 30년 만기 채권인 국고26-2(2056년 3월)를 1조 231억원 샀다.
국고25-3(2030년 3월) 3,030억원, 국고25-11(2035년 12월) 2,889억원 등도 매수했다.
반면 국고25-11(2035년 12월) 3,400억원, 국고23-10(2026년 12월) 2,083억원 등은 매도했다.
국내 투자자들은 WGBI 편입 관련해 외국인이 어떤 강도로 살지 주시하고 있다.
증권사의 한 딜러는 "어제 외국인이 대규모로 국내 채권을 순매수했지만 30년 입찰도 있었다. 오늘부터 외국인 수급 동향을 유념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혓다.
지수 제공업체 FTSE Russell은 4월 한국 국고채의 WGBI(세계국채지수) 편입을 시작했다. 편입은 11월 편입 완료를 목표로 8개월에 걸쳐 매월 동일 비율로 편입이 진행될 예정이다.
■ 각국 큰손 투자자들 주목...최근 정부는 일본 투자자들에게 특히 눈독
각국 큰 손 투자자들의 움직임이 주목되고 있다.
특히 최근 한국 정부는 일본 투자자들에게 채권을 팔기 위해 공을 들였다.
안남기 국제금융센터 전문위원은 "WGBI 내 한국 비중은 1.89%로 추종자금 3조 달러를 감안할 때 567억달러가 유입되나 8회로 안분돼 월 71억달러 유입이 추정된다"면서 "특히 큰 손인 일본계 투자자 움직임과 국고채 금리 영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2월 일본 현지의 RFI(MUFG)를 환전은행으로 체결된 제3자 환전 시범거래가 자금결제까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제3자 환전이란 투자자가 RFI 등 임의의 환전은행 등과 외환자금을 환전하고 결제는 고객의 수탁은행을 통해 수행하는 방식이다.
그간 한국 정부는 외국인 투자자의 환전 편의를 제고하기 위해 제3자 환전을 허용(23년 7월)하는 등 제도개선을 추진해 런던, 뉴욕, 홍콩, 호주 등 다른 주요 금융중심지에서 원화의 제3자 환전 거래가 다수 시행됐다. 다만 일본에서는 제3자 환전 거래가 다소 지연됐으나 이를 개선한 것이다.
재경부는 지난 3월 13일 일본 동경에서 주요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국경제 투자설명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국의 외환, 국채 제도·정책에 대해 큰 관심을 보였고 한국 측은 국채통합매매계좌 도입, 외환시장 개장시간 연장 등 그간의 제도·규제 개선 노력을 설명했다.
정부는 당시 일본 투자자들에게 "앞으로도 투자 애로 해소에 우선순위를 두고 투자자 친화적 방향으로 자본시장을 개혁해 갈 것"이라고 홍보했다.
당시 라운드테이블엔 미쓰이스미토모 은행(SMBC), 미쓰비시UFJ(MUFG) 은행, 미즈호 증권, 노무라 증권, 다이와 증권 등의 고위급들이 참석해 한국 투자에 대한 관심을 나타냈다.
■ 정부, 외국계 기관 불러 홍보
허장 재경부 2차관은 전날 외국계 금융기관과 일부 PD사 관계자들을 불러 전망을 들었다.
재경부는 "WGBI 편입 추진과정에서 이뤄진 정부의 국채·외환시장 제도 개선은 높은 평가를 받았다. 투자자들은 WGBI 편입이 국내 금융시장에 호재라고 언급했다"면서 "회의 참석자들은 500~600억불 수준의 신규자금 유입을 예상하고 일본을 포함한 전세계 투자자들이 한국 국채시장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언급했다"고 소개했다.
재경부는 "특히 일부 참석자는 이번주 들어 신규 투자자 자금유입이 확인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도 점차 가시화될 것이라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전날엔 JP모간은행 김기준 대표, Citi은행 엄지용 부행장, Daiwa증권 변정규 전무, 도이치 이도훈 대표, 크레디아그리콜 김정은 대표, KB국민은행 이성희 부행장, 미래에셋증권 이재현 대표, NH투자증권 이성호 본부장이 참석했다.
정부는 추가적인 자금 유입을 위한 노력 의지도 밝혔다.
허장 차관은 "WGBI 편입의 효과가 극대화되기 위해서는 자금의 원활한 유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정부는 추가적인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참석자들은 지속적인 국채 시장의 저변 확대, 투자자 다변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유로클리어 등 국채통합계좌 이용 확대, Repo 시장 활성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다들 알고 있는 채권 수급 호재...초기 수급 흐름 살피기
정부는 WGBI 상시 점검 및 투자유치 추진단을 WGBI 편입이 시작되는 4월부터 11월까지 운영할 계획이다.
오늘(4월 1일) 킥오프 회의를 개최해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간다. 추진단엔 재경부(반장: 국고실장), 금융위, 한은, 금감원, 예탁원 등이 참여한다.
채권 투자자들은 WGBI 편입이라는 '이미 알고 있는 호재'가 수급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시하고 있다.
증권사의 한 딜러는 "최근 WGBI 편입을 앞두고 외국인 매수가 수급에 도움을 줬는데, 일단 이번 달에 얼마나 사느냐를 관건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초기 셋업이 끝나면 패시브라 많이 움직이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다른 딜러는 "이미 알려진 재료라 별로 다를 것 없다고 봤는데, 어제부터 막상 많이 사니까 약세장 수급에 도움이 됐다. 어려운 시장에 숨통이 트이는 정도는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 동안 외국인이 국채선물 매도로 분위기를 주도했다면 이젠 현물 수급 쪽에선 여유가 생겨 지나친 약세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는 또 "지금 현재 기준금리 인상을 몇 번씩 반영한 금리 레벨은 말이 되지 않는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딜러는 "월초와 2분기 초를 맞아 수급이 좋은 상황에서 WGBI 편입 등으로 외국인마저 매수해 일단 수급이 좋은 상황"이라며 외국인 수급 흐름을 계속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