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6-03-03 (화)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미국의 선공과 이란의 응전...나누어진 세계와 혼란에 빠진 가격변수들

  • 입력 2026-03-03 11:24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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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예루살렘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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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 연합군은 이란의 주요 군사 시설을 공격하면서 미국-이란 전쟁이 발발했다.

미국은 핵 협상 과정에서 이란이 미국의 레드라인을 넘어서는 핵 및 미사일 위협을 지속했다는 명분을 내세워 이란에 대한 공습을 감행했다.

미국은 B-2 전략 폭격기 등 최첨단 전략자산을 투입해 이란의 방공망과 지휘부를 타격했다. 이 과정에서 이란의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 등 다수의 고위 인사들이 사망했다.

미국이 이란의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 차단과 반정부 세력 지원을 목적으로 '역사적인 분노 작전'(Operation Epic Fury) 작전을 감행하자 이란은 이에 맞서 이스라엘 본토와 미군 주둔지, 중동 내 원유·가스 시설을 향해 탄도 미사일 보복을 가하고 있다.

■ 미-이란 전쟁, 만만치 않은 이란의 응전과 나누어진 세계

28일과 1일 미국과 이란 연합국이 이란의 주요시설을 타격한 뒤 이란은 굴복하는 대신 반격을 선택했다.

하메이니 등 국가 수뇌부들이 대거 사망했지만, 이란군은 사우디, UAE 등 주변국에 대한 공습에 나서면서 전장을 확대했다.

미국이 이란의 수도 테헤란을 비롯한 주요 도시, 핵 시설 등을 타격하자 이란은 바레인·카타르 등지에 위치한 중동 내 미군 기지와 원유·가스 등 에너지 시설을 공격한 것이다.

이란이 쉽게 항복하기 보다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미국 기지 타격, 원유 시설 공격 등 결사항전에 나서면서 에너지 가격도 급등하고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도 커졌다.

이런 가운데 일부 서방 국가들은 미국과의 연대를 강화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중국·러시아 등 전체주의 국가들은 이란을 두둔했다

유럽 등 서방 세력은 이란의 무력 도발을 규탄하는 데 집중했으며, 러시아∙중국은 미국의 일방적 패권 행위를 비난했다.

영국은 이란의 미사일 저장시설을 파괴하고 보복능력을 약화시키기 위해 미군의 제한적·방어적 목적의 영국 군사 시설 사용을 허가했다.

중국은 미국의 사전 통보 없는 일방적 공격, 그리고 이란 최고지도자 피살을 강력히 규탄하며 지역 안보를 위협하는 미국 군사 작전의 즉각적인 중단을 촉구했다.

러시아는 하메네이 피살에 대해 주권국 지도자에 정치적 암살이라며 국제법 위반을 주장했다.

■ 미-이란 전쟁, 당장 끝나지 않을 전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군사작전이 최소 4~5주간 이어질 수 있다며 장기전 가능성을 공식화했다. 필요할 경우 그보다 더 오래 지속할 준비가 돼 있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 2일 백악관에서 열린 명예훈장 수여식 연설에서 "당초 (이란과의 전쟁이) 4~5주 걸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그보다 더 오래 지속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며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상관없다. 무엇이든 우리는 해낼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군사작전을 개시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 행사에서 직접 연설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앞서 두 차례 소셜미디어를 통해 영상 메시지를 발표하고 언론 인터뷰에 응했지만 공식 석상 발언은 자제해왔다.

이날 발언은 전쟁 수행 의지와 함께 초기 작전 성과에 대한 자신감을 강조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트럼프는 "우리는 이미 예상했던 시간표보다 상당히 앞서 있다"며 "군 지도부를 제거하는 데 4주를 예상했지만, 알다시피 그 작업은 약 1시간 만에 완료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 함정 10척을 격침했고 그 함정들은 바다 밑바닥으로 가라앉았다. 이란이 새롭고 성능이 꽤 좋은 미사일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도 함께 파괴하고 있다"고 했다.

