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국무회의 주재하는 이재명 대통령, 출처: 청와대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유류세 인하와 보조금 지원 효과...그리고 확률 높아진 적자국채 없는 추경
이미지 확대보기[뉴스콤 장태민 기자] 최근 미-이란 전쟁에 따른 경제 어려움이 커질 듯한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추경에 대한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이 거의 완료 단계"라고 주장했지만, 이란은 이번에 죽은 알리 하메네이의 차남을 차기 지도자로 선택해 불확실성이 만만치 않다.
한국 등 원유를 수입에 의존하는 나라들은 발이 떨어진 상태다. 현재로선 중동사태에 전개에 따라 향후 필요해질 재원이 얼마인지 가늠하기 어렵다.
다만 작년부터 반도체가 큰 호황을 이어가다 보니 세수가 좋아 적자국채에 대한 부담은 던 상태다.
■ 향후 추경, 올해도 기정사실이 되는 분위기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전날(10일) 오후 '중동 상황 장기화시 추경이 가능한가'라는 질문에 "중동 상황 전엔 경제 전망이 괜찮았다. 하지만 현재 겪어보지 못한 일이 일어났으며 유가 충격이 나타났다"고 답했다.
미-이란 전쟁 여파로 한국 경제 상황이 악화될 수 있으며, 이 경우 추경이 나올 수 있다고 했다.
김 실장은 특히 "충격이 조기에 수습되지 않으면 (기존의 전망은) 의미가 없어질 수 있다. 이에 따른 각종 소요들, 산업지원 필요성 등을 감안해야 한다"고 했다.
김 실장은 이제 "중동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의 추가 재원 필요성 등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상황"이라고 했다.
정부는 내부적으로 미-이란 전쟁 시나리오를 상정해 두고 추경 계획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당장은 휘발유, 경유 값이 뛰어 서민 경제에 주름살이 깊어지고 있다.
대통령은 이날(11월) 오전 국무회의에서 '유가 급등에 따른 서민 부담을 덜기 위한 지원'을 거론했다.
■ 오른 기름값, 정부는 유류세 인하와 사실상 현금지원 동시 고려
이재명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추경 필요성에 대해 물었다.
이 대통령이 유가 급등에 따른 민생경제의 어려움 등으로 추경이 필요한 상황 아니냐고 묻자 구윤철 부총리는 "추경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답했다.
대통령은 더 나아가 추경을 하면서 '부의 재분배'까지 해보자는 욕심을 냈다.
이 대통령은 "유류세를 일률적으로 내리면 양극화 상황이 악화되는 경향이 있다"면서 "유류세를 깎는 재원으로 서민, 어려운 소비자에게 타게팅하면 양극화 완화기 가능하다"고 말했다.
대통령은 정부 재정 집행의 가장 큰 원칙은 부의 2차 분배를 통해 사회 구성원 사이의 과도한 양극화를 조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힘든 사람, 없는 사람들에게 현금을 쥐어주는 식의 추경을 하면 효과적일 수 있다는 뜻을 드러냈다.
대통령은 현금 지원을 유류세 인하보다 더 우위에 두는 듯한 발언도 했다.
그는 "위기가 도래하면 어려운 사람은 더 어렵고 상위층은 더 좋아지는 경향이 있다"며 "일률적으로 유류세 부담을 줄이면 그런 경향을 제어하지 못한다"고 우려했다.
대통령은 "차라리 유류세를 깎아주는 만큼의 재원을 가지고 서민이나 어려운 소비자 층을 타깃으로 지원하면 양극화를 좀 저지할 수 있고 완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의 의견을 구해보자는 얘기도 했다.
반드시 양자택일할 일이 아니고 두가지를 '믹스'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유류세를 내리되 관계된 사람들에게 현금을 쥐어주는 방식이다.
구윤철 부총리는 대통령의 '믹스' 발언은 덥석 받아 "섞어서 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 기존 예산을 최대한 쓰고 필요하다면 그런 추경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그러자 대통령은 "세밀하게 일이 많겠지만 잘 준비해달라"고 당부했다.
