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보) 대통령 “환율 한두 달 지나면 1400원 전후…한국만의 문제 아냐”
이미지 확대보기[뉴스콤 김경목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최근 원·달러 환율이 1480원을 상회한 데 대해 “한두 달 정도 지나면 1400원 전후로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며 “현재 환율은 대한민국만의 독특한 현상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3시간 동안 진행된 2026년 신년 기자회견 ‘함께 이루는 대전환, 모두 누리는 대도약’에서 환율·부동산·주식시장·퇴직연금·산업정책 등 경제 전반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외환시장은 기본적으로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된다”며 “원화 환율은 엔·달러와 연동되는 측면이 있고, 일본과 비교하면 우리 통화는 상대적으로 덜 평가절하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 기준에 맞추면 1600원대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며 “엔화 대비로 보면 원화는 잘 견디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정책을 발굴해 환율 안정에 노력하겠지만, 대한민국만의 정책으로 환율을 단기간에 되돌리기는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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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쏠림이 한국 경제 왜곡…자산 흐름 주식시장으로 돌릴 것”
이 대통령은 부동산 문제를 구조적 위험요인으로 지목했다. 그는 “평균 노동자가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15년을 모아야 집을 살 수 있는 수준”이라며 “한국은 투자자산 대부분이 부동산에 몰린 드문 나라”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근본 해법은 수도권 집중 완화와 자산 배분 구조에서 부동산 비중을 줄이는 것”이라며 “유용한 금융자산이자 생산적 영역인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흐르도록 정책적으로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택 정책과 관련해선 “투기적 수요는 바람직하지 않다. 집은 필수재”라며 “공급 확대 방안을 곧 발표하되, 계획이 아니라 인허가·착공 기준으로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세제 규제에 대해서는 “가급적 자제하는 게 바람직하지만 사회적 문제가 될 정도라면 세제 수단을 동원하지 않을 수 없다”고 여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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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주식시장, 지표상 명백한 저평가…지배구조·불공정 바로잡겠다”
주식시장에 대해서는 ‘저평가 해소’를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의 PBR은 저개발 국가보다도 낮다”며 “북한 리스크, 주가조작, 지배구조 문제, 정치 리스크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발생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주가조작을 하면 집안이 망한다는 걸 보여주겠다”며 “지배구조 리스크와 평화 리스크를 관리하면 주가는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코스피 전망과 관련해선 “나는 ‘5천 간다’고 말한 게 아니라 ‘5천을 바라본다’고 했다”며 “AI 등 예측하지 못한 요소들이 시장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주식은 본인 책임하에 신중히 해야 한다”며 “언제 떨어질지는 나도 모른다”고 투자 위험성도 함께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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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산업정책 “기금화는 선택지 중 하나…강제는 불가능”
퇴직연금 개편 논의에 대해 이 대통령은 “정부가 국민의 해외주식을 강제 매각한다는 이야기는 가짜뉴스”라며 “사회주의 국가도 그렇게 못 한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문제는 낮은 수익률”이라며 “통상 7~8% 수익이 가능한데 퇴직연금은 1%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금화도 대안 중 하나일 뿐이며, 당사자가 원하지 않으면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산업정책과 관련해서는 “AI는 전기를 많이 쓰는 산업”이라며 “재생에너지가 풍부한 지역으로 산업 입지가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반도체 관세 이슈에 대해서는 “하나하나에 일희일비하면 중심을 못 잡는다”며 “관세 인상은 결국 미국 물가에 전가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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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은 지방에서…창업 중심 경제로 전환”
이 대통령은 경제 성장 전략의 방향으로 ‘지방 주도 성장’과 ‘창업 중심 사회 전환’을 제시했다. 그는 “대한민국은 더 이상 후발주자가 아니다”며 “자원과 역량을 재배치해 성장 지도를 다시 그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취업 중심 사회는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며 “스타트업과 벤처가 K자형 성장을 극복하는 주역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기자회견에서 이 대통령은 환율·부동산·주식·연금·산업 정책 전반에 걸쳐 “탈이념·탈정쟁의 실용 경제”를 기조로 내세우며, 구조 개혁을 통한 중장기 체질 개선에 방점을 찍었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