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보) 한은 등 10여개국 중앙銀, 공동성명 “파월 의장 전적으로 지지”
이미지 확대보기[뉴스콤 김경목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금리인하 압박에 응하지 않았던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형사 기소 위기에 놓인 가운데, 한국은행을 포함한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 수장들이 공동 성명을 통해 파월 의장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나섰다.
13일(현지시간) 유럽중앙은행(ECB) 홈페이지에 게시된 공동 성명에서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장 및 국제 금융기구 수장 12인은 “연준과 파월 의장에 전적으로 연대한다”며 “중앙은행의 독립성은 우리가 섬기는 시민들을 위한 물가 안정과 금융·경제 안정의 초석”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법치주의와 민주적 책임성을 온전히 존중하는 가운데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며 정치권의 통화정책 개입 가능성에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이어 “파월 의장은 청렴성을 바탕으로 자신의 임무에 충실해 왔으며, 공공의 이익을 위해 흔들림 없이 헌신해온 인물”이라며 “함께 일한 모든 이들로부터 최고의 존중을 받는 동료”라고 평가했다.
이번 공동 성명에는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를 비롯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앤드루 베일리 영국 중앙은행 총재, 티프 맥클렘 캐나다 중앙은행 총재, 미셸 블록 호주 중앙은행 총재 등 10여 개국 중앙은행장이 이름을 올렸다. 국제결제은행(BIS)의 파블로 에르난데스 데 코스 사무총장과 프랑수아 빌루드아 드 갈로 이사회 의장도 참여했다.
앞서 파월 의장은 지난 11일 연준 본부 청사 개보수 사업과 관련해 미 법무부로부터 대배심 소환장을 받았다고 공개하며, 이번 수사가 연준의 독립성을 겨냥한 “전례 없는 행정부의 압박”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해당 사안이 형식적 명분에 불과하며, 연준이 대통령의 뜻이 아닌 공공의 이익에 따라 금리를 결정해 온 데 따른 결과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의 물가 안정과 완전 고용이라는 이중 책무와 무관하게 경기 부양을 이유로 지속적으로 금리인하를 요구해 왔으며, 최근에는 파월 의장에 대한 사법 리스크를 둘러싸고 정치적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세계 주요 중앙은행 수장들이 이례적으로 공동 성명을 통해 연준 의장을 지지한 것은, 중앙은행의 독립성이 훼손될 경우 글로벌 금융 질서 전반에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위기 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