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보) 알파벳, 2.5% 올라 애플 제치고 시총 2위 등극
이미지 확대보기[뉴스콤 김경목 기자]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이 인공지능(AI) 경쟁력에 대한 재평가 속에 주가가 급등하며 애플을 제치고 글로벌 시가총액 2위에 올랐다. 뉴욕 주식시장은 혼조세로 마감했지만, 알파벳을 중심으로 한 대형 기술주는 차별화된 강세를 보였다.
7일(미국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알파벳 주가는 전장 대비 2.5% 상승한 322달러대에서 거래를 마쳤다. 이에 따라 알파벳의 시가총액은 약 3조8,800억~3조8,900억달러 수준으로 불어나며, 시총 약 3조8,400억달러에 머문 애플을 앞질렀다. 알파벳이 애플을 제치고 시가총액 2위에 오른 것은 2019년 이후 처음이다.
반면 애플 주가는 최근 6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며 이날도 0.7% 안팎 하락 마감했다. 월가에서는 애플이 AI 경쟁에서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 가운데, 차세대 AI 비서 ‘시리’ 출시가 연기되면서 성장 기대가 일부 훼손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레이먼드제임스는 이번 주 애플에 대한 투자 의견을 하향 조정하며 올해 주가 상승 여력이 제한적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CNBC는 이번 시가총액 순위 역전이 두 기업의 AI 전략 차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알파벳은 지난해 11월 7세대 텐서처리장치(TPU) ‘아이언우드’를 공개한 데 이어, 12월에는 차세대 대형언어모델(LLM) ‘제미나이 3’를 선보이며 시장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특히 TPU는 엔비디아의 고가 GPU에 대한 대안으로 부각되며, AI 추론 단계로 넘어가는 시장 환경 변화의 수혜를 입고 있다는 평가다.
알파벳 주가는 지난해 한 해 동안 약 65% 급등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가파른 연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AI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구글 클라우드 부문에서 대형 계약이 급증하고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날 뉴욕증시는 전반적으로는 혼조세를 나타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466포인트 가까이 하락하며 약 4만8,900선에서 마감했고, S&P500지수도 소폭 하락했다. 반면 나스닥지수는 알파벳과 엔비디아 등 기술주의 강세에 힘입어 강보합으로 장을 마쳤다.
엔비디아는 로봇과 자율주행 등 신규 성장 동력에 대한 기대 속에 1% 상승하며 시가총액 1위 자리를 유지했다. 반면 테슬라는 자율주행과 로봇 사업의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부각되며 이틀 연속 하락했다. CES에서 경쟁사들이 휴머노이드 로봇과 자율주행 기술을 공개한 점도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요인으로 작용했다.
국내 투자자들의 자금 흐름에서도 알파벳에 대한 선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6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초 국내 개인투자자와 소규모 자산운용사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해외주식은 알파벳 클래스A로, 순매수 규모는 약 6억3천만달러에 달했다. 같은 기간 엔비디아는 순매수 상위 20위권에 머물렀다.
증권업계에서는 AI 시장이 학습 단계에서 실제 서비스와 수익을 창출하는 추론 단계로 이동하면서, 구글의 TPU와 AI 플랫폼 전략이 재조명받고 있다고 분석한다. 글로벌 투자회사들도 알파벳에 대해 낙관적인 시각을 유지하며 목표주가를 잇따라 상향 조정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알파벳의 이번 시가총액 2위 등극이 단기적인 주가 이벤트를 넘어, AI 패권 경쟁 구도 변화와 빅테크 기업 간 전략 차별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