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목의 월드이코노미] ‘호르무즈 이어 홍해까지’…이중 충격에 금융시장 긴장 고조](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60330064340005930fe48449420211255206179.jpg&nmt=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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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목의 월드이코노미] ‘호르무즈 이어 홍해까지’…이중 충격에 금융시장 긴장 고조
이미지 확대보기[뉴스콤 김경목 기자]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충돌로 촉발된 중동 긴장이 예멘 후티 반군의 참전 선언을 계기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특히 홍해 해상로를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가 급격히 부각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도 연쇄적인 충격 가능성이 커지는 양상이다.
후티는 28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을 향해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감행하며 전쟁 참여를 공식화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저항의 축’이 사실상 다중 전선으로 확대되면서 이번 충돌은 단순한 지역 분쟁을 넘어 범중동 위기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시장 참가자들이 특히 주목하는 지점은 ‘홍해 변수’다. 후티의 근거지인 예멘은 홍해와 아덴만을 잇는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끼고 있다. 이 해협은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의 약 10~12%가 통과하는 핵심 경로로, 이미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위협하고 있는 상황에서 또 하나의 ‘병목’이 발생할 경우 에너지 공급망 전반이 흔들릴 수 있다.
실제 2023년 후티가 홍해 상선을 공격했을 당시 글로벌 해운사들은 수에즈 운하 대신 아프리카 희망봉을 우회하는 경로를 선택해야 했다. 이로 인해 운송 거리는 약 9000km 늘어나고 운송 기간도 10~15일 지연되면서 물류 비용이 20% 이상 상승한 바 있다. 이번에도 유사한 상황이 재현될 경우 물류비 상승과 공급 차질이 동시에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곧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직결될 수밖에 없다. 에너지 가격 상승과 물류비 증가가 겹치면 글로벌 물가의 하방 안정 흐름이 다시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까지 금리 인하 기대를 반영해 왔던 채권시장에는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금융시장에서는 이미 ‘지정학 프리미엄’이 점진적으로 반영되는 모습이다. 국제유가는 중동 리스크 확대 가능성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으며, 안전자산 선호 심리도 강화되는 흐름이다. 달러화 강세와 함께 신흥국 통화 변동성 확대 역시 같은 맥락에서 해석된다.
채권시장 측면에서도 영향은 뚜렷하다. 인플레이션 재상승 우려는 금리 하락 기대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며, 특히 장기물 금리에 상방 압력을 가할 수 있다. 여기에 글로벌 투자자들의 리스크 회피 성향이 강화될 경우 외국인 자금 흐름도 단기적으로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다만 후티의 군사 행동이 아직까지는 ‘상징적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점은 변수다. 현재 공격은 이스라엘 본토를 겨냥한 제한적 미사일 타격에 집중돼 있으며, 홍해 봉쇄와 같은 전면적 조치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는 미국과 서방의 군사적 대응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긴장을 늦추지 못하는 이유는 ‘확전 가능성’ 때문이다. 만약 후티가 홍해에서 상선 공격을 재개하거나 해협 봉쇄에 나설 경우, 사우디아라비아 등 걸프 국가들의 군사 개입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는 중동 전선을 걷잡을 수 없이 확대시키는 촉매가 될 수 있다.
특히 사우디는 이미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를 회피하기 위해 홍해 연안 얀부항을 통한 원유 수송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홍해마저 불안정해질 경우 에너지 수출 자체가 제약을 받을 수 있어 군사적 대응 압력이 커질 수밖에 없다.
미국의 전략 역시 시장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소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협상을 통한 조기 종전을 선호하면서도 지상군 투입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어 군사적 긴장과 외교적 해법이 병존하는 ‘이중 트랙’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는 단기적으로 시장의 방향성을 더욱 예측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결국 향후 금융시장의 핵심 변수는 두 가지로 압축된다. 하나는 후티가 실제로 홍해 해상로를 위협하는 수준까지 군사 행동을 확대할지 여부, 다른 하나는 미국과 이란 간 협상이 일정 수준 진전을 보일 수 있을지 여부다.
시장 참가자들은 단기적으로는 변동성 확대 국면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특히 에너지 가격과 해상 운임, 그리고 글로벌 금리의 방향성이 서로 얽히면서 금융시장 전반에 복합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중동발 리스크는 단순한 지역 분쟁을 넘어 글로벌 금융시장과 실물 경제를 동시에 흔드는 변수로 자리 잡고 있다. ‘호르무즈에 이어 홍해까지’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경우, 그 충격은 예상보다 훨씬 클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경계감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