■ 유류세 인하와 현금 보조의 '경험적' 효과
유류세 인하는 휘발유, 경유 등 석유류 제품의 최종 판매 가격을 즉각적으로 낮춘다.
유류세 인하의 장점을 물가를 안정시킨다는 점이다.
석유류가 CPI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기름값이 내려가면 물가 상승률이 둔화될 수 있다.
유가 자체를 낮추게 되면 각종 제품의 생산 원가를 낮출 수 있으며 운송·화물 등과 관련한 물류 비용도 낮출 수 있다.
이 대통령은 다만 이 방식이 '양극화'를 더 촉진시킬 수 있다면서 우려했다.
이날 국무회의에서 대통령이 더 선호한 것처럼 보인 현금 보조나 유가연동보조금 등은 물가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현금을 쥐어주는 것은 기름값 자체를 낮추는 게 아니라 구매력을 보전해 주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소비자, 특히 기름값이 올라 힘들어하는 운수 종사자 등에게 현금을 직접 지급함으로써 이들의 지불 능력을 끌어올리는 방식이다. 특정 계층의 생계비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다.
하지만 이 방식은 '오른 기름값'을 인정하는 정책이기 때문에 CPI 지표를 둔화시키기 어려우며, 물가를 더 자극하는 악영향도 미칠 수 있다.
예컨대 유가 보조금 등으로 시중에 현금이 풀려 소비자가 남는 돈으로 다른 재화를 구매할 경우 물가가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이날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이 대통령이 '어떤 방식이 낫냐'고 묻자 "(보조금 방식이) 다른 물가에도 영향을 주면 서민들도 타격을 받는다. 이론적으로 해보면 유류세 부분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2차, 3차 효과가 커서 더 분석해봐야 한다"면서 한국은행과 연구해 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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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잦은 추경 언급...미-이란 전쟁으로 추경 '거의 확정 분위기'
올해는 연초부터 추경 얘기가 계속 나왔다.
2월 28일 미-이란 전쟁이 터지기 전부터 대통령, 여당 등에서 추경을 거론하곤 했던 것이다.
이 대통령은 연초인 지난 1월 20일 "통상 추경이 있다. 문화, 예술 분야 쪽 추경 예산을 잘 검토해 보라"고 언급해 사람들을 의아하게 만들기도 했다.
나라살림을 살 때 돈이 부족할 것으로 보이면 본예산을 조기 집행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런데 연초부터 추경이 거론됐으며, 최근 미-이란 전쟁이 터지자 추경은 '당연한 일'(?)이 됐다.
정부의 습관적인 추경에 대해 비판적인 한 증권사 관계자는 "국가재정법은 추경에 대해 전쟁, 자연재해, 경기침체 등 중대한 이벤트에 대응해 제한적으로 편성하도록 규정한다. 하지만 국회와 한국정부 모두 이 따위 법률은 무시한지 오래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물론 이번 미-이란 전쟁은 충분히 추경의 사유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하지만 한국 정부의 추경에 대한 인식 자체가 형편없다"이라며 "공무원들은 자기 가정살림을 살 때와 달리 국민 돈은 허투루 쓰는 데 이골이 났다"고 비판했다.
■ 추경할 돈은?
채권시장은 정부가 추경을 편성한다고 할 때 그 재원을 묻는다.
다행히 올해는 세수가 좋다는 기대감이 적지 않다.
추경 재원은 전년도 세계잉여금, 기금의 여유재원, 당해연도 초과세수, 적자국채 등로 마련할 수 있다.
올해는 법인 쪽에서 세금이 많이 들어올 수 있으며, 다른 세수도 더 들어올 것으로 보여 적자국채 발행의 필요성을 떨어져 있다.
이날 대통령이 추경 재원을 묻자 구윤철 부총리는 "소상공인 지원 등을 감안하면 기존 예산으로는 좀 부족할 듯하다. 하지만 최근 반도체 업황이 좋고 주식 호황으로 거래세도 늘어 적절한 규모로 국채 발행 없이도 추경을 할 수 있을 듯하다"고 답했다.
