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5-12-09 (화)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채권시장, 글로벌 금리상승·외국인 선물매도에 속수무책...단순매입, 시장 매도욕구만 확인

  • 입력 2025-12-09 14:44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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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2시40분 현재 국채선물과 국고채 금리, 출처: 코스콤 CHECK

자료: 2시40분 현재 국채선물과 국고채 금리, 출처: 코스콤 CHE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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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채권가격이 9일 장중 낙폭을 확대하면서 위태로운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외국인이 전날에 이어 선물을 대거 팔면서 국내 채권가격 하락을 견인하는 중이다.

한국은행이 1.5조원 규모의 단순매입을 단행했지만 시장 분위기를 진정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 글로벌 금리 상승에 주눅든 한국 채권시장

연준이 12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예상은 강하다.

하지만 금리인하 전망에도 불구하고 미국 현지에선 '매파적인 인하'가 단행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즉 인플레 우려를 감안할 때 금리를 내리더라도 FOMC가 도비시하긴 어렵다는 걱정이 강했다. 이런 우려는 내년 금리 인하 속도에 대한 불확실성도 키웠다.

간밤 미국채10년물 금리는 3.00bp 오른 4.1670%, 국채2년물은 1.45bp 상승한 3.5760%를 기록했다.

유럽에선 금리인하 사이클이 끝나고 이젠 금리인상이 사이클이 찾아올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다.

이사벨 슈나벨 ECB 집행이사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ECB의 다음 행보가 금리인상이 될 것이라는 시장 관측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독일 국채10년물 수익률은 6.02bp 오른 2.8569%, 국채2년물 금리는 6.33bp 상승한 2.1553%를 기록했다. 프랑스 10년물 수익률은 4.97bp 상승한 3.5787%, 2년물 금리는 5.02bp 오른 2.3628%를 나타냈다.

영국 역시 물가 우려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영국 금리는 최근 임금 상승률이 5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소식에 금리 레벨을 올렸다. 영란은행이 다음주 금리를 인하할지 여부가 불확실한 것으로 평가됐다.

영국10년물 금리는 4.54bp 상승한 4.6197%, 2년물 수익률은 3.35bp 오른 3.8198%를 나타냈다.

우리의 이웃 나라인 일본 역시 최근 금리 상승 압력을 강하게 받고 있다. 12월 BOJ 회의에서 금리가 인상될 수 있다는 우려에 일본 국채 금리는 최근 연일 오름세를 나타냈다.

일본 국채10년 금리는 이날은 레벨을 약간 내리면서 강보합 수준을 연출하고 있다. 하지만 전날까지 4일 연속 오르면서 10년물 금리가 2%를 향한 움직임을 이어갔다.

주요국 뿐만 아니라 한국 채권시장이 평소에 관심을 많이 가지는 호주 채권시장 분위기도 만만치 않았다.

호주 RBA의 불록 총재는 이날 "분기별 인플레이션 데이터를 주시할 것"이라며 "추가적인 금리 인하가 필요치 않을 것으로 보이며, 당분간 금리 인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불록 총재는 "내년 금리동결 또는 인상 가능성에 주목할 것"이라며 "문제는 더 오랜 기간 금리를 동결할지, 아니면 금리를 인상할지에 있다. 위원회는 현재 인플레이션에 집중한다"고 전했다.

호주10년물 금리는 9일 5~6bp 가량 올랐으며, 정책금리에 예민한 2년물 수익률은 10bp 남짓 급등했다.

한국을 둘러싼 미국·유럽·영국·일본 등 전통적 선진 채권시장, 그리고 한국이 예민한 호주 채권시장 모두 금리 움직임이 만만치 않다 보니 국내 금리가 하향 안정되기가 만만치 않다.

■ 단순매입도...글로벌 금리 상승과 외국인 선물매도엔 '속수무책'

한국을 둘러싼 글로벌 채권시장의 금리가 상승압력을 받다 보니 외국인은 전날에 이어 대규모 선물 매도로 나오고 있다.

외국인은 2시20분 현재 3년 선물은 1.7만계약 이상, 10년 선물을 5.9천계약 남짓 순매도 중이다.

대외 금리 오름세 속에 외국인의 강력한 선물매도 이어지는 이상 로컬의 저가매수가 힘을 받기 쉽지 않다.

외국인은 전날에도 3년 선물을 1만 2,776계약, 10년 선물 6,032계약 대규모로 매로하면서 로컬 플레이어들의 저가매수 시도를 무력화시킨 바 있다.

A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저가매수를 타진했으나 해외 분위기, 그리고 외국인 선물 매도가 너무 강한 느낌"이라며 "금리 시장을 둘러싼 큰 그림이 바뀌고 있으니 우리 식의 저가매수가 통하지 않는다는 느낌"이라고 했다.

그는 "유럽, 호주 같은 나라들의 통화정책이 인하에서 인상으로 돌고 있으며, 한국의 금리인하도 사실상 끝난 상황"이라며 "이러다 보니 지금의 금리가 딱히 매력이 있는지도 애매하다"고 했다.

한은은 단순매입을 통해 시장의 숨통을 틔워주려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한은의 국고채 단순매입 실시 결과 5.25조원이 응찰해 1.5조원이 낙찰됐다.

국고15-6호엔 4천억원이 응찰해 400억원이 3.430~3.450%에 낙찰됐다. 부분낙찰률은 33~50%였다. 국고10년 24-5호는 응찰금액 1조 2,500억원, 낙찰금액 3,500억원, 낙찰금리 3.435~3.445%(부분낙찰률 0~33%)를 기록했다.

국고 10년 21-5는 응찰금액 2조원, 낙찰금액 6,700억원, 낙찰금리 3.310~3.325%(부분낙찰률 0~67%)를 기록했으며 국고 10년 20-9호는 응찰금액 9천억원, 낙찰금액 2,400억원, 낙찰금리 3.300~3.310%(부분낙찰률 50~67%)를 나타냈다. 국고5년 24-1는 응찰금액 7천억원, 낙찰금액 2천억원, 낙찰금리 3.115~3.120%(부분낙찰 50~100%)를 나타냈다.

B 증권사 딜러는 "한은이 구원투수로 나섰으나 외국인 선물 매도에 장은 속절없이 밀렸다"면서 "저가매수 자신감을 갖기 어려운 분위기"라고 했다.

한은 단순매입 과정에서 시장의 취약함만 뚜렷하게 확인했다는 평가도 보였다.

C 딜러는 "한은의 단순매입은 시기, 레벨, 수량 모두 애매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번 단순매입을 통해 시장의 매도 욕구만 확인한 셈"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한은의 시장 안정 대응에 아쉬움이 남는다. 다만 지금은 무엇보다 외국인 매도에 속수무책인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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