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목의 월드이코노미] 차기 연준 의장 두 케빈 2파전...트럼프 "금리 나와 협의해야"](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5121514452005133fe48449420211255206179.jpg&nmt=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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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목의 월드이코노미] 차기 연준 의장 두 케빈 2파전...트럼프 "금리 나와 협의해야"
이미지 확대보기[뉴스콤 김경목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차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인선을 둘러싸고 다시 한 번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내년 5월 임기가 끝나는 제롬 파월 현 의장의 후임으로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과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가 유력 후보로 압축되면서, 연준의 독립성과 향후 통화정책 방향을 둘러싼 논쟁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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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케빈과 케빈, 둘 다 훌륭..금리는 나와 협의해야”…연준 독립성 논란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케빈과 케빈이 있다. 나는 두 케빈 모두 훌륭하다고 생각한다”며 해싯 위원장과 워시 전 이사를 동시에 거론했다. 그간 해싯 위원장이 사실상 선두 주자로 평가돼 왔지만, 트럼프의 이번 발언은 워시 전 이사 역시 여전히 경쟁 구도에 있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연준 의장 인선 당시 워시 전 이사를 면접했음에도 파월 의장을 선택한 것을 두고 “나쁜 추천을 받았다”며 후회를 드러냈다. 그는 최근 백악관에서 워시 전 이사를 다시 면접하면서, 연준 의장 취임 시 기준금리 인하를 지지할 수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차기 연준 의장이 금리 결정 과정에서 자신과 협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그는 “예전에는 정기적으로 그렇게 해왔다”며 “내 말대로 정확히 할 필요는 없지만, 나는 똑똑한 목소리이고 경청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1년 뒤 적정 금리 수준을 묻는 질문에는 “1%, 어쩌면 그보다 더 낮게”라고 답해, 현재 3.5~3.75% 수준의 기준금리에서 대폭 인하를 요구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이 같은 발언은 연준의 정치적 독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를 다시 불러일으키고 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재임 기간 내내 파월 의장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금리 인하 압박을 이어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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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싯 “대통령 의견은 의견일 뿐”…두 케빈, 같은 듯 다른 통화정책
이와 관련해 해싯 위원장은 14일 CBS 방송 인터뷰에서 대통령의 금리 관련 발언에 대해 “단지 그의 의견일 뿐”이라며 선을 그었다.
그는 “대통령의 목소리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과 동등한 비중을 갖는 것은 아니다”며 “최종적으로 금리를 결정하는 곳은 FOMC”라고 강조했다.
다만 해싯 위원장은 “데이터에 근거한 좋은 의견이라면 대통령의 주장도 중요하다”며 대통령의 견해를 위원회에 전달할 수는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이는 연준의 독립성을 존중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과의 긴밀한 소통 관계를 부각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두 케빈은 모두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관계이며, 현 연준의 통화정책에 비판적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정책 성향에서는 분명한 차이를 보인다.
워시 전 이사는 전통적으로 매파(Hawkish) 성향이 강한 인물로 평가된다.
연준 이사 시절 벤 버냉키 의장의 양적완화 정책에 비판적이었고, 물가 안정을 최우선 가치로 두는 규칙 기반 통화정책을 선호해 왔다.
최근에는 금리 인하 필요성에 동의하는 발언을 내놓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그가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를 전면 수용하기보다는 점진적·신중한 인하를 택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반면 해싯 위원장은 비둘기파(Dovish) 성향이 보다 뚜렷하다.
공급 중심 경제학에 기반해 감세와 규제 완화를 강조해 왔으며, 경제 성장을 위해 보다 과감한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핵심 경제 참모로 활동하며 대통령의 정책 기조를 설계한 만큼, 트럼프의 저금리 선호와 가장 궤를 같이하는 후보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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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향방은...
시장에서는 차기 연준 의장 인선이 단순한 인물 교체를 넘어, 연준의 독립성과 미국 통화정책의 방향성을 가늠하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해싯이 의장에 오를 경우 성장 중심의 완화적 정책 기조가 강화될 가능성이 크고, 워시가 선택될 경우 트럼프의 압박 속에서도 물가 안정 원칙을 중시하는 보다 절충적인 노선이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내가 원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잘 알고 있다”고 말하면서도 최종 결정을 아직 내리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두 ‘케빈’의 2파전 구도가 굳어지는 가운데, 차기 연준 의장이 과연 대통령의 요구와 중앙은행의 독립성 사이에서 어떤 균형점을 찾게 될지 금융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