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보) JP모간 “미국이 베네수 원유 장악시 세계 석유 매장량 30% 움직일 것”
이미지 확대보기[뉴스콤 김경목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원유 생산과 수출을 사실상 미국의 영향권 아래 두려는 구상을 추진하면서 글로벌 석유 시장의 세력 균형이 근본적으로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미국이 자국 생산량에 더해 베네수엘라 원유까지 통제할 경우, 전 세계 석유 매장량의 약 30%에 영향력을 행사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간체이스는 미국과 베네수엘라, 그리고 미국 기업들이 주도하는 가이아나의 원유 생산과 매장량을 합산할 경우 미국이 세계 석유 시장에서 전례 없는 지배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수십 년간 유지해온 시장 조절 기능을 약화시키는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트럼프 대통령은 장기간 방치돼 온 베네수엘라 유전을 복구해 생산량을 끌어올리고, 이를 통해 국제 유가를 배럴당 50달러 수준으로 낮추는 구상을 선호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하루 100만 배럴 미만인 베네수엘라의 원유 생산량은 제재 완화와 외국 자본 유입이 이뤄질 경우 중기적으로 하루 200만 배럴 이상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시장 전문가들은 베네수엘라 석유 산업 정상화에 상당한 시간과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단기적인 증산만으로도 이미 공급 과잉 상태인 국제 원유 시장에 추가적인 하방 압력을 가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브렌트유는 배럴당 63달러 안팎, 미국 기준유(WTI)는 59달러 수준에서 거래되며 1년 전보다 약 20% 하락한 상태다.
이 같은 흐름은 OPEC 회원국들에 어려운 선택을 강요하고 있다. 감산을 통해 가격을 방어할 경우 시장 점유율 하락과 함께 트럼프 행정부와의 외교적 마찰을 감수해야 하고, 반대로 증산 경쟁에 나설 경우 유가 급락에 따른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최근 아시아 수출용 원유 가격을 3개월 연속 인하하며 관망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JP모간은 미국이 베네수엘라 원유를 사실상 OPEC 영향권 밖으로 끌어낼 경우, 미국·브라질·가이아나 증산으로 이미 약화된 OPEC의 시장 통제력은 더욱 축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저유가 환경이 장기화될 경우, 재정 균형에 고유가가 필요한 사우디아라비아와 제재 부담을 안고 있는 러시아에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베네수엘라 생산 회복 속도와 미국의 개입 수위에 따라 변동성은 커질 수 있지만, 당분간 글로벌 원유 시장의 구조적 공급 과잉과 저유가 기조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