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보) 골드만삭스 “인플레 가능성 커지면 연준 당분간 금리인하 어려워”
이미지 확대보기[뉴스콤 김경목 기자]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시 커질 경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당분간 금리 인하에 나서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중동 정세 불안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물가 경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골드만삭스는 12일(현지시간) 보고서에서 인플레이션 상승 위험이 확대될 경우 연준의 통화정책 완화 시점이 늦춰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올해 첫 금리 인하 시점을 기존 6월에서 9월로 늦추고, 추가 인하는 12월에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더 높은 인플레이션 경로는 연준이 조기에 금리를 인하하기 어렵게 만들 것”이라며 “물가 상승 압력이 예상보다 강해질 경우 통화정책 완화 속도는 더 느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중동 정세는 이러한 전망의 주요 변수로 꼽힌다.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다시 넘어섰고, 이는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기본 시나리오에서 브렌트유 가격이 3~4월 평균 배럴당 98달러 수준을 기록한 뒤 연말에는 70달러 초반대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호르무즈 해협에서 공급 차질이 발생하는 등 상황이 악화될 경우 유가는 110달러 수준까지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이 같은 경우 미국의 헤드라인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상승률은 봄철 정점에서 4%대 중반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골드만삭스는 추정했다. 기본 시나리오에서도 12월 기준 헤드라인 개인소비지출(PCE) 상승률 전망치는 2.9%로 상향 조정됐다.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는 또 다른 요인으로는 관세 정책이 지목됐다. 골드만삭스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조치가 근원 인플레이션에 약 70bp(1bp=0.01%포인트) 이상의 상승 압력을 더한 것으로 추정했다.
골드만삭스는 “관세 효과를 제외하면 기초적인 물가 상승 압력은 훨씬 낮은 수준으로 보인다”며 “정책 요인이 실제 인플레이션 경로를 상당 부분 끌어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노동시장에서도 둔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2월 미국 비농업 고용은 9만2000명 감소했고 실업률은 4.44%로 상승했다. 골드만삭스는 실업률이 올해 3분기 4.6% 수준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데이비드 메리클은 “최근 고용 지표는 고용 증가세가 여전히 매우 낮은 수준임을 보여준다”며 “기초적인 고용 창출 규모는 노동시장 신규 진입자를 흡수하기 위해 필요한 수준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다만 골드만삭스는 현재로서는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다. 향후 12개월 내 경기침체 확률은 25%로 기존보다 5%포인트 상향 조정했지만, 기본 시나리오는 여전히 경제 성장 지속이다.
실제로 골드만삭스는 올해 1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약 3.3%로 추정했다. 다만 이후 성장세는 점차 둔화해 2분기부터 4분기까지는 2% 안팎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노동시장이 더 빠르게 약화될 경우 연준이 금리 인하에 나설 여지는 남아 있다”면서도 “유가 상승과 관세 정책 등으로 인플레이션 위험이 커질 경우 연준이 정책 완화에 나서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