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5-12-11 (목)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2026년 연준 금리 인하는 몇 차례나 가능할까

  • 입력 2025-12-11 11:40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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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출처: 연준

사진: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출처: 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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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미국 FOMC가 예상대로 9·10월에 이어 12월에도 금리를 내렸다.

연준은 현지시간 10일 기준금리를 25bp 인하(3.50~3.75%)한 뒤 점도표를 통해 내년엔 1회 더 인하할 것이라고 전했다.

금융시장은 FOMC 결과에 대해 '예상보다 덜 호키시한' 혹은 '도비시한' 이벤트였던 것으로 판단했다.

주식·채권 가격이 상승한 가운데 내년에 과연 몇 번이나 금리 인하가 가능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 3연속 인하 뒤 앞으론 금리인하 '신중'...연준 단기채권 매입

이번 25bp 인하 결정은 9:3으로 이뤄졌다.

소수의견이 3명 나온 것은 2019년 9월 FOMC 이후 처음이었다.

슈미트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는 동결을 주장했으며, '트럼프맨'인 마이런 이사는 50bp 인하를 주장했다.

연준은 포워드 가이던스에 추가 정책조정의 '폭과 시점'(extent and timing of additional adjustments)이란 문구를 삽입했다.

향후 추가 금리 인하와 관련해 보다 면밀하게 접근할 것이라고 알린 것이다.

연준은 또 지급준비금이 충분한(ample) 수준으로 감소했다고 판단한 뒤 지속적인 지급준비금 공급 유지를 위해 단기 국채(T-bill이나 잔존만기 3년 이하 국채) 매입을 개시한다고 알렸다.

공개시장조작을 담당하는 뉴욕 연은은 12일부터 월 약 400억달러의 지급준비금 관리 매입(Reserve Management Purchases)을 시행할 계획이다. 매입 규모는 준비금 공급 전망과 시장 상황에 따라 적절히 조정할 것이라고 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회의의 서프라이즈는 정례화는 아니지만 지준 관리를 위해 필요한 만큼 3년 이하의 단기 국채 매입을 발표한 점"이라며 "물론 정례화가 아니라는 점에서 QE와는 거리가 있지만 연준이 지준 관리를 위해 단기 유동성 확대에 나서는 데 큰 무리가 없음을 보여줬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고 했다.

우려만큼 매파적이지 않았던 회의 분위기와 단기채 매입 발표 속에 미국채 금리는 불스팁 양상을 보였다.

미국채10년물 금리는 10일 FOMC 결과 확인 후 4.20bp 하락한 4.1440%를 나타냈다. 국채2년물 수익률은 8.10bp 급락한 3.5380%를 기록했다.

위험자산도 자극을 받았다.

달러인덱스가 0.6% 가량 하락한 가운데 다우지수는 497.46p(1.05%) 오른 4만 8,057.75, S&P500은 46.17p(0.67%) 상승한 6,886.68를 기록했다. 나스닥은 77.63p(0.33%) 상승한 2만 3,654.16을 나타냈다.

■ 내년 연준 금리인하 횟수는...연준맨들 1차례, 미국현지 시장 애널들은 2번 정도

연준은 SEP을 통해 내년 성장률 전망(1.8→2.3%)을 상향했다. 하지만 성장률 상향에도 물가 전망을 더 낮췄다. 연준은 PCE(2.6→2.4%) 및 근원 PCE(2.6→2.5%) 등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하향했다.

실업률 전망치(4.4%)는 유지했다.

일단 점도표는 이제 내년 1차례 추가 인하를 시사하고 있으나 인하 횟수를 둘러싼 연준맨들의 관점은 갈라져 있다.

내년 말 정책금리를 둘러싸고 의견이 만만치 않게 차이가 난다.

'금리 변동폭 25bp'를 기준으로 1차례 인상을 의미하는 3.875%가 3명, 금리 동결을 의미하는 3.625%가 4명, 1차례 인하를 의미하는 3.375%가 4명이었다.

두 차례 인하를 의미하는 3.125%가 4명, 3차례 인하를 의미하는 2.875%가 2명, 4차례 인하를 의미하는 2.625%가 1명이었다. 6차례 인하를 의미하는 2.125%를 제시한 사람도 1명이 있었다.

연준 위원 18명 중 7명(39%)이 금리 추가 인하가 어렵다고 본 것이며, 61%는 1번 이상 내릴 것으로 본 것이다. 금리 인하 횟수의 중앙값은 1차례다.

2027년과 2028년 정책금리 중앙값은 3.125%를 나타냈다.

즉 연준의 다수는 내년과 내후년 각각 1차례 금리를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 연준 위원들은 그런 뒤 장기 정책금리로는 이전처럼 3%를 제시했다.

미국 금융사 애널리스트들은 대략 2번 정도 인하가 가능할 것이란 입장을 취하고 있다.

당장은 고용 관련 데이터가 관건이다. 예컨대 실업률이 4.5%를 넘어가면 당장 내년 초에도 금리 인하가 단행될 수 있다는 의견들이 보인다.

골드만삭스는 "내년엔 3월과 6월 금리 인하를 예상한다. 하지만 실업률이 4.5%를 웃도는 것으로 나올 경우 내년 1월에도 추가 금리 인하가 단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모간스탠리는 "1월 FOMC까지 고용, 소비, 인플레이션 관련 4분기 주요지표들이 공개된다. 실업률 상승, 실질소비 부진이 예상되는 만큼 1월에도 금리가 인하될 것"이라며 "이후 4월에 추가 인하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씨티는 "도지의 권고사직 영향이 내년 1월 고용지표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업률이 연말 4.5%를 넘어서며 노동시장의 추가 약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면서 "따라서 1월, 그리고 3월까지 연속 금리인하가 단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UBS는 연준 내 의견 대립이 강화되면서 클로스 콜(close call)이 빈번하게 출현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1월에도 인하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전체적으로 연준이 금리결정에 보다 신중해짐에 따라 내년 1월 금리 동결 예상이 강한 편이지만, 고용 데이터에 따른 금리인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견해들이 꽤 많다.

