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보) 덴마크, 그린란드에 대규모 병력 추가 파병 - FT
이미지 확대보기[뉴스콤 김경목 기자] 덴마크가 자치령인 그린란드에 전투 병력을 추가 파병하며 북극 지역에서의 군사적 존재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 병합 구상을 공개적으로 압박하는 가운데, 덴마크와 유럽 동맹국들이 안보 대응 수위를 단계적으로 높이는 모습이다.
19일(현지시간) 덴마크 방송 TV2는 국방부 소식통을 인용해 덴마크군이 그린란드에 “상당한 규모”의 전투 병력을 추가로 배치했다고 보도했다. 새로 파견된 병력은 그린란드 서부의 전략적 거점인 칸게를루수악에 도착했으며, 페터 보이센 덴마크 육군 참모총장이 현지 점검을 위해 동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덴마크 북극사령부에 따르면, 이미 지난주 수도 누크에 약 100명의 병력이 배치됐고 비슷한 규모의 병력이 칸게를루수악에도 순차적으로 투입됐다. 이들은 덴마크가 주도하는 북극 군사 훈련인 ‘북극 인내(Arctic Endurance)’ 작전에 참여하며, 핵심 인프라 보호와 혹한 환경 작전 수행 능력을 점검할 예정이다. 해당 훈련에는 스웨덴, 노르웨이, 독일, 프랑스, 영국, 핀란드, 네덜란드 등 나토(NATO) 동맹국들도 참여 의사를 밝혔다.
덴마크의 이번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 병합에 반대하는 유럽 8개국을 상대로 최대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는 가운데 나왔다. 영토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군사·통상 영역으로 동시에 확산되면서, 나토 내부에서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외교적 대응도 병행되고 있다. 트뢸스 룬 포울센 덴마크 국방장관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의 나토 본부를 방문해 마르크 뤼터 사무총장에게 그린란드에서 나토 차원의 공식 ‘감시 임무’ 수행을 제안했다. 포울센 장관은 회담 후 “그린란드와 북극 지역의 안보를 강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틀을 동맹 차원에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뤼터 사무총장은 회담 이후 소셜미디어를 통해 “그린란드를 포함한 북극은 나토의 집단 안보에 전략적으로 중요한 지역”이라며 “동맹국들과 협력을 지속하겠다”고 언급했다. 스웨덴과 노르웨이 등 북유럽 국가들도 그린란드 인근 나토 감시 임무 참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덴마크와 그린란드 정부는 유럽연합(EU)에도 외교적 지지를 요청했다.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북극 안보는 대서양 공동의 이익”이라면서도 “관세 위협은 동맹 간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역시 덴마크와 그린란드의 주권 존중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강조했다.
시장과 외교가에서는 이번 덴마크의 병력 증강과 나토 개입 논의가 그린란드 사안을 단순한 양자 갈등이 아닌, 북극을 둘러싼 다자 안보 문제로 격상시키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북극 항로와 자원, 전략적 요충지를 둘러싼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대서양 동맹 내부의 긴장과 재조정 국면이 불가피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