미국이 단순한 공습을 넘어 이란의 해상 전력과 미사일 생산 기반까지 타격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한 것이다.

같은 날 트럼프는 CNN 인터뷰에서도 "우리는 그들을 강하게 공격하는 것을 아직 시작조차 하지 않았다. 큰 것이 곧 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충돌 과정에서 이란이 바레인, 요르단, 쿠웨이트,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등을 공격한 점이 가장 놀라웠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소셜미디어를 통해 교전 과정에서 미군 장병 4명이 전사한 사실을 확인하며 "영웅적인 장병들의 희생을 깊이 애도한다"고 밝혔다.

트럼프가 ‘4~5주’라는 구체적 시간표를 언급한 가운데 글로벌 금융시장도 상당한 변동성을 각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미-이란 전쟁, 급등한 유가와 불안정한 에너지 가격의 미래

미국-이란 전쟁 발발 후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려고 하는 어떤 선박도 공격받을 것이고 경고했다.

호르무즈 해협이 폐쇄되고 중동 지역의 원유 관련 시설들마저 타격을 받으면서 일단 유가, 가스 가격 등은 급등했다.

2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 대비 4.21달러(6.28%) 급등한 배럴당 71.23달러를 기록했다. 장중 한때 12% 이상 상승해 75.33달러까지 가면서 작년 6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4.87달러(6.7%) 오른 배럴당 77.74달러에 거래됐다. 장중 한때 13% 급등해 배럴당 82.37달러까지 가면서 지난해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번 사태로 천여가스 가격이 40% 급등하는 등 에너지 가격의 움직임들은 불안하다.

각 기관별 전망들도 나뉘고 있다.

일부에선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원유 수출 중단과 여유생산능력 무용화 등 이중 공급 충격(dual supply shock)이 가시화됐다며 크게 우려하는 중이다. 유조선 운항 중단 사태가 계속될 경우 국제유가가 100불을 넘을 수 있다는 우려들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반대 쪽에선 여전히 공급이 많은 상황에서 이번 사태로 인한 유가 상승룸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 미-이란 전쟁, 급등한 금리와 덜 타격 입은 주가...일단 인플레 우려가 먼저

미국과 이란 전쟁 장기화 우려가 확산되고 유가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재점화 우려가 커지자 금리가 크게 뛰었다.

그간 국제 전쟁 발발시 안전자산선호가 먼저 작용하고 이후 물가에 대한 우려가 반영되는 경우도 많았으나, 이번엔 장 초반부터 미-이란 전쟁 장기화 가능성 속에 원유 등 에너지 불안이 금리시장을 휘감았다.

2일 미국채10년물 금리는 2일 8.75bp 뛴 4.0360%, 국채2년물은 9.90bp 상승한 3.4770%를 나타냈다.

반면 뉴욕 주가지수는 2일 장중 낙폭을 만회하고 올라왔다. 유가 급등에 힘입은 에너지주 강세와 대형 기술주 저가매수, 방산주 상승 덕분이었다. S&P500은 2.74포인트(0.04%) 높아진 6,881.62, 나스닥은 80.65포인트(0.36%) 오른 22,748.86을 나타냈다.

달러가격은 안전자산선호로 급등했다. 미국-이란 전쟁이 발발해 인플레이션 우려가 재점화되자 금리인하 지연 전망도 강화되면서 달러인덱스 상승을 지지했다.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1.04% 높아진 98.63에 거래됐다.

국내 금융가격변수도 이 연장선에서 일단 반응하는 중이다.

국내에서도 국고3년 금리가 3.1%를 넘는 등 금리가 속등했다. 주식시장에선 코스피지수가 장중 2% 넘게 하락하는 중이지만 코스닥은 오히려 2% 가까이 속등하기도 했다.

달러/원 환율은 글로벌 안전자산선호와 달러인덱스 상승을 반영해 20원 넘게 급등해 1,460원을 넘어섰다.

