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6-02-12 (목)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한은이 채권시장에 준 설 명절 선물...시장국장의 예상치 못한 금리시장 구두개입

  • 입력 2026-02-12 14:46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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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2시40분 현재 국고채 금리와 국채선물, 출처: 코스콤 CHECK

자료: 2시40분 현재 국고채 금리와 국채선물, 출처: 코스콤 CHE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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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한국은행 금융시장국장이 방송에 나와 '금리 높다'는 발언을 하면서 많은 채권시장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덕분에 금리는 외국인의 대규모 국채선물 매도, 주가 급등에도 불구하고 하락했다.

코스피는 장중 5,500선을 넘어서고 외국인은 3년 선물을 1.5만개 넘게 순매도했다.

최근 국고3년이 3.25%, 국고10년이 3.75%를 넘어섰을 때 채권시장 사람들 사이엔 '과도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내외 환경이 만만치 않아 조심스러워하는 모습들이 많았다. 그런데 한은 국장이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 등장했다.

채권시장은 연이틀 금리 레벨을 낮추면서 강세를 보인 뒤 이날 설 연휴를 앞두고 한국 국장이 준 구두개입 선물에 더 달렸다.

A 증권사의 한 채권중개인은 "한은 국장이 왜 방송에 나와서 금리 높다고 했는지 의심스럽다"면서 "여하튼 덕분에 채권매수자들은 뜻하지 않은 설 명절 선물을 받았다"고 말했다.

■ 한은 국장이 채권시장에 준 명절 선물

한국은행은 최근 급등한 국고채 금리 수준에 대해 '다소 과도하다'고 공식 평가하며 시장 동향을 면밀히 점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기준금리와의 괴리가 커진 상황에서 장기금리 쏠림이나 과도한 변동이 나타날 경우 대응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최용훈 한국은행 금융시장국장은 12일 MBC 라디오에 출연해 "기준금리가 2.5%인데 국고채 3년물 금리가 3.2%를 웃돌고 있어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며 "과거 경험상 기준금리 대비 3년물 금리는 2% 후반에서 움직이는 것이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경기와 물가가 물가안정목표나 잠재성장률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지금의 시장금리는 다소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최근 금리 상승 배경으로는 통화정책 경로에 대한 시장의 선반영과 자금 흐름 변화가 지목됐다.

최 국장은 "통상 기준금리를 인하한 뒤에는 장기간 동결 기조를 유지하다 상당 기간이 지난 후 인상을 검토하는 흐름이 일반적이라는 인식이 시장에 반영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주식시장이 활황을 보이면서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이동하고 채권시장에서 이탈하는 요인도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은은 특히 정책 기조와 괴리된 높은 금리 수준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 향후 되돌림 과정에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최 국장은 "장기금리 역시 채권시장 내 쏠림이나 과도한 움직임이 있는지 면밀히 살펴보고, 필요하면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연말·연초 한국은행의 RP 매입이 시중 유동성을 과도하게 늘려 원화 약세를 초래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명백한 오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RP 매입은 만기가 짧아 일정 기간 후 자동으로 반대 거래가 이뤄지는 구조"라며 "누적 거래액을 단순 합산해 유동성 공급 규모를 평가하는 것은 실제 시장 유동성과 큰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매주 10만원을 빌렸다가 상환하고 다시 10만원을 빌리는 것을 1년 반복한다고 해서 520만원을 빌린 것으로 볼 수는 없다. 실제 순공급 규모를 봐야 한다"면서 국민계몽에 나서기도 했다.

■ 채권시장, 너무 높은 금리에 불편함 느낀 한은에 주목


시장에서는 한은이 직접적인 정책 신호를 내기보다는 시장금리 급등에 대한 경계감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해석도 보였다.

기준금리와의 괴리가 확대된 상황에서 금리 변동성이 과도하게 커질 경우 유동성 관리나 시장안정 조치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B 증권사 한 채권중개인은 "외국인 선물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음에도 한은 인사의 시장 심리 안정 유도 발언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면서 "일본 재무성의 환시 구두개입 영향 속에 연휴 캐리 매수 기대도 유지되고 있다"고 풀이했다.

C 증권사 딜러는 "연이틀 장이 강세를 보일 때 혹시 금리가 고점을 찍고 내려오는 중 아닌가 생각도 했었다"면서 "때 마침 한은이 고금리 제어에 나섰다"고 말했다.

D 딜러는 "한은 국장이 맞는 말 했다"면서 "그간 시장금리가 겁을 먹고 기준금리 인상까지 적극 반영하고 급등하니 정책당국 차원에서 시정할 필요성을 느꼈던 것 같다"고 해석했다.

그는 "국고10년 3.75%를 1차 저항, 3.85%를 2차 저항으로 보고 있었는데, 금리는 일단 3.75%에서 맞고 떨어졌다. 이 흐름에 한은이 더욱 힘을 실어준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이젠 밀리면 사자 분위기가 조금 더 우세해질 것으로 본다. 금리 추세 전환까지는 모르겠으나 적어도 일방적으로 밀리는 장세에선 탈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한은 국장의 '가격변수 직접개입' 비판의 목소리도 높아

하지만 한국은행 국장이 '안 쓰던 초식'을 구사하면서 비판하는 목소리도 꽤 나왔다.

금리시장에 직접 구두개입을 하자 당혹해 하는 모습도 보인다.

채권시장을 둘러싼 대내외 분위기에 부담스러워 하던 매매자나 숏 플레이어들은 갑작스런 한은 국장의 가격 변수 개입에 화를 내기도 했다.

E 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한은 국장이 방송에 나와서 어이없는 말을 했다. 총재도 아니고, 국장이 나와서 가격변수에 직접 개입하는 모습은 거의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에 영향을 주는 멘트를 아무렇지도 한 것이 의심스럽다"면서 "채권시장 일부 딜러들과 협잡을 한 것인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F 시장 관계자는 "일개 국장이 방송에 나와서 저 정도 발언을 하는 것은 월권 아닌가"라며 "한은 내부 상층부와 협의된 게 아니라면 호출을 당할 것 같다"고 말했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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