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이재명 대통령 페이스북

(장태민 칼럼) 대통령과 시장의 계속되는 매입임대 논쟁
이미지 확대보기[뉴스콤 장태민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재차 등록 임대주택에 대한 제도 개편 필요성을 거론했다.
대통령은 그러면서 임대사업자의 특혜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대통령은 8일 '건설임대가 아닌 매임임대를 계속 허용할지에 대한 의견을 묻는다'고 밝힌 뒤 9일 다시 다주택자 규제 가능성을 거론했다.
■ 대통령, 일단 '과도한 등록임대 특혜' 폐지 필요성 제안
이 대통령은 9일 자신의 X에 "서울 시내 등록 임대주택 30만호(아파트 약 5만호)는 취득세, 재산세, 종부세 감면과 영구적 다주택 양도세 중과 제외라는 특혜를 받는다"면서 "의무임대기간이 지나면 재산세, 종부세 감면혜택은 사라지지만 '다주택 양도세 중과 제외' 특혜는 계속된다"고 비판했다.
같은 다주택인데 한 때 등록임대였다는 이유로 영구적으로 특혜를 줄 필요가 있냐는 의견도 있다고 했다.
대통령은 "의무임대에 대한 보상은 임대기간 동안의 취득·보유·재산세 감면에 임대 종료 후 일정기간의 양도세 중과 제외로 충분하지 않냐는 것"이라며 "일정기간 처분기회는 줘야겠지만 임대기간 종료 후 등록임대주택에 대한 각종 세제도 일반 임대주택과 동일해야 공평하겠느냐"고 했다.
특히 등록 임대주택에 대한 양도세 중과 제외 특혜는 즉시 폐기시 부담이 너무 크므로 일정기간(예를 들어 1년)이 지난 후 없애거나 점차적으로 폐지(1년~2년은 특혜 절반 폐지, 2년 지나면 특혜 전부 폐지 등)하는 방안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대상을 아파트로만 한정하자는 의견도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이 등록임대를 손 볼 수 있다고 시사한 이유는 주택 매물을 끌어내기 위한 것이다.
대통령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집을 여러채 가지든, 금값의 초고가 주택에 살든 기본적으로 자유지만, 그로인해 파생된 사회문제에 대해 일정부분 책임은 지워야한다"면서 "의무임대기간과 일정한 양도세 중과 제외 기간이 지난 등록임대 다주택이 일반 다주택처럼 시장에 나오면 수십만호 공급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제 대체투자수단이 없는 것도 아니니 생각을 바꿀 때도 됐다"고 말했다.
'등록임대'는 지자체와 세무서에 주택임대사업자 등록을 한 임대로, 집주인은 임대료 규제 등 의무을 지는 대신 세제 등의 혜택을 누린다.
등록임대를 택한 집주인은 임대료를 5% 이상 올릴 수 없고 10년 동안 마음대로 집을 팔 수 없으며, 임차인 보증금 보호를 위해 보증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대신 종부세 합산 배제, 양도세 중과배제 등 세금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세입자의 경우 안정적인 거주와 낮은 임대료 상승, 그리고 보증금의 안전한 유지란 장점을 누릴 수 있다.
일반 미등록 임대는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보는 전월세 계약이다. 계약 갱신시에만 5% 제한이 있으며, 임대기간은 최소 2년(계약갱신청구권 사용시 4년)이다.
문재인 정부는 2017년 '임대주택 등록 활성화 방안'을 통해 집부인들에게 적극적인 등록을 이끈 바 있다. 문 정부는 당시 집주인이 마음대로 임대료를 올리지 못하게(연 5% 이내) 묶어두고, 긴 기간(당시 4~8년, 현재 10년) 동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공공주택 같은 민간주택'을 내걸었다.
이제 이재명 대통령이 다시 한번 등록임대제도 개편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매물이 나오게 해 집값을 낮추려는 시도다.
■ 대통령, 다주택 아파트 4만호 매물에 '눈독'
이 대통령은 이후 전날 늦은 밤에도 다시 매입임대주택 문제를 거론했다.
특정 기사를 링크하면서 '서울에서 나올 수 있는 매물'을 고려하는 모습이었다.
대통령은 "매입임대 주택 중 아파트는 16%(10만7,732호)에 그치고 이 중 4만2,500호 정도가 서울에 있다고 한다. 서울시내 아파트 4만 2,500세대가 적은 물량은 결코 아니다"라고 적었다.