최근 반도체 영업이익에 대한 전망치들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기도 한 가운데 정부는 지난해에 올해 예산을 편성할 당시보다 세수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기관별 전망 차이가 있긴 하나 국회(예산정책처)는 세수가 25조원 정도 더 들어오는 것으로 추정한다"면서 "이런 분위기면 일단 추경을 채권 물량 증가로 연결시키지 않아도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채권 투자자들 사이엔 법인세나 올해 초과세수 가능성 등으로 적자국채 발행에 대한 경계심을 크게 낮출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보인다.
더 나아가 정부의 양호한 세수, 그리고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역대급 영업이익을 낸 회사들이 여윳돈으로 채권을 살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수급을 우호적으로 보는 모습도 있다.
다른 채권 딜러는 "일단 보수적으로 잡아도 10~20조원 정도의 추경이면 적자국채 없이 가능한 상황"이라며 "앞으로 추경이나 수급을 이유로 채권이 밀리면 살아야 할 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국고3년이 3.45%, 국고10년이 3.80%에서 상단 '공구리'를 쳤다. 4월 윅비에다 하반기로 갈수록 세수가 늘어나서 국채 발행 물량이 줄어들 수 있다"면서 "올해는 수급도 시간이 지날수록 우호적으로 전환할 수 있어 밀릴 때 겁먹지 말고 사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전쟁 불확실성이 큰 만큼 수급 문제 역시 예단할 수 없다는 지적도 보인다.
다른 딜러는 "일단 적자국채가 나오기 위해선 추경 규모가 꽤 커야 하기 때문에 추경에 대한 부담은 누그러지는 측면이 있다"면서 "하지만 미-이란 전쟁 양상이 길어지고 유가도 높은 수준에서 내려오지 않는다면 추경 규모가 커지면서 채권시장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참고자료: 9일 오후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 브리핑 내용>
이재명 대통령은 오늘 오전 11시부터 약 1시간 반 동안 “중동 상황 관련 비상경제점검회의”를 주재하였습니다.
동 회의에는 경제부총리를 비롯 11개 부처와 청의 장·차관이 참석했으며, 구윤철 재경부 장관이 “중동 상황에 따른 실물경제 영향 점검 및 범부처 대응 방안”, 김정관 산업부 장관이 “석유·가스 수급 및 가격 안정화 방안”을, 그리고 이억원 금융위 위원장이 “금융시장 상황 점검 및 대응 방안”을 각각 보고한 후에 엄중한 분위기에서 심도 있는 토론을 진행하였습니다.
우선 국내 석유제품 가격과 관련하여 3월 7일 휘발유 가격이 1,889원, 경유는 1,910원으로 중동 상황 발생 후 구매 물량이 아직 국내에 도입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큰 폭의 상승한 원인과 대책에 대해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논의가 있었습니다.
정부는 정유사나 주유소들이 가격을 올릴 때는 빨리 올리고 내릴 때는 천천히 내리는 비대칭성에 특히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에 오늘 회의에서는 석유제품의 비정상적 가격 결정을 방지하고 가격의 예측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최고가격제의 구체적인 시행 방안에 대해 논의가 이루어졌고, 대통령께서는 이를 최대한 신속하게 추진해 달라고 주문하셨습니다.
이에 산업부에서 석유사업법에 근거하여 이번 주 내로 최고가격제가 시행될 수 있도록 고시 제정 등 관련 절차를 신속히 진행할 예정이며, 최고가격제 세부 내용은 산업부에서 별도로 발표할 예정입니다.
아울러 실효성 있는 제도 시행을 위해 시장에서 경쟁을 제한하는 요소는 없는지, 담합, 세금탈루 등 시장 교란이나 불법 행위는 없는지 공정위, 국세청 등을 중심으로 면밀히 들여다볼 계획입니다.
정유사 담합 여부 및 주유소 가격 조사, 세무 검증, 가짜 석유 적발을 위한 현장 점검 등의 관계 기관들이 적극 나설 것입니다.
