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6-03-31 (화)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신현송의 첫 출근길...차기 한은 총재, 환율 건드리며 '구설수' 올라

  • 입력 2026-03-31 14:13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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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31일 달러/원 환율 움직임, 출처: 코스콤 CHECK

자료: 31일 달러/원 환율 움직임, 출처: 코스콤 CHE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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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31일 첫 출근길에서 중동 사태를 최대 단기 리스크로 지목했다.

통화정책과 관련해서는 매파·비둘기파 구분을 경계하며 유연한 대응 기조를 강조했다.

최근 언론 등에서 신 후보자를 매파라고 규정하기도 했지만, 이분법적 접근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해 채권시장을 배려하는 듯했다.

추경이 물가에 미칠 악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했다.

외환시장과 달러 유동성 여건도 비교적 안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고환율과 관련해 "레벨 자체는 그렇게 큰 의미를 부여해선 안 된다"고 발언해 환율 뚜껑을 열었다는 평가도 받았다.

■ 첫 출근길, 무난한 답변?


신현송 한은 총재 후보자는 이날 오전 서울 세종대로 한화금융플라자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첫 출근하며 기자들과 만나 "단기적으로는 중동 사태가 가장 큰 리스크"라고 말했다.

신 후보자는 "유가 상승은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하는 동시에 경제에는 하방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어 전개 과정의 불확실성이 크다"고 밝혔다.

최근 외환시장 불안과 관련해선 "환율이 높은 수준이지만 달러 유동성은 양호하다. 외환스왑 등을 통해 채권시장으로 자금이 유입되는 등 달러 자금 사정은 전반적으로 풍부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 환율 레벨 자체에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환율은 리스크 수용 정도를 보여주는 지표인 만큼 현재로서는 달러 유동성 지표가 안정적인 점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신 후보자는 "매파냐 비둘기파냐로 나누는 이분법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경제 전체 흐름을 잘 읽고 상황에 맞게 유연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 하방과 물가 상승 리스크 중 어느 쪽이 더 크냐는 질문에는 "불확실성이 워낙 큰 상황이라 예단하기 어렵다. 지켜봐야 한다"고 답했다.

재정정책과 관련해서는 추가경정예산의 물가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평가했다.

그는 "추경 규모 등이 물가에 미치는 압력은 제한적으로 본다"고 했다.

아울러 중동 사태와 관련해서는 "취약한 부분이 있다면 정책적으로 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중동 사태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 불확실하다는 점을 거론하면서 "중앙은행 간의 통화정책이 연계돼 있어 선진국들의 통화정책도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사모대출 시장에 대한 과도한 우려도 부적절하다고 했다.

신 후보자는 "사모대출 시장 규모는 2조 달러에 못 미쳐 은행 등 다른 금융 부문에 비해 작은 편"이라며 "최근에는 부도 리스크보다는 유동성 리스크가 거론되고 있지만 아직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에 대해 "지난 4년간 한국은행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온 점에 대해 존경과 감사를 표한다"며 "통화정책의 파급 경로로서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다만 향후 통화정책 가이던스와 관련해서는 "후보자 입장에서 답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 채권시장 1차 평가, "생각했던 것 보다 매파적이지 않다"

이날 오전 채권시장은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의 발언을 우호적으로 해석됐다.

신 후보자는 중동 사태를 주요 리스크로 지목하면서도 달러 유동성은 양호하다고 평가하고, 통화정책에 있어 매파·비둘기 구분을 경계하며 유연한 대응을 강조했다.

또한 추가경정예산의 물가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히면서 재정 부담에 대한 경계감도 일부 완화했다.

중동 전쟁의 인플레이션, 성장률 악영향 중 어디에 비중을 두는지 묻는 질문엔 '예단하기 어렵다'고 해 채권투자자들의 걱정을 덜어주기도 했다.

A 증권사의 한 딜러는 "오늘 신현송 후보자의 유연한 정책 스탠스 확인, 트럼프의 호르무즈 재개방 없는 군사작전 축소 시사 등이 채권 강세에 힘을 실어줬다"고 평가했다.

B 증권사의 한 딜러는 "주변에서 신현송에 대해 매파라고 분위기를 잡았지만, 오늘 답변은 유연한 인물이라는 느낌을 줬다"고 말했다.

다만 첫 출근길에서 '인사 차원의 답변'을 한 것을 두고 지나치게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는 지적들도 보였다.

■ 그간 신현송 후보자가 매파로 인식됐던 이유는...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3월 22일 차기 한국은행 총재 후보로 신현송 국제결제은행(BIS) 통화경제국장을 지명했다.

