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 초록색이 CPTPP 가입국, 출처: 위키피디아

(장태민 칼럼) 후쿠시마 수산물과 대통령의 변신...CPTPP가 중요하다
이미지 확대보기[뉴스콤 장태민 기자] '반일주의자'였던 이재명 대통령이 다카이 사나에 총재와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인 뒤 한국의 CPTPP(Comprehensive and Progressive Agreement for Trans-Pacific Partnership,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동시에 일본 측에선 한국이 후쿠시마 수산물을 사줄 수 있다는 기대감도 키우는 듯한 모습이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트럼프의 미국과 시진핑의 중국이 이끄는 '신제국주의 시대'를 맞아 한국과 일본이 경제적 연계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봤다.
오래 전부터 한국이 CPTPP에 가입해 사실상 일본과 FTA를 체결하는 효과를 내는 방안을 준비해야 한다고 봤다.
대통령이 되기 전 '후쿠시마 핵오염수'를 강조하던 이재명 대통령이 다카이치 총리와 적극적인 관계개선에 나서는 모습이 꽤 이상해 보이긴 하지만, 이는 한국의 미래를 위해 옳은 방향이다.
■ 핵오염수 '선전선동'하던 대통령의 놀라운 변신....현실적 선택
이재명 대통령이 13~14일 일본 방문 중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한·일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미중 패권 다툼이 거칠게 일어나는 신제국주의 시대에 한국과 일본은 협조할 필요성이 커 대통령의 이런 인식은 올바르다.
다만 거추장스러운 과거는 정리하고 가는 게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사실 지난 2023년 이재명 대통령은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로서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집회’에 직접 참석한 바 있다.
심지어 일본의 방류를 막겠다며 단식을 마다하는 퍼포먼스를 했다.
당시 이재명 대통령은 당 대표로서 '제2의 태평양 전쟁,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오염수'라는 프레임을 만들어 지지자를 결집 시킨 바 있다.
이랬던 대통령이 어쩌면 후쿠시마 수산물을 사 줄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람이 너무 단시간에 너무 바뀐 것이다!
사실 한때 한국 사회를 뜨겁게 달구고 국민들은 양분시켰던 '핵 오염수 논란'은 선동이 맞았다.
해류의 흐름이란 것을 알고 과학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2023년 당시의 '핵 오염수 주장'이 정치적 목적을 위한 선전선동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따라서 지금 대통령의 변신을 놓고 비판하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한편으로 대통령이 '과거의 잘못된 논리에서 벗어나' CPTPP를 추진하려는 모습에 안도감이 들기도 한다. 물론 과거의 선전선동에 대해 사과를 하면 모양새는 더 좋을 것이다.
농민단체 등의 반대가 눈에 들어오지만, 큰 그림에서 볼 때 한국의 CPTPP 참여는 미중 갈등 국면에서 고전하는 한국경제에 적지 않은 힘이 될 수 있다.
■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 문제, CPTPP와 연계
청와대는 14일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13일)에서 후쿠시마 농·수산물 수입 금지 조치와 관련한 논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한국은 일본이 주도하는 CPTPP가입을 추진 중인데, 일본은 CPTPP 가입을 위해선 후쿠시마 농·수산물에 대한 수입 금지 조치의 완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일본 현지 브리핑에서 "수산물 문제와 관련해 정상회담에서 식품 안전에 대한 일본 측의 설명이 있었고 우리는 그 설명을 청취했다"고 전했다.
CPTPP 가입과 관련해서는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재확인했다"고 했다.
위 실장은 긍정적으로 논의를 했고 실무 간 추가적인 협의가 필요하다는 정도로 얘기했다는 전했다.
사실 이 대통령은 이번 방일 직전 NHK와 가진 인터뷰에서 한일 정상회담에서 일본 수산물의 수입 문제가 의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알린 바 있다.
당시 대통령은 CPTPP 가입에 있어 일본의 협조를 얻기 위해 수산물 수입도 중요한 의제라는 입장을 보였던 것이다.
■ 한국, CPTPP 가입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CPTPP는 일본이 주도하는 자유무역 블록이며, 한국은 이 협정 가입을 통해 상당부분 경제 분야의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다.
이 협정 가입시 경제 성장세 제고, 수출 시장 확대, 공급망 안정화 등의 효과가 예상된다.
현재 가입국은 일본,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멕시코, 칠레, 페루,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베트남, 브루나이 등으로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약 15%를 차지하는 거대한 경제권이다.
영국은 2024년 말 유럽 국가 중 최초로 회원국(협정 발효)이 됐다. 브렉시트 이후 경제적 어려움을 겪던 영국은 새로운 무역 파트너십을 모색하면서 이 협정에 가입했다.
현재 이 협정엔 호주, 뉴질랜드 등 농업 강국과 일본 등 수산물 수출 강국이 회원국으로 있어 농수산물 시장 개방에 따른 한국 농어업계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으나, 경제 전체적으로는 유리해 보인다.
산업연구원은 가입 시 15년간 순수출액이 연평균 최대 9억 달러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으며,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실질 GDP가 0.35%까지 증가할 수 있다는 예상을 내놓은 바도 있다.
CPTPP 회원국 중 일본, 멕시코와는 한국이 FTA를 체결하지 않았기 때문에 가입 시 이들 국가에 대한 새로운 수출시장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
이 협정엔 원자재 강국인 호주, 캐나다 등이 포함돼 있어 공급망 안정화를 보다 효율적으로 꾀할 수 있기도 하다.
미중 패권 다툼이 한창인 '보호 무역주의' 시대에 한국의 CPTPP 가입은 G2에 대한 무역 의존도를 낮추고 시장을 다변화할 수 있는 기회다.
한국은 일본과 함께 이 협정을 이끌면서 '자유 무역국가의 위기'를 완화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할 수 있다.
CPTPP 가입은 한국이 개방형 통상국가로서의 위상을 되찾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한국 내부적으로 반대도 상당할 수 있지만 가입을 서두르는 게 이득이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