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김경목 기자] 한국은행이 네이버와 손잡고 금융·경제에 특화된 소버린 인공지능(AI)을 자체 구축했다. 중앙은행이 내부망에 독자적인 AI 시스템을 구축한 것은 글로벌 중앙은행 가운데 처음이다.
한국은행은 21일 “네이버와의 민관 협력을 통해 금융·경제 특화 소버린 AI인 ‘BOKI(Bank of Korea Intelligence)’를 자체 구축했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이날 서울 중구 한국은행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한국은행·네이버 공동 AX 컨퍼런스」를 통해 BOKI를 공식 공개했다.
BOKI는 네이버가 제공한 클라우드 인프라와 대규모언어모델(LLM)을 기반으로, 한국은행이 금융·경제 분야에 특화된 AI 애플리케이션을 직접 개발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외부와 완전히 분리된 한국은행 내부망(on-premise)에 구축된 소버린 AI로, 데이터 주권과 보안을 동시에 확보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날 컨퍼런스에서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환영사와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의 개회사에 이어,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이 ‘AI G3를 위한 K-AI 정책방향’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다. 이후 BOKI 구축 경과와 주요 서비스가 소개됐으며, 국내 AI 분야의 저명 학자와 전문가들이 공공·금융 부문 AX(인공지능 전환) 정책 방향과 실천 방안을 놓고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했다.
한국은행은 2020년부터 AI·머신러닝(ML) 등 디지털 신기술을 활용한 조사·연구 고도화와 데이터 거버넌스 체계 정립을 추진해 왔다. BOKI 개발은 2024년부터 본격화돼 약 1년 반 동안 내부 자료 디지털화, 네이버 하이퍼클로바X 모델 설치, AI 서비스별 애플리케이션 개발 등의 과정을 거쳐 완성됐다.
BOKI는 한국은행의 주요 업무를 지원하는 5개 핵심 서비스(필러)로 구성됐다.
연구 지원 기능인 ‘BOKI.ra(Research Assistant)’는 행내외 조사·연구 자료를 바탕으로 질의응답을 제공하며, ‘BOKI.ca(Compliance Assistant)’는 내부 규정과 지침을 근거로 정확하고 맞춤형 답변을 제시한다.
또 ‘BOKI.da(Document Assistant)’는 문서 요약·비교·분석을 수행하고, ‘BIDAS.ai’는 한국은행의 종합 데이터 플랫폼과 연계해 자연어 기반 데이터 검색과 분석을 지원한다. ‘BOKI.tr(Translator)’는 한국은행이 생산·공표하는 자료를 다국어로 번역하는 기능을 맡는다.
한국은행은 BOKI 도입을 통해 업무 처리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고, 방대한 내부 지식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정책 의사결정의 질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직원들의 AI 활용 역량 강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한국은행은 소버린 AI 구축과 함께 공공부문 최초로 추진 중인 ‘망 개선 사업’을 병행하고 있는 기관으로, BOKI 구축 사례를 공공부문 디지털 혁신의 대표적 모범사례(Best Practice)로 정리해 유관기관과 공유할 계획이다.
한국은행은 향후 내부 활용을 넘어, BOKI 구축 과정에서 정비한 데이터와 금융·경제 특화 언어모형을 통계·데이터 활용 서비스와 금융·경제 이해 증진 등 대국민 서비스로 확대 적용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할 방침이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