신 후보자는 글로벌 경제학계나 국제 경제기구 등에서 이창용 한은 총재와 더불어 '가장 유명한 한국 경제학자 2인'에 속하는 인물이었다.

사실 4년전 이창용 후보가 한은 총재가 될 때 신 후보자 역시 유력한 후보였다.

결과적으로 한국계 경제학자들 중 글로벌하게 가장 유명했던 두 사람이 모두 한은 총재를 거치게 된 것이다.

시장이나 주변에서 신 후보를 '매파'라고 인식했던 이유는 그의 과거 발언 때문이다.

신 후보자는 지난 2024년 7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 기대가 불안정해지면 이를 낮추는 것이 훨씬 더 어렵다. 이 경우 기대가 안정적일 때보다 훨씬 강력한 통화정책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또 2022년 9월엔 G20 컨퍼런스에선 "인플레이션은 한 번 시작되면 더 많은 항목으로 번지고 서로 상호작용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이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했다.

신 후보자는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기 전에 과도한 대출로 인한 부채 거품은 금융시장을 망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금융불균형 문제에 대해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 후보자가 인플레이션 안정과 자산 버블 방지 등을 강조하다 보니 시장에선 그를 매파적 성향이라고 우려하곤 했다.

■ 각국 중앙은행 총재들 모아 반상회 열던 BIS 국장...조국의 중앙은행 총재로

이창용 한은 총재가 국제통화기금(IMF) 국장 출신이라며, 신현송 차기 한은 총재는 국제결제은행(BIS) 국장 출신이다.

BIS는 중앙은행의 중앙은행이라고 불린다. 각국 중앙은행과 국제기구가 BIS의 고객이다.

BIS는 일반인들에게 세계 은행들이 지켜야 할 건전성 기준인 'BIS 자기자본비율' 을 만든 곳 정도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세계 63개국 중앙은행 총재들은 정기적으로 스위스 바젤에 있는 BIS 본부에 모여 글로벌 경제의 위험 요소 등를 논의하고 통화정책방향을 조율한다.

그리고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는 이 BIS에서 통화경제국장(경제보좌관)이라는 핵심 요직을 12년간 맡아온 인물이다.

중앙은행 총재들은 2개월에 한 번씩 스위스 바젤에 모여 BIS 정례 총재 회의(Bimonthly Meetings)를 연다. BIS는 중앙은행 총재들이 자주 반상회를 여는 곳이며, 이 곳의 핵심 국장이 한국의 차기 총재가 되는 것이다.

신 후보자는 BIS 재직 시 자산거품, 부채관리 문제 등에 대해 지속적인 경고의 목소리를 내왔다. 아울러 중앙은행들이 어떤 경제 이슈에 집중해야 하는지 그 화두를 던지려고 했던 사람이다.

C 한국은행의 한 직원은 "신현송 후보자가 지금까지 했던 말이나 연구 등을 보면 매파에 가까워 보이긴 한다"고 말했다.

매파 본색을 숨기고(?) '유연한 대응'을 강조한 차기 한은 총재가 향후 어떤 메시지를 던질지 주목된다.

■ 총재 후보자 발언의 '투 쿠션' 효과


채권시장은 차기 한은 총재의 '유연한 정책대응' 발언에 안도하다가 환율이 뛰는 것을 보고 놀라고 있다.

시장 일각에선 신현송 후보자가 '출근 첫날'부터 변동성을 초래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날 오전 총재 후보자가 '통화정책의 유연한 대응'을 거론하자 금리가 하락 압력을 받았지만, 동시에 달러/원 환율 상방을 열어두는 듯한 발언을 하면서 한국물들의 불안을 초래했다는 비판도 받은 것이다.

D 채권 운용역은 "신현송 차기 한은 총재가 왜 환율 레벨이 안 중요하다고 했는지 모르겠다"면서 "그 말 덕분에 결국 달러/원 환율이 1,530원선까지 넘어선 것 아닌가"라고 했다.

그는 "왜 높은 자리만 가면 정치인이 되려는지 모르겠다. 결국 차기 총재가 이상한 말을 하니, 환율이 20원 폭등해 버렸다. 채권도 좋아하다가 말았다"고 논평했다.

E 채권 운용역은 "총재의 환율 레벨 관련 발언에 환율 뚜껑이 열렸다. 총재가 될 사람이 무슨 의도로 저런 말을 했는지 참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차기 한은 총재가 첫날부터 환율 관련 말 실수로 한국 주식, 채권 모두를 저격했다"고 평가했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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