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MBK 파트너스 홈페이지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MBK·홈플러스 채권발행 사기 의혹, 1년만에 김병주 구속영장 청구
이미지 확대보기[뉴스콤 장태민 기자] 서울중앙지검 반부패3부(직무대리 부장검사 김봉진)가 7일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과 김광일 MBK 파트너스 부회장 겸 홈플러스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해 귀추가 주목된다.
검찰은 홈플러스와 홈플러스의 대주주인 MBK가 지난해 홈플러스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을 미리 인지하고도 대규모로 채권을 발행한 뒤 전격 기업회생을 신청해 채권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끼친 것으로 판단했다.
'홈플러스 채권 투자자 논란'은 작년 2월 25일 홈플러스가 8백억원이 넘는 채권을 판 뒤 곧바로 신용등급 하락이 발표되면서 본격화됐다.
지난해 투자자들 사이에선 '미리 채권을 팔아서 자금을 마련한 것이며 사기성이 짙다'는 식의 질타가 이어졌다.
이후 1년 가까운 시간이 지난 뒤 검찰이 '마이클 병주 김(MBK)'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이다.
■ MBK-홈플러스 사태, '마이클 병주 김'과 한국 검찰의 대결
검찰은 '최소' 2025년 2월 중순 경에는 MBK 수뇌부가 홈플러스의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인지한 것으로 판단했다.
검찰은 이런 자신감을 바탕으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이다.
검찰은 MBK 수뇌부가 2023년 말부터 홈플러스 경영 적자에 대해 직접 보고를 받은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이 사태와 관련해선 홈플러스의 2월 25일 채권 판매, 2월 27일 신용등급 하락, 3월 4일 법정관리 신청 등이 전격적으로 이뤄져 많은 사람들을 의아해 할 수 밖에 없었다.
채권 판매와 신용등급 하락, 기업회생 절차 돌입이 일사천리를 진행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일 일이었다.
회생법원 판사 출신인 김승원 민주당 의원도 당시 이 건(件)은 사기일 수밖에 없다고 주장해 주목을 끌기도 했다.
작년 3월 김승원 민주당 의원은 국회 정무위에서 "홈플러스 채권 발행은 과거 동양그룹이 법정관리 전에 CP를 발행했던 일과 유사하다. 이 사태는 불완전 판매보다 사기에 무게를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MBK나 홈플러스 측은 계속해서 '잘못이 없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현재도 MBK 측은 "혐의를 전면 부인한다"는 입장이다.
MBK 측은 "검찰의 영장 청구는 회생을 통해 회사를 살리려는 경영진의 노력을 왜곡한 것"이라며 "향후 법적인 절차를 통해 진실을 밝힐 것"이라고 했다.
작년 3월 당시 국회 정무위에 출석했던 김광일 MBK 부회장(홈플러스 공동대표)은 "2월 28일~3월 4일 0시 사이에 회생절차를 준비했다"면서 사기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강변한 바 있다.
그러자 김승원 의원은 "내가 회생법원 판사 출신이다. 말이 안 된다. 그 짧은 시간에 그 많은 공적인 서류를 준비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고 한 바 있다.
작년 2월 홈플러스 카드대금을 기초로한 ABSTB, CP와 전단채 등 채권과 홈플러스 거래처 문제 등은 이미 사회 이슈가 된 상태였다.
채권 변제와 관련해 초기에는 ABSTB를 변제 대상에서 제외된 금융채권으로 분류하려 했으나, 투자자들의 반발과 법원의 판단에 따라 ABSTB 잔액을 상거래 채권으로 취급하고 전액 변제하기로 밝히기도 했다.
홈플러스는 그러나 상거래 채권은 최대한 빨리 변제하겠다고 밝혔음에도 금융 채권인 전단채는 법정관리 절차에 따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작년 7월 홈플러스는 법원에 제출한 조기 변제 신청에서 ABSTB를 제외하고 일반 상품 대금만 포함시켜 투자자들의 거센 반발을 부르기도 했다.
또 ABSTB를 재판매한 증권사들에 대해선 개인 투자자들에게 상품을 불완전 판매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여전히 채권 변제 순위와 방식을 놓고 법원, 채권단 사이의 갈등이 이어지며 회생 절차가 진행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검찰이 2026년 1월 홈플러스 경영진 및 주주사인 MBK파트너스 관계자들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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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 재판 주목...정치권은 '약탈적 사모펀드'에 엄정한 법집행 주문
정치권에선 여와 야를 가리지 않고 MBK에 대해 ‘약탈적 사모펀드’라는 딱지를 붙인 뒤 법을 제대로 집행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정치권이 말하는 엄정한 법집행은 김병주 회장의 구속 등을 의미한다. 하지만 MBK 측은 엄정한 법 집행을 하면 오히려 자신들의 무과실이 드러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런 상황에서 일단 법원에 영장이 청구된 상태이며, 정치권을 이를 환영하고 있다.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전날 "검찰이 ‘홈플러스 사태’의 몸통인 MBK 김병주 회장 등 수뇌부 4명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사모펀드의 약탈적 경영에 경종을 울리는 당연한 조치"라며 반겼다.
김 원내대변인은 "MBK는 신용등급 하락을 사전에 인지하고도 820억원대 채권을 발행했다. 망하기 직전 ‘시한폭탄’을 투자자에게 팔아치운 셈"이라며 "결국 그 폭탄은 홈플러스를 믿고 물건을 대온 납품업체와 소상공인들의 손에서 터졌다"고 했다.
홈플러스 채권 발행 사기 '의혹'은 채권 투자자 뿐만 아니라 수많은 소상공인들과도 엮여 있다.
홈플러스 사태 발발 이후 이번 달까지 전국적으로 10개 점포의 영업이 중단될 예정이다. 또 수많은 업체들이 대금을 제 때 받지 못해 줄도산 위기에 처해 있다.
김 원내대변인은 "이 사태로 협력업체를 포함해 약 10만여명에 달하는 현장 노동자들도 벼랑 끝으로 내몰려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 그런데도 MBK 측은 여전히 뻔뻔한 태도로 '회사를 살리려 했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면서 "신용등급 강등 공시가 나기 무섭게 기다렸다는 듯이 단 4일만에 기업회생을 신청한 행태를 어느 국민이 납득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그는 "사법당국은 엄정한 법 집행으로 무너진 시장 정의를 바로 세워달라. 민주당은 사모펀드의 무분별한 기업 약탈로부터 노동자의 생존권과 소상공인의 권익을 끝까지 지켜내겠다"고 했다.
법원이 김병주 MBK 회장을 즉각 구속해야 한다는 목소리들도 들려온다.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9일 "MBK는 기업 경영을 한 게 아니라 치밀하게 짜인 각본에 따라 금융사기를 벌인 것"이라며 "신용등급이 떨어질 것을 뻔히 알면서도 부도 직전에 820억원 채권을 발행한 뒤 4일 후 기습적으로 회생 신청을 한 게 사기가 아니면 무엇인가"라고 했다.
그는 "채권 발행은 투자자들의 주머니를 털어 자신들의 손실을 메우려 한 파렴치한 범죄"라며 "김병주는 경영에 직접 관여하지 않았다면서 '미국 국적'을 방패 삼아 책임은 피하려는 먹튀의 모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압수수색에서 김병주가 실시간으로 보고받고 승인한 정황이 만천하게 드러났다. 증거인멸, 해외도피까지 배제할 수 없는 중대한 상황"이라며 "법원은 MBK 같은 약탈적 투기자본이 우리 경제 근간을 흔드는 일에 경종을 울리는 차원에서 김병주를 즉각 구속하라"고 촉구했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