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6-02-11 (수)

(상보) 덴마크 연기금 "월말까지 미국채 전량 매도...미국의 열악한 재정 탓"

  • 입력 2026-01-21 07:03
  • 김경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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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김경목 기자] 덴마크의 주요 연기금이 보유 중인 미국 국채를 전량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그린란드 병합 압박과 맞물리며, 미국의 재정 건전성과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유럽 자본의 경계심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CNBC 등에 따르면 덴마크 교사·학계 직역 연기금인 아카데미커펜션(AkademikerPension)은 보유 중인 약 1억달러 규모의 미국 국채를 이달 말까지 전량 매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카데미커펜션의 안데르스 셸데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번 결정의 핵심 배경으로 미국 정부의 재정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지목했다. 그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기본적으로 신용도가 좋은 국가라고 보기 어렵고, 미국 정부의 재정은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 연기금은 교사와 연구자 등 전문직 종사자들의 노후 자금 약 250억달러(약 37조원)를 운용하고 있다. 셸데 CIO는 “미 국채를 보유해 온 유일한 이유는 유동성과 리스크 관리 차원이었다”며 “우리는 이제 그에 대한 대안을 찾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매각 결정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병합 위협과 직접적인 정치적 대응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지만 “미국과 유럽 간 갈등 상황이 결정을 더 어렵게 만들지는 않았다”고 덧붙여 간접적인 영향은 인정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조치가 규모 면에서는 제한적이지만, 상징적 의미는 작지 않다고 평가하고 있다. 1억 달러는 글로벌 채권시장에서 미미한 수준이지만 미국의 핵심 동맹국 연기금이 공개적으로 미 국채를 ‘신뢰 자산’에서 제외했다는 점이 투자자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 영유권 문제를 둘러싸고 덴마크를 압박하며, 유럽 국가들에 최대 25%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언급한 이후 나왔다. 덴마크 정치권과 시민사회는 이를 국제법과 동맹 질서를 훼손하는 행위로 규정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례가 유럽 연기금과 국부펀드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무디스가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1로 강등한 이후, 유럽 기관투자자들 사이에서 미 국채 비중 축소를 정당화할 명분이 쌓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의 창립자 레이 달리오는 최근 다보스포럼에서 “무역 전쟁의 이면에는 결국 자본 전쟁이 있다”며 “미국이 안정적인 파트너로 인식되지 않는 순간, 미국 부채를 사려는 수요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다만 반론도 존재한다. 일부 글로벌 운용사들은 덴마크 연기금의 이번 조치를 정치적·상징적 성격이 강한 사례로 평가하며 단기적으로 미국 금융시장의 펀더멘털이 훼손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결정은 미 국채가 더 이상 ‘절대적 안전자산’으로만 인식되지 않는 시대가 도래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는 점에서, 글로벌 금융시장에 던지는 메시지는 결코 가볍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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