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보) ‘노벨상’ 스티글리츠 “AI 거품 붕괴시 거시경제 충격 불가피”
이미지 확대보기[뉴스콤 김경목 기자]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가 현재 전 세계적으로 확산된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을 ‘거품’으로 규정하며 붕괴 시 거시경제에 상당한 충격이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8일(현지시간) 미 경제전문지 포춘과의 인터뷰에서 스티글리츠 교수는 “현재 미국 경제는 AI 투자 열풍, 즉 AI 거품에 의해 상당 부분 지탱되고 있다”며 “최근 경제 성장의 약 3분의 1이 AI 관련 투자에서 비롯됐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러한 AI 투자 붐이 단기적으로는 경제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지속 가능성에는 의문이 크다고 지적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AI 열풍을 거품으로 보는 이유로 두 가지를 꼽았다. 먼저 AI 기업들이 창출할 수익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지나치게 높다는 점이다. 그는 투자자들이 AI 시장의 경쟁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가정에 기반해 높은 수익을 기대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의 대형 기술기업뿐 아니라 중국 기업들까지 AI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면서 경쟁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술적으로 성공하더라도 경쟁이 심화하면 기업 이익은 결국 0에 가까워질 수 있다”며 “시장 기대만큼의 수익이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한 AI가 장기적으로 인간의 일자리를 광범위하게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 역시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봤다.
그는 AI가 연구·분석·행정 등 일부 정형화된 사무직 업무에는 영향을 줄 수 있지만 교육과 의료, 블루칼라 직종 등 인간의 상호작용이 중요한 분야에서는 한계가 뚜렷하다고 설명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AI가 더 나은 수업 계획을 만드는 데 도움을 줄 수는 있지만 교사를 대체할 수는 없다”며 “교육에서는 인간 간 상호작용이 여전히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미국 의료 시스템의 비효율성 역시 기술 문제가 아니라 정치·제도적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의료 시스템이 비효율적인 이유는 지대 추구와 경쟁 부족, 공공의료 시스템 부재 등 정치적 요인 때문”이라며 “AI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AI가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기보다는 보조하는 ‘IA(Intelligence Assisting·지능보조)’ 도구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다만 그는 단기적인 AI 투자 거품이 붕괴할 경우 거시경제에 상당한 충격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이 같은 거품이 터질 경우 단기적으로 거시경제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현재와 미래 사이의 전환기가 가장 위험한 시기”라고 경고했다.
이어 “사회가 제도와 안전망을 유지한 채 이러한 충격을 견뎌내지 못한다면 장기적으로 AI가 인간의 생산성을 높이는 긍정적인 역할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