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6-02-11 (수)

(상보) ‘美 그린란드 관세 위협’ EU도 160조 규모 보복관세 검토

  • 입력 2026-01-19 07:47
  • 김경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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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 ‘美 그린란드 관세 위협’ EU도 160조 규모 보복관세 검토이미지 확대보기
[뉴스콤 김경목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 병합 구상을 둘러싸고 유럽 국가들을 상대로 고율 관세 부과를 공식화하면서, 유럽연합(EU)이 최대 160조원 규모의 보복 관세와 초강경 통상 대응 카드 검토에 나섰다. 그린란드를 둘러싼 안보·영토 갈등이 미·유럽 간 전면적인 통상 충돌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덴마크를 포함해 노르웨이, 스웨덴, 프랑스, 독일, 영국, 네덜란드, 핀란드 등 8개 유럽 국가를 지목하며 “그린란드 문제와 관련해 매우 위험한 게임을 벌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들 국가가 미국의 그린란드 병합에 반대하며 현지에 병력을 파견한 점을 문제 삼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국가들에 대해 2026년 2월 1일부터 모든 대미 수출품에 10%의 관세를 부과하고, 같은 해 6월 1일부터는 이를 25%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관세는 “그린란드의 완전하고 총체적인 매입에 대한 합의가 이뤄질 때까지 유지된다”고 못 박았다.

미국은 이미 영국과 EU와의 기존 무역협정을 통해 각각 10%, 15%의 관세를 적용하고 있어, 이번 조치는 기존 합의 위에 추가로 얹히는 사실상의 ‘징벌적 관세’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미·EU 무역협정 자체의 효력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EU는 즉각 반발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EU 27개 회원국 대사들은 18일 브뤼셀에서 긴급회의를 열고, 최대 930억유로(약 159조원)에 달하는 대미 보복 관세 목록을 재가동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해당 목록은 지난해 미·EU 간 무역 협상 과정에서 마련됐으나, 전면 충돌을 피하기 위해 그간 유예돼 왔다.

이와 함께 EU는 ‘통상위협대응조치(ACI·Anti-Coercion Instrument)’ 발동 가능성도 검토 중이다. ACI는 무역을 수단으로 정치적 압박을 가하는 제3국에 대해 서비스, 금융, 투자, 공공조달, 지식재산권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보복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제도로, 2023년 도입 이후 한 차례도 사용된 적 없는 ‘무역 바주카포’로 불린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위협을 “용납할 수 없는 강압”으로 규정하며 ACI 발동을 공식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독일, 프랑스 등 주요국 정치권에서도 “동맹국에 대한 관세 협박은 나토 정신에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다만 EU 내부에서는 대응 수위를 둘러싼 온도 차도 감지된다. 일부 회원국들은 ACI 발동이 미·유럽 관계를 회복 불가능한 수준으로 악화시킬 수 있다며, 우선 외교적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EU 외교 소식통은 “다보스포럼 등 정상 간 회담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출구 전략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 측은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유럽은 그린란드의 안보를 책임질 역량이 없다”며 “대통령은 그린란드가 미국의 일부가 돼야만 안보를 보장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고 밝혔다.

시장 관계자들은 이번 사태를 단순한 관세 갈등이 아닌, 안보·영토 문제와 통상이 결합된 구조적 충돌로 보고 있다. 그린란드를 둘러싼 미국의 전략적 이해와 유럽의 주권·동맹 논리가 정면 충돌하면서, 미·EU 관계가 수십 년 만에 최대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다.

미국의 관세 위협과 EU의 보복 검토가 실제 조치로 이어질 경우, 글로벌 교역 질서와 금융시장에도 상당한 파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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