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보) 이수형 금통위원 "경제주체 이질성 확대…평균지표만으로 정책판단 한계"
이미지 확대보기[뉴스콤 김경목 기자]
고빈도 미시데이터 활용 필요성 강조.."금리인하 이후 소비 회복 예상보다 더뎌"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이수형 위원은 17일 최근 경제 환경에서 경제주체 간 이질성이 크게 확대된 만큼 평균적인 거시지표만으로 통화정책을 판단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수출과 내수, 수도권과 지방, 대기업과 자영업 등 경제주체 간 격차가 확대되면서 평균지표만으로는 경제 상황을 정확히 판단하기 어려워졌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특히 기존 경제지표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고빈도 미시데이터 활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은 "전통적인 거시지표는 발표 시차가 존재하는 후행지표 성격이 강하다"며 "통화정책의 파급 시차까지 감안하면 동행지표에 과도하게 의존할 경우 정책 대응이 뒤늦어지는 이른바 '샤워실의 바보'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실시간 경제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새로운 데이터 활용이 중요해졌다고 진단했다.
'샤워실의 바보(fool in the shower)'는 통화정책의 대표적인 시차 문제를 설명하는 비유다. 샤워기의 온도를 맞추려 할 때 물의 온도가 변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점을 고려하지 않고 계속 온도를 조절하다 보면 결국 물이 지나치게 뜨거워지거나 차가워지는 상황이 발생한다는 의미다. 중앙은행이 경제 상황의 변화를 기다리지 않고 금리 정책을 반복적으로 조정할 경우 정책 효과가 뒤늦게 나타나 경기와 물가 변동성을 오히려 키울 수 있다는 점을 설명할 때 사용된다.
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와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소비자 신용패널, 온라인 구인광고, 민간 임대료 데이터 등 다양한 미시 데이터를 활용해 경제 상황을 판단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국내에서도 이러한 흐름에 맞춰 새로운 선행지표 개발을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위원은 "주택시장 판단을 위해 네이버 검색량 데이터를 활용한 주택 검색지표를 개발해 활용하고 있다"며 "주택 검색량은 실제 주택가격 반등보다 앞서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또한 소비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 소상공인 입금 거래나 빅테크 결제 데이터 등 다양한 민간 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위원은 "기준금리 인하 기조에도 민간소비 회복이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며 "기존 소매판매지수나 카드사용액만으로는 소비 흐름을 충분히 설명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소상공인 입금액이나 선불 충전금 데이터 등을 활용한 결과 소비 예측력이 유의미하게 개선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이 위원은 앞으로 통화정책의 효과성을 높이기 위해 금융불균형과 잠재 리스크에 대한 분석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금융불균형의 구조적 요인과 금융안정 리스크 요인을 보다 정밀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다"며 "미시 네트워크 분석을 통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노출 정도 등을 추정하는 작업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경제 상황을 보다 정밀하게 진단하기 위해 미시 통계를 확충하고 이질성을 반영한 거시모형을 발전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