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신한투자증권은 11일 "유가와 환율 민감도를 점검해 보면, 섹터와 업종별 반응 구조가 뚜렷하게 구분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정빈 연구원은 "유가와 환율은 지정학 리스크 국면에서 가장 빠르게 반응하는 매크로 변수"라며 이같이 밝혔다.
최근 미-이란 전쟁 이슈는 유가 상승과 원화 약세라는 형태로 시장에 반영된 바 있다.
이 연구원은 "최근 52주 기준 섹터별 민감도를 점검해 보면, 유가와 환율 변화에 따라 시장 내부에서 서로 다른 섹터 로테이션 구조가 나타났다"면서 "유가 민감도 분석 결과 산업재와 에너지 업종의 반응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고 소개했다.
그는 "에너지 업종은 유가 상승 시 정제마진 개선 기대가 직접적으로 반영됐으며 산업재는 유가 상승이 방산에 대한 수주와 다른 산업재 업종 플랜트 기대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며 " 방산이 포함된 산업재 업종은 지정학 위험에 따라 상대적 강세가 나타난다"고 밝혔다.
조선 및 플랜트 등 에너지 인프라 관련 산업은 유가 상승이 에너지 투자 확대 기대와 연결되며 중기적인 수주 기대가 반영되는 구조인 반면 헬스케어는 직접적인 에너지 가격 영향이라기보다 기존 상승폭이 크지 않았던 영향으로 급락장에서도 낙폭이 제한되는 방어적 성격이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환율 민감도에서는 금융과 소재 업종이 상대적으로 높은 반응을 보였다. 원화 약세 국면에서는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과 함께 외국인 자금 흐름 변화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 과정에서 기존 상승폭이 컸던 성장주 중심으로 매도 압력이 나타나는 반면 금융 및 소재와 같은 가치주 성격의 업종은 상대적으로 방어적 흐름을 보였다"고 했다.
결국 최근 시장에서 나타난 유가와 환율 민감도는 단순한 매크로 변수 반응이라기보다 섹터 간 수급 이동 구조를 함께 반영한 결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간 반도체 중심 상승장이 이어지며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산업재, 금융, 소재 업종이 지정학 이벤트 이후 상대적인 초과수익률을 보이며 섹터 로테이션이 나타난 상태다.
그는 "현재 시장은 특정 변수 하나에 의해 움직이기보다는 매크로 이벤트와 수급 변화에 따라 섹터간 균형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해석했다.
유가 및 환율과 민감 섹터의 장기 누적 수익률 흐름을 비교하면, 두 변수와 섹터수익률이 지속적으로 동행하는 모습은 아니라고 했다.
오히려 평시에는 섹터별 개별 산업 사이클과 수급 요인이 주가 흐름을 좌우하며 유가와 환율의 영향은 제한적으로 나타난다고 했다.
그는 다만 최근 지정학 리스크 확대 국면에서는 유가 상승과 원화 약세가 동시에 나타나며 민감 섹터의 초과수익률이 단기적으로 확대됐다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유가 급등 구간에서는 산업재와 에너지 업종 중심으로 상대적 강세가 나타났고 환율 상승 국면에서는 금융 업종이 방어적 역할을 해 낙폭이 제한되는 흐름을 보였다. 유가와 환율이 장기적인 추세 변수라기보다 지정학 이벤트 등 매크로 충격이 발생할 때 시장 내 섹터 로테이션을 촉발하는 촉매 변수로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 업종별 유가, 환율 민감도 보면...
업종별 유가 민감도를 살펴보면, 상사자본재, 에너지, 건설, 조선, 통신서비스 업종이 상대적으로 높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에너지 업종은 유가 상승 시 정제마진 개선 기대가 직접적으로 반영되는 구조다. 상사자본재는 방산이 포함된 영향으로 지정학 리스크 확대 국면에서 상대적 강세가 나타났다.
반면 통신서비스 업종은 직접적인 유가 효과라기보다 배당 중심의 방어적 성격이 반영되며 시장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 상대적 강세를 보인다.
환율 민감도 분석에서는 보험, 은행, 철강, IT하드웨어, IT가전 업종이 상대적으로 높은 반응을 보였다.
금융 업종은 배당 및 가치주 성격을 바탕으로 시장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 방어적 수급이 유입되고 원화 약세 구간에서 상대적 초과수익률이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IT하드웨어 업종은 해외 매출 비중이 높아 원화 약세 국면에서 환율 변화가 실적 기대에 일부 반영되는 특징이 있다.
IT가전 업종 역시 글로벌 제조업 사이클과 연결된 대형 수출 산업으로 환율 변동 구간에서 상대적으로 민감할 수 있다
이 연구원은 "중동 지정학 이벤트가 본격적으로 시장에 반영된 2월 27일부터 3월 4일까지 구간을 기준으로 섹터별 최대 낙폭(MDD)을 점검해 보면 소재 및 경기소비재 업종 중심으로 낙폭이 확대된 반면 필수소비재, 금융, 에너지 업종은 상대적으로 낙폭이 제한됐다"고 밝혔다.
그는 "지정학 리스크 확대 국면에서 유가 상승 기대가 반영되며 에너지 업종이 상대적으로 유가 헷징으로 나머지는 방어주로 작용했다. 이후 3월 4일부터 최근까지의 회복 구간에서는 헬스케어, 에너지, 산업재 업종 중심으로 반등이 나타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특히 에너지와 산업재 업종은 유가 반등과 함께 빠르게 낙폭을 회복하며 상대적인 강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이는 지정학 이벤트 이후 시장이 단순한 리스크 회피 국면을 지나 섹터 간 수급 재배치가 나타나는 전형적인 로테이션 흐름"이라고 평가했다.
종목 기준 유가 민감도를 살펴보면 방산, 해운, 반도체 소부장 및 일부 헬스케어 종목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반응을 보인다고 했다.
그는 "LIG넥스원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방산주는 지정학 리스크 확대 시 수요 증가 기대가 반영되는 구조다. 반면 유가 민감도가 음(-)의 방향으로 나타나는 종목군에서는 항공사가 다수 포함되는데 이는 유가 상승이 항공사의 연료비 부담을 높이는 구조적 특성이 반영된 결과"라고 밝혔다.
지정학 리스크가 단기간 내 완전히 해소되기보다는 뉴스 흐름에 따라 변동성이 반복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현재 시장은 전쟁 관련 헤드라인에 따라 에너지·방산 등 유가 민감 업종과 반도체 중심의 기존 주도주 사이에서 빠른 섹터 로테이션이 나타나는 구조라고 했다.
그는 " 이러한 환경에서는 특정 섹터에 집중하기보다는 기존 시장 주도주 중심의 포지션을 유지하되, 유가 및 환율 변동에 대응할 수 있는 업종을 일정 부분 병행하는 전략이 유효하다. 구체적으로는 반도체 등 기존 주도주를 중심으로 약 70% 비중을 유지하면서 에너지, 산업재, 금융 등 유가 및 환율 민감 업종을 약 30% 수준으로 편입하는 바벨형 포트폴리오 전략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