■ 미-이란 전쟁, 사태 전개에 따라 금융 가격변수 흐름 달라질 수 있어

금융시장은 이번 전쟁이 얼마나 빨리 끝날지, 또 에너지 인프라가 얼마나 타격을 입을지 등을 주시하고 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주식 전략가는 "이번 사태는 단순 지정학적 이슈 부상보다 한 단계 높은 리스크로 평가된다. 그 이유는 전이 경로 때문"이라며 "지정학 이벤트는 통상 위험자산 약세-안전자산 강세로 전형적 리스크오프로 흡수되지만 이번 충돌은 에너지·물류 인프라로 확장되는 양상"이라고 진단했다.

사우디 최대 정유시설인 Ras Tanura의 가동 차질 보도, 카타르 LNG 생산 중단, 유럽 가스 및 디젤 급등 등은 시장 우려가 원유 가격 레벨에서 나아가 공급·수송 체계로 확대됐음을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노 전략가는 "법적 ‘호르무즈 봉쇄’ 선언이 없더라도 전쟁 위험 보험이 중단되거나 급등하면 선박은 통과를 회피하며, 선박 회피는 우회 운항과 대기를 낳는다"면서 "운임 상승과 물류 병목을 통해 실질적 공급 축소 효과를 만든다. 유가는 뉴스 반응을 넘어 기대인플레를 자극하는 구조 변수로 이동한다"고 덧붙였다.

이경민 대신증권 주식 전략가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사살하는 사상 유례없는 공격을 단행하며 중동정세가 전면전 양상으로 돌입했다"면서 "하지만 현재로서는 단기간, 즉 1개월 이내에 상황이 진정되고 마무리될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이 전략가는 "2010년 이후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국면의 주식시장 영향은 약화됐다. 글로벌 금융시장, 주식시장의 단기 변동성 확대는 감안해야겠지만 이번 사태를 확대해석하거나 막연한 공포심리에 사로 잡히는 것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 펀더멘털 훼손이 없는 수준에서 상황이 종료될 경우 주식시장은 빠르게 상승추세를 재개해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사태 장기화와 원유 공급망 안정성 훼손으로 유가가 급등할 경우 장기적 경기 악영향도 불가피하다고 했다.

채권시장은 일단 인플레이션 우려에 긴장했다. 유가가 작년 6월 이후 최고치로 속등했기 때문이다.

채권 투자자들은 특히 이번 사태로 안전자산선호보다는 인플레 우려가 먼저 작동하는 것을 보고 긴장했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전쟁이 나면 일단 안전자산선호로 채권이 강해지는 게 일반적 수순이지만, 이번엔 물가 영향이 부각되며 오히려 채권이 약했고 주식은 덜 밀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란이 인근 국가들의 원유 시설을 타격하고 있어 주목된다. 환율도 급등한 상황이서 국내 채권은 일단 경계감이 높다"고 했다.

하지만 경기 영향 등을 감안할 때 금리시장이 인플레 우려를 과하게 반영할 필요는 없다는 주장도 보인다.

문홍철 DB증권 채권 전략가는 "이번 사태는 당장 유가와 달러에는 상방, 금리에는 하방 재료 "라며 "불확실성 확대는 경제에 불리한 방향으로 작용할 것이며 디플레이션을 강화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달러/원 환율은 불확실성 하에서 단기적으로 상방 압력이 있지만 미국의 고용, 물가 둔화 및 한국 수출 호조 등의 요소들은 꾸준히 환율 하락을 시시한다. 환율 상승시마다 달러 매도 대응을 추천한다"고 했다.

이어 "과거 지정학 이슈에서 유가는 단기 급등 후 하향안정되던 패턴이 있다. 그 이유는 지정학 긴장이 경제에 부정적이어서 결국 원유 수요 둔화를 가져오기 때문"이라며 "국내외 금리엔 하락 재료로 작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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