향후 고용 관련 데이터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 내 의견 분열이 심화된 만큼 이를 조율하기 위한 추가 지표 입수가 필요하다"면서 "1월 FOMC 회의 전까지 입수될 지표는 금번 12월 인하 효과를 확인하기 어려운 만큼 고용시장 급랭 신호만 없다면 1월에는 금리가 동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연준이 내부 분열 속에 향후 기준금리 인하 속도 조절을 시사하는 성명서 문구를 추가해 1월 금리 동결 가능성을 시사했으나 여전히 고용시장 둔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물가 상방 위험은 제한된 만큼 3월에는 1차례 25bp 금리 인하가 추가로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 향후 미국 통화정책 중대 변수, 트럼프의 수족들

향후 금리인하 횟수와 관련해 트럼프맨 영향력도 중요하다.

우선 FOMC의 25bp 인하 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기준금리 인하폭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트럼프는 "금리 인하폭이 최소 두 배는 됐어야 했다"면서 "연준은 고지식하고 파월은 뻣뻣한 사람"이라고 비난했다.

트럼프는 "우리가 긴축적 연준 정책에 맞서 싸우고 있는데도 금리는 내려가고 있다. 파월 의장은 그렇게 금리를 낮추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차기 연준 의장으로 거론되는 케빈 해셋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상당히 도비시한 인물이다.

헤셋은 최근 25bp 보다 큰 '빅컷' 가능성을 거론하기도 했다.

'트럼프맨' 헤셋이 차기 연준 의장이 돼 트럼프 의견을 과도하게 반영하게 되면 상당한 혼란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연준 내 권력구도 변화도 감안해야 한다.

파월 의장의 이사직 임기는 2028년까지지만 내년 5월 의장 임기가 종료되면 이사직에서도 퇴임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은 마이런 이사 후임과 함께 최소 2명의 이사를 지명할 수 있을 듯하다. 만약 리사 쿡 이사를 해임시키는 데 성공할 경우 최대 3명의 이사를 지명할 수 있다.

이 경우 FOMC 내 정책 성향이 비둘기파로 크게 기울 수도 있다.

이런 구도에 대한 기대감이 커질 경우 단기적으로는 통화정책 완화에 대한 기대가 시장의 위험선호 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론 연준의 독립성 훼손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채권시장 불안정성도 확대돼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을 불안하게 만들 수도 있다.

■ 'FOMC 안도감' 속 국내외 증권 가격변수 상승...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주시하는 한은

파월은 기자회견에서 "현재 금리 수준은 중립금리 추정 범위 안에 있으며, 경제가 어떻게 전개되는지 지켜보기에 ‘좋은 위치’에 와 있다. 위원들 사이에 금리인상 의견은 단 한 명도 없다"고 했다.

파월은 "관세가 인플레이션을 압박하고 있다"면서도 "현재 시점에서 금리 인상이 기본 시나리오는 아니다"라고 재확인했다.

그는 "성장률 전망치 상향은 소비 회복력과 인공지능(AI) 투자를 반영 한 결과"라며 "경제가 어떻게 전개될지 볼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다"고 했다.

미국과 한국 증시는 '금리인상 의견자는 없다'는 파월의 발언 등을 호재로 받아들이면서 주식·채권 가격을 모두 띄웠다.

이런 분위기 속에 국내 통화당국인 한국은행은 해외 중앙은행들의 변화도 유심히 관찰하는 중이다.

박종우 한국은행 통화정책 담당 부총재보는 11일 "간밤 연준의 금리인하 결정은 시장 예상과 부합했으나 연준 내부의 견해차 확대, 정책결정문 및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 내용 등을 고려할 때 향후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가 보다 신중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 부총재보는 "이러한 상황에서 일본의 금리인상 및 EU·호주 등의 통화정책 기조 전환 움직임, 주요국 재정건전성 우려, 미·중 무역협상 관련 불확실성 지속 등 대외 리스크 요인이 상존한 만큼 경계감을 가지고 시장 상황을 면밀히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기재부, 한은 등 국내 금융당국은 이날 아침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대외 통화정책 변화에 따른 금융시장 변동성 등을 예의주시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형일 기재차관은 "미국의 경우 금리 인하 기조를 이어가겠으나 일본은 조만간 정책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주요국들의 통화정책이 엇갈리고 있다. (금융당국은) 시장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는 데에 인식을 같이 했다"면서 "주요국간 통화정책 차별화와 금리 차이의 변화 양상에 의해 글로벌 자금 흐름 및 주가·금리·환율 등 국내외 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참석자들은 최근 국내 주식시장은 대체로 안정적이나, 국고채 금리가 상승하고 외환시장의 변동성 확대가 우려되는 상황이므로 주요국의 통화정책과 경제지표를 예의주시하며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이어 "금융·외환시장 24시간 합동 모니터링 체계를 지속적으로 가동하면서 필요시 관계기관 간 긴밀한 공조 하에 적기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자료: 12월 FOMC 성명서, 출처: 연준

자료: 12월 FOMC 성명서, 출처: 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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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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