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보) 한은, 고환율·금융불안 우려에 기준금리 5회 연속 동결
이미지 확대보기[뉴스콤 김경목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15일 올해 첫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했다. 지난해 5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이후 다섯 차례 연속 동결로, 고환율과 금융시장 불안 요인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원·달러 환율이 1500원선을 위협하는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추가로 내릴 경우 원화 약세와 자본 유출, 물가 재자극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이 금통위의 발목을 잡았다. 여기에 수도권 중심의 부동산 가격 상승과 가계부채 부담 역시 동결 결정의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외환당국의 개입과 국민연금의 환 헤지 전략에도 불구하고 다시 상승 흐름을 이어가며 1470원대 후반까지 올랐다. 새해 들어서만 10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외환시장 불안이 지속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속도 조절 가능성과 글로벌 달러 강세 흐름도 환율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다.
환율 상승은 수입물가와 소비자물가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3%로 넉 달 연속 2%대를 유지했다. 국제유가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환율 상승이 물가 하방 압력을 상쇄하면서, 한은의 물가 안정 목표(2%) 달성에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안정 측면의 부담도 여전하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화와 가계대출 관리에도 불구하고 서울 아파트 가격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월 첫째 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18% 오르며 48주 연속 상승했다. 한은으로서는 금리 인하가 부동산 시장 과열을 다시 자극할 가능성을 경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번 금통위 결정은 시장의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다. 코스콤 CHECK에 따르면 금융시장 관계자의 95.8%가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 동결을 전망했다. 채권 전문가 설문에서도 응답자의 90% 이상이 동결을 예상하며, 금리 인하나 인상 가능성은 극히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우세했다.
시장 관심은 금리 결정 자체보다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쏠리고 있다.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 담긴 문구 변화와 소수의견 여부, 금통위원들의 3개월 내 금리 전망, 그리고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기자간담회 발언이 향후 금리 경로를 가늠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일각에서는 근원물가 둔화와 경기 흐름을 고려할 때 하반기 중 금리 인하 여건이 조성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고환율과 부동산, 가계부채 등 금융안정 리스크가 완화되지 않는 한 한은이 당분간 신중한 스탠스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금통위 결정을 두고, 경기 부양보다 금융안정을 우선시하는 한은의 기조가 다시 한번 확인됐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