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6-03-25 (수)

[김경목의 월드이코노미] 美, 이란에 ‘휴전안’…전쟁·협상 동시 전개

  • 입력 2026-03-25 07:59
  • 김경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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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김경목 기자] 미국이 이란에 ‘한 달 휴전+15개 요구사항’이라는 포괄적 합의안을 전달하며 전쟁 출구를 모색하고 나섰다. 다만 협상 추진과 동시에 지상군 증파 등 군사 압박을 병행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은 기대와 불안이 교차하는 극도의 변동성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이란과의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공식화하며, 미국 측이 마련한 15개 항목의 휴전안을 전달하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 안은 ‘가자지구 휴전 모델’처럼 한 달간 교전을 중단한 뒤 핵·안보 핵심 쟁점을 집중 협상하는 구조다.

핵심 조건은 사실상 이란 핵 프로그램의 전면 해체에 가깝다. ▲우라늄 농축 전면 금지 ▲고농축 우라늄의 국제원자력기구(IAEA) 이관 ▲나탄즈·포르도 등 핵시설 해체 ▲IAEA의 전면 사찰 수용 ▲탄도미사일 제한 ▲중동 내 대리세력 지원 중단 등이 포함됐다.

대신 미국은 ▲대이란 경제제재 전면 해제 ▲민간 원전(부셰르) 지원 ▲호르무즈 해협 개방 유지 ▲스냅백 제재 제거 등을 제시하며 ‘강경 요구+파격 보상’ 구조를 취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석유·가스와 관련된 매우 큰 선물”을 제시했다고 언급했는데, 이는 사실상 호르무즈 해협 통행 보장과 연계된 신호로 해석된다. 글로벌 원유 해상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이 해협의 정상화 여부는 곧바로 국제 유가와 인플레이션 기대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다.

실제 협상 기대감이 전해지자 국제유가는 장중 4% 이상 급락하는 등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그러나 같은 날 뉴욕 주가지수는 오히려 하락 마감하는 등 낙관론은 제한적이었다. 시장은 미국발 협상 신호와 달리 이란이 공식적으로 협상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란 내부에서는 미국의 휴전 제안을 ‘전술적 시간 벌기’로 의심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일부 당국자들은 협상 과정이 고위 인사 암살 시도로 이어질 가능성까지 경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동시에 이란 외무장관은 “일시적이 아닌 전면 휴전”을 언급하며 협상 여지를 남겼지만, 핵 농축 권리는 포기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은 유지하고 있다.

협상 불확실성을 키우는 또 다른 요인은 미국의 군사적 움직임이다. 미국은 협상과 별개로 약 8000명 규모 병력을 중동에 집결시키고, 제82공수사단 투입까지 검토하는 등 최소 2~3주간 추가 군사작전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압박 카드’로 해석되지만, 시장 입장에서는 외교와 군사 시나리오가 동시에 전개되는 이중 트랙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

이 같은 불확실성은 금융시장 전반에 즉각 반영되고 있다.

우선 원자재 시장에서는 유가가 ‘협상 기대 vs 충돌 지속’ 뉴스에 따라 급등락을 반복하며 인플레이션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이는 곧 글로벌 금리 변동성으로 이어지며 채권시장 약세 압력으로 전이되는 모습이다.

주식시장에서는 위험자산 선호가 급격히 위축됐다. 중동 리스크 확대 속에 글로벌 주가지수는 장중 낙폭을 확대했고, 특히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큰 폭의 하락을 기록했다. 다만 휴전 기대 뉴스가 나올 때마다 선물시장이 급반등하는 등 방향성 없는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외환시장 역시 예외는 아니다. 안전자산 선호 강화와 유가 상승 기대가 맞물리며 달러 강세 압력이 확대되는 가운데, 원화 등 신흥국 통화는 변동성이 커지는 흐름이다.

한편, 미래 예측 베팅 시장에서는 휴전 성사에 거액 자금이 몰리며 ‘내부자 정보 거래’ 의혹까지 제기됐다. 이는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 휴전 가능성을 둘러싼 정보 비대칭이 극단적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면으로 평가된다.

결국 현재 국면은 단순한 지정학 리스크를 넘어 에너지·물가·통화정책 기대가 한꺼번에 흔들리는 복합 충격 구간으로 해석된다.

향후 시장의 방향성은 '이란의 휴전안 수용 여부,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 미국의 추가 군사행동 여부'라는 세 가지 변수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시장 관계자들은 지금은 협상 뉴스 하나로 유가와 금리, 환율이 동시에 움직이는 전형적인 ‘헤드라인 장세’로 진단하며 실제 합의가 나오기 전까지는 변동성 장세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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