대통령께서는 이외에도 유류세 인하 폭 확대 조치, 유류 소비자에 대한 직접 지원 조치 등 유류가 상승에 따른 경제 주체들의 부담 완화 방안에 대해 폭넓게 세밀히 검토해 볼 것을 지시하셨습니다.
또한 정부는 오늘 회의에서 최악의 상황까지 포함해 다양한 시나리오 별로 석유, 가스 수급을 위한 대책도 점검하였습니다.
호르무즈 봉쇄에 영향을 받는 원유 도입량은 매일 170만 배럴 정도인데, 우리나라는 1.9억 배럴의 석유를 비축하고 있고 국제에너지기구(IEA) 기준으로 208일 지속 가능한 수준입니다.
그렇지만 정부는 중동 상황의 장기화 시나리오에도 대비하고 있습니다. 산유국들과 공동으로 비축하고 있는 물량 0.2억 배럴도 우선 구매권을 행사하면 우리가 인수할 수 있습니다. 석유공사의 해외 생산분도 국내로 돌릴 수 있습니다. 호르무즈 물량을 대체할 공급선 확보를 위해서도 민관이 함께 총력을 다해 노력할 것입니다.
우리와 전략적 협력 관계에 있는 나라를 통해서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지 않아도 되는 물량을 확보할 것이며, 중장기적으로 중동 이외 지역으로 원유 도입선을 다변화해 상황이 장기화되더라도 수급 차질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가스의 경우 올해 도입 예정 물량 중에 중동 비중은 14% 수준입니다. 카타르産 물량 중 약 500만 톤 정도가 차질이 예상되나 가스공사 등이 대체 물량을 도입할 수 있어서 수급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정부는 석유, 가스 수급과 가격이 안정될 수 있도록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총력을 다하겠습니다.
한편, 중동 상황 발발 이후 변동성이 크게 확대된 금융시장에 대해 대통령은 부처들이 최고의 경각심을 갖고 시장 안정에 총력 대응하되, 이번 위기가 시장의 바닥을 다지는 계기가 될 수 있으니만큼 이를 기회로 삼아 충격의 단단한 자본시장 체질 개혁에 더욱 박차를 가해 줄 것을 주문하셨습니다.
정부는 오늘을 포함해서 최근 주가 환율 등 금융시장 지표가 중동 상황 장기화에 대한 우려 확산 등으로 인해서 국내 경제 펀더멘털 대비 과도하게 괴리된 측면이 있다고 인식하고 있습니다. 이에 유가 상승 충격이 산업과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시나리오 별로 면밀히 점검 중에 있으며 정부가 충분한 대응 여력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시장 상황에 따라서 100조원+α 등 시장 안정 조치를 적기에 시행해 나갈 것이며 필요시에 이 100조원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추가 조치 방안도 선제적으로 마련하여 대응해 나가겠습니다.
또한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국회에 계류 중인 외환시장 안정 세법 개정안과 한미 전략투자 특별법을 조속히 통과시키기 위해 국회와 적극적으로 협의하고, 국민연금의 뉴프레임워크(New Framework)도 신속히 마련해 나가겠습니다.
아울러 빈틈없는 시장 관리 및 실물경제에 악영향 차단을 위해 “중동 상황 관계기관 합동 대응반” 산하에 3개반 반장을 기존의 1급에서 차관급으로 격상하겠습니다.
경제부총리 주재 경제관계장관회의도 중동 상황 대응에 최우선을 둔 “비상경제 관계장관회의” 체제로 전환 운영할 것이며, 대통령 주재 “비상경제 점검회의”를 통해 수시로 점검해 나갈 것입니다.
작금의 중동 상황은 우리만이 아니라 주요 경쟁국들도 공통적으로 직면하고 있는 위기 요인입니다.
정부는 대통령님 말씀대로 이번 위기를 우리 경제의 기회로 만들기 위해 가능한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께서는 정부를 믿고 정상적인 경제 활동에 전념해 주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