그는 "다주택인 아파트 42,500호가 양도차익을 누리며 무기한으로 버티지 않고, 다주택 양도세 중과를 피해 매물로 나오면 집값 안정 효과가 미지수일 것 같지는 않다"고 했다.
대통령은 일단 서울에 있는 4만호 남짓한 아파트를 매물화시키면 집값 하락을 이끌 수 있다고 보는 듯했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전국 민간임대주택(134만9,121호) 중 매입임대주택은 71만7,466호로 절반이 약간 넘는다. 아파트는 16%인 10만 7,732호이며, 아파트 중엔 4만 2,500호 가량이 서울에 있다.
■ 서울 매입임대, 이 물량 나오게 하면 앞으로 임대 물량은?
임대사업자들을 압박해 이들이 보유한 매물이 나오게 하면 서울 집값이 하락 압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지금 서울에서 문제가 되는 아파트는 임대사업자들이 '주로' 취급하는 물건이 아니다.
실제 서울에서 아파트를 대거 보유한 채 임대사업을 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임대사업자가 공급하는 서울 임대주택 34만 8천호 중 아파트는 5만 6,700여 호다. 이 가운데 매입형 민간 임대 아파트는 약 60~70%인 3-4만 호 수준으로 추정된다. 등록 임대주택 중 18만 7천 호 정도는 다가구·다세대·연립주택이다.
사실 2020년에 '아파트' 등록 임대사업자 제도는 폐지됐다. 이후 등록 임대 물량의 대부분은 원룸, 빌라,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다.
현재 서울 집값 급등의 가장 큰 주체가 아파트인데, 비아파트 위주로 사업을 하는 입대사업자를 압박하는 것은 뭔가 어색하다.
시장에선 또 정부가 임대사업자들을 압박해 임대주택 물량 자체를 급하게 줄여버리면 '집을 살 능력이 없는' 임차인이 가장 큰 피해자가 될 수 밖에 없다는 우려들도 보인다.
정책을 잘못 사용하면 서민 주거를 위협해 전세, 월세 난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 현실적으로 서울에선 민간 재개발·재건축이 공급 중심 돼야
대통령은 서울에 있는 4만호의 매입 임대 아파트가 시장에 나오면 공급에 상당한 도움이 되는 것처럼 보는 듯하다.
하지만 4만호 물량이 모두 나오게 하는 데 성공하더라도 '한 번에 끝나 버릴' 이 물량으로 서울의 공급 문제를 해결하긴 어려워 보인다.
주택은 계속해서 꾸준히 공급이 돼야 한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공급되는 물량은 사람들이 원하는 양질의 주거수단인 아파트여야 한다.
그리고 현실적으로 민간이 중심이 돼야 한다.
정답은 많은 정부 관계자들이 미신에 빠져있는 '공공임대' 공급이 아니라, 민간의 재개발·재건축이어야 한다.
전날 서왕진 조국혁신당 원내대표는 국회비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장기 공공임대주택 비중을 대폭 늘리면 주거 안정성이 보장된다. 공공이 시장의 든든한 공급 주체가 되면, 민간 시장의 비상식적 가격 거품도 통제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주택 공급 형태도 사회주택과 협동조합형 주택, 지분 공유형, 지분 적립형 등 다양하게 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많은 정치인들이 펼치는 이런 식의 주장은 현실을 모르는 유토피아적 발상일 뿐이다.
여러 정치인들이 수십년간 '공공임대'를 예찬해 왔으나 평범한 사람들은 공공임대를 좋아하지 않았으며, 한국 재정도 그렇게 한가하지 않다.
2024년 통계청 기준 전체 임대주택 가운데 민간임대 비중은 86.7%다. 반면 공공임대는 8.5%에 불과하다.
정부가 '공공'을 강조하지만 전·월세 시장의 대부분을 민간이 떠받치고 있는 것이다. 재무구조가 좋지 않은 LH에 세금을 집중 투입해 끝도 없이 임대주택을 만들어내라고 다그치는 것도 옳지 않다.
지금과 같은 부동산 시장의 현실을 무시하고 매입임대를 대폭 축소하거나 폐지할 경우 전월세 공급 위축이 나타나 임대료가 더욱 뛸 위험을 간과할 수 없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