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보) 트럼프, 약달러 용인 시사..."달러 아주 잘하고 있다"
이미지 확대보기[뉴스콤 김경목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가파른 달러 약세에도 불구하고 달러 가치 하락을 우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장에서는 이를 사실상 ‘약달러 용인’ 메시지로 받아들이며 달러화 매도 흐름이 한층 강화됐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아이오와에서 기자들과 만나 달러 가치가 4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데 대해 우려하느냐는 질문에 “아니요. 아주 좋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우리가 하는 사업을 보라”며 “달러는 아주 잘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달러가 스스로 제 수준을 찾아가게 하고 싶다”며 “그게 가장 공정한 일”이라고도 말했다. 다만 “달러를 요요처럼 오르내리게 할 수는 있지만, 그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중국과 일본을 거론하며 “그들은 계속 통화 가치를 절하하려 했다”며 아시아 국가들의 통화정책을 비판했다.
이 같은 발언은 달러 가치가 나흘 연속 하락하며 약 4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내려온 가운데 나왔다. 최근 외환시장에서는 미국과 일본 당국이 엔화 가치 방어를 위해 공동 개입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확산되면서 달러 약세 압력이 커지고 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전해진 이후 달러 하락세는 더욱 가팔라졌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ICE 달러지수(DXY)는 장중 한때 95선까지 밀리며 2022년 2월 이후 처음으로 해당 수준을 기록했다. 뉴욕증시 마감 무렵에도 달러지수는 95.86으로 전장 대비 1.2% 하락했다.
아시아 외환시장에서도 달러 약세가 이어졌다. 한국시간 28일 오전 기준 엔/달러 환율은 152엔대로 하락(엔화 강세)했고, 원/달러 환율 역시 1430원대로 내려섰다.
시장에서는 달러 약세의 배경으로 복합적인 요인을 지목하고 있다.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독립성 훼손 우려, 트럼프 행정부의 그린란드 병합 시도, 미국의 재정적자와 공공부채 확대, 정치적 불확실성 등이 맞물리며 달러화 자산에 대한 신뢰가 약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월가 안팎에서는 이른바 ‘셀 아메리카’ 혹은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 논란도 재점화되고 있다. 달러 약세와 함께 금값이 강세를 이어가는 점 역시 이러한 흐름을 반영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미 상원 민주당이 국토안보부 예산안에 문제를 제기하며 연방정부 셧다운 가능성이 다시 거론된 점도 정책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특히 미·일 당국의 엔화 방어 개입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주요 매체들은 최근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외환시장 딜러들과 달러·엔 환율 동향을 점검하며 시장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보도했다. 미 재무부와 뉴욕 연은은 이를 공식 확인하지 않았지만, 경계감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는 평가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달러 강세를 중시해 온 기존 미국 정부의 기조와는 결이 다르다는 점에서, 향후 환율 정책을 둘러싼 논란을 더욱 키울 가능성도 제기된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달러 약세 흐름과 함께 외환·금리·원자재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