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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이수형 금통위원 “원화 약세 과도 우려 단계 아냐…미시데이터로 정책 정밀도 높여야”

  • 입력 2026-03-17 15:13
  • 김경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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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이수형 금통위원 “원화 약세 과도 우려 단계 아냐…미시데이터로 정책 정밀도 높여야”이미지 확대보기
[뉴스콤 김경목 기자] 이수형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은 최근 원화 약세 흐름에 대해 변동성이 확대된 것은 사실이지만 과도하게 우려할 단계는 아니라는 평가를 내놓았다. 다만 중동 정세에 따른 물가와 성장의 엇갈린 리스크가 확대된 만큼 향후 통화정책 판단은 한층 신중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위원은 17일 기자간담회에서 “이란 사태 이후 달러 강세 영향으로 원화가 약세를 보이고 주요 통화 대비 변동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개인적으로는 아주 걱정할 단계는 아니다”고 밝혔다. 특히 원화가 동아시아 지역에서 대만달러의 ‘프록시 헤지’ 수단으로 활용되는 측면도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지목했다.

최근 달러-원 환율이 장중 1,500원을 돌파하는 등 급등세를 보였지만, 펀더멘털 대비 과도한 수준인지에 대해서는 판단을 유보했다. 그는 “경상수지 흑자가 견조하게 유지될 가능성이 크고 반도체 사이클도 크게 훼손되지 않았으며, 거주자 해외투자 흐름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연간 외환 수급 여건을 고려하면 현 수준을 과도하게 우려할 단계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다만 중동발 변수는 통화정책 환경을 크게 흔들 수 있는 요인으로 꼽혔다. 이 위원은 “현재 상황은 물가에는 상방, 성장에는 하방 리스크가 동시에 작용하는 양방향 불확실성이 매우 큰 국면”이라며 “유가 상승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뿐 아니라 그 지속 기간도 중요한 변수”라고 말했다. 국제유가와 LNG 등 원자재 가격 상승은 생산비용을 끌어올리며 물가 경로에 상방 압력을 가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이 위원은 “비용 측 상승 압력과 수요 둔화에 따른 하방 압력 중 어느 쪽이 더 크게 작용할지에 따라 정책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며 “현재로서는 방향성에 대한 확신을 갖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따라 5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제시될 점도표 역시 2월 전망과 달라질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중동 사태가 반영되지 않았던 기존 전망과 달리 현재는 물가와 성장 리스크가 동시에 확대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이 위원은 최근 경제 환경 변화 속에서 통화정책의 정밀도를 높이기 위한 데이터 접근 방식의 전환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수출과 내수, 수도권과 지방, 대기업과 자영업 등 경제주체 간 격차가 크게 확대되면서 평균적인 거시지표만으로는 경제 상황을 정확히 판단하기 어려워졌다”고 진단했다.

특히 기존 지표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고빈도 미시데이터 활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은 “전통적인 거시지표는 발표 시차가 있는 후행지표 성격이 강하다”며 “통화정책 파급 시차까지 감안하면 동행지표에 의존할 경우 ‘샤워실의 바보’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샤워실의 바보’는 정책 효과가 시차를 두고 나타나는 점을 간과한 채 금리를 반복적으로 조정할 경우, 물가와 경기 변동성을 오히려 키울 수 있다는 통화정책의 대표적인 비유다. 샤워기의 온도 변화를 기다리지 못하고 계속 조절하다 보면 물이 지나치게 뜨거워지거나 차가워지는 상황과 유사하다는 의미다.

이 위원은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소비자 신용패널, 온라인 구인광고, 민간 임대료 데이터 등 다양한 미시 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다고 소개하며, 국내에서도 관련 지표 개발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예를 들어 네이버 검색량을 활용한 주택 검색지표는 실제 주택가격 반등보다 선행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또한 소비 흐름을 보다 정밀하게 파악하기 위해 소상공인 입금 거래, 빅테크 결제 데이터 등 다양한 민간 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기준금리 인하 기조에도 민간소비 회복이 예상보다 더디다”며 “기존 소매판매나 카드사용액만으로는 소비 흐름을 충분히 설명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 위원은 “소상공인 입금액이나 선불 충전금 데이터 등을 활용할 경우 소비 예측력이 유의미하게 개선되는 것을 확인했다”며 “향후 통화정책의 효과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미시 통계 확충과 이질성을 반영한 분석 체계 구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금융불균형과 잠재 리스크에 대한 정밀 분석 필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금융 리스크를 미시 네트워크 분석을 통해 점검하는 작업이 중요하다”며 “경제 구조 변화에 대응하는 정책 체계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반적으로 이 위원의 발언은 환율 상승에도 불구하고 펀더멘털에 대한 신뢰를 유지하는 한편, 중동 리스크로 인한 불확실성 확대 속에서 정책 대응을 신중하게 가져가고, 동시에 데이터 기반의 정밀한 통화정책 체계를 강화하겠다는 인식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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