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6-03-09 (월)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채권시장의 공포...유가 폭등에 기준금리 인상 적극 반영한 뒤 장중 급변동

  • 입력 2026-03-09 15:09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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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3시4분 현재 국채선물과 국고채 금리 동향, 출처: 코스콤 CHECK

자료: 3시4분 현재 국채선물과 국고채 금리 동향, 출처: 코스콤 CHE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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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시장금리가 9일 폭등한 뒤 금융당국 조치를 대기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제유가가 장중 100불을 넘어 110불, 120불로 치닫는 모습을 보면서 채권투자자들은 망연자실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장중 유가가 오름폭을 축소하고 1,500원을 거의 찍었던 환율이 내려오는 모습을 보면서 가격 낙폭을 줄이는 등 변동성을 이어갔다.

이런 분위기 속에 외국인은 3년 선물을 대거 순매도하면서 금리를 띄웠다.

외국인은 장중 3년 국채선물을 4만개나 순매도하면서 일중 역대 최고 순매도에 도전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A 증권사의 한 채권중개인은 "시장은 망연자실한 상황"이라며 "단순매입을 대기하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게 없는 듯하다"고 말했다.

■ 구두개입의 한계...유가·환율 폭등에 기준금리 인상 반영하고 점프한 금리

이날 오전 한국은행에선 금리와 환율의 과도한 급등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일단 장중 한은 구두개입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세 자릿수' 유가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9일 오전 유상대 한은 부총재는 "현재 금리 및 원화환율이 중동 지역 리스크로 인해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과 괴리돼 과도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는 만큼 필요시 적절한 시장안정화 조치를 실시할 것"이라고 알렸다.

유 부총재는 "앞으로도 중동상황 점검 TF를 중심으로 이번 중동 상황의 전개양상과 이에 따른 금융·경제 영향을 점검하고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정부와 대통령도 금융시장 안정을 다짐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9일 오전 "우리 경제 혈맥인 금융,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에 적극 대응해 달라"라며 "필요시 100조원 규모 시장안정프로그램 적극 확대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정부와 중앙은행 차원의 선제 조치도 준비해야 한다"면서 "중동 위기가 장기화될 경우 실물경제 위기도 커질 수 있는 만큼 세밀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금리시장은 그러나 한은과 정부, 대통령의 시장 안정 발언에도 불구하고 유가와 환율이 동시에 뛰는 환경에 대한 부담을 느꼈다.

이런 분위기 속에 외국인이 대대적인 규모로 선물을 팔아치우자 밀릴 수 밖에 없었다.

■ 당국 적극 개입 기대하는 시각들


이날 유가는 120불을 향해 치닫다가 상승폭을 축소했다.

달러/원 환율도 1,500원을 향해 치닫는 모습을 보이다가 상승폭을 줄이면서 채권시장에 숨통을 틔워주기도 했다.

이날 주간거래에서 달러/원 환율은 1,499.2원을 직은 뒤 레벨을 낮추면서 1,480원대로 낮아졌다.

유가와 환율 오름폭 축소 등에 금리도 상승폭을 축소했지만 투자자들 사이에선 당국이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들도 많이 보인다.

B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당국의 구두개입이 장을 제어하는 데 한계를 보였다. 유가가 급등하고 환은 방어하기 쉽지 않다 보니 고금리를 제어하기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단순매입 등 조치를 서둘러야 한다. 지금 분위기에서 그냥 두면 3년이 4%까지도 갈 수 있을 듯한 분위기"라고 우려했다.

그는 "분기말이라 지준 지나고 월말로 갈수록 크레딧 수요도 없다. 당장 다음 주부터는 크레딧이 무너질 수 있다"면서 적극 대응을 기대했다.

당국의 조치와 별도로 지금의 상황은 '과매도'라는 지적도 보인다.

유가가 100달러를 넘어선 뒤 계속 오를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시장금리가 정책금리 인상을 '너무' 적극적으로 반영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C 증권사 딜러는 "지금 채권시장은 과매도 구간"이라며 "유가가 100달러대에서 3개월 이상 지속돼야 물가에도 악영향을 주고 할 것인데, 지금 시장의 반응은 너무 심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누가 뭐라고 해도 국고3년 3.45~3.50%, 국고10년 3.75~3.80%은 금리 인상을 지나치게 반영한 레벨"이라며 "2016년 금리 동결 구간에서 막 인상을 반영할 때 기준금리 대비 3년 스프레드의 상단, 10년 스프레드의 상단에 해당하는 금리"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의 금리는 당장 다음달 인상을 하더라도 충격이 없는 레벨"이라며 "하지만 심리가 무너져 있는 데다 당국 구두개입만으로 시장을 안정화시킬 수 없는 장"이라고 했다.

■ 단순매입 카드, 너무 쉽게 사용해선 안된다?

일각에선 지금 유가, 환율, 금리, 주가가 모두 불안한 상황이기 때문에 정책당국이 쉽게 카드를 낭비해선 안 된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예컨대 일부에선 유가가 150불, 200불을 가게 될 경우까지 감안하고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는 것이다.

D 증권사 딜러는 "지금은 당국이 섣불리 단순매입 등을 하다가 카드만 소진하고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면서 "당국의 카드가 먹히지 않을 경우 투자 심리가 더욱 악화되는 경우까지 가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 증권사 관계자는 "워낙 시장이 혼란스럽기 때문에 강력한 카드를 쓰는 데도 조심해야 한다. 예컨대 한은 단순매입 카드를 손쉽게 소진하면 더 쓸 카드가 없어 당국이 궁지에 몰릴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 엄청난 변동성, 어떤 방향이든 유연한 대응 필요하다는 조언도

지금은 시장 변동성이 너무 커 어느 한 쪽 방향에 대한 자신감을 갖기 보다 유연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진단도 많다.

당국 역시 패닉에 몰린 시장에 즉각 메스를 대는 것 보다 약간의 여유를 가지고 면밀히 상황을 봐야 한다는 주장도 보인다.

F 운용사 매니저는 "지금은 전쟁 공포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어서 예측이 어렵다"면서 "다만 금리 레벨은 기준금리 인상을 3번 한 정도이니 저가매수 들어올 수 있는 레벨"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유가가 얼마나 더 오르냐가 관건"이라며 "일단 채권시장이 전쟁 장기전을 밸류에이션하고 있는데, 미국이 또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가격변수가 어디로 튈 지 정말 모르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오늘만 해도 WTI가 120불을 찍고 지금 104불까지 쭉 빠지기도 하는 등 변동성을 예단할 수가 없다. 전쟁 종료 분위기가 만들어지길 기대하고 있는데, 만약 이와 관련한 시그널만 나와도 금리는 빠르게 되돌릴 수 있다. 그 전까진 관망하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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