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5-12-16 (화)

[채권-장전] 한은 구원의 손길과 FOMC 매파적 인하 경계감

  • 입력 2025-12-09 08:12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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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한은의 국고채 단순매입과 해외 금리 상승세를 감안하면서 등락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전일 장마감 뒤 국고채 단순매입을 발표했다.

전주 후반, 그리고 전날 장이 밀릴 때 시장에선 한은 단순매입을 예상하는 시각이 강했던 가운데 한은은 1.5조원 규모의 단순매입안을 공고했다.

해외 금리는 최근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국내 시장에 부담을 주고 있다.

미국 FOMC의 금리인하 기대감은 강하지만, 내용이 도비시하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작용하는 중이다.

■ 한은, 오랜만에 단순매입 나서

이날 단순매입 입찰은 11시~11시10분에 실시된다.

매입 대상증권은 국고20년 15-6호(35년 9월 만기), 국고10년 24-5호(34년 6월), 국고10년 21-5호(31년 6월), 국고10년 20-9호(30년 12월), 국고5년 24-1호(29년 3월) 등이다.

최근 금리 급등으로 시장이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자 한은이 이참에 RP 매각 대상증권을 확충하는 것이다.

이번 단순매입은 상당히 오랜만이다. 단순매입은 2022년 9월 29일 이후 약 3년 3개월 만이다.

당시 한은은 연준의 3회 연속 자이언트스텝으로 시장금리가 급등한 뒤 시장이 불안을 보이자 3조원 규모의 국고채 단순매입을 실시하면서 시장 안정에 나선 바 있다. 그 시절엔 기재부도 2조원 규모의 국고채 긴급 바이백을 실시한 바 있다.

시장 일각에선 지난주 금리가 뛸 때 단순매입이 나올 수 있다고 기대한 뒤, 이번주 들어 다시 금리가 오르자 이번엔 발표될 수 있다는 식의 예상을 한 바 있다.

■ 연준의 매파적 인하 경계감...ECB 다음 선택지 '인상'에 대한 우려

미국채 시장은 8일 FOMC에 대한 경계감으로 약세를 나타냈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높았지만 FOMC가 '매파적인 인하'를 단행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다.

인플레 우려를 감안할 때 금리를 내리더라도 이벤트 성격이 도비시하기 어렵다는 걱정이 강했다. 그러다 보니 이번에 내리더라도 내년 금리 인하 속도에 대한 불확실성도 거론됐다.

금리는 3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3.00bp 오른 4.1670%, 국채3년물 수익률은 1.10bp 상승한 4.8020%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1.45bp 상승한 3.5760%, 국채5년물은 3.35bp 오른 3.7465를 나타냈다.

다만 향후 트럼프맨들이 연준을 장악하면서 단기적으로 금리 인하가 더욱 힘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보인다. 케빈 해셋이 향후 연준 의장이 되면 백악관이 주도하는 연준의 구조개편과 개입이 가능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유럽에선 이사벨 슈나벨 ECB 집행이사가 매파적 발언을 통해 금리를 띄웠다.

슈나벨 이사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ECB의 다음 행보가 금리인상이 될 것이라는 시장 관측에 동의한다"고 했다.

독일 국채10년물 수익률은 6.02bp 오른 2.8569%, 국채2년물 금리는 6.33bp 상승한 2.1553%를 기록했다. 프랑스 10년물 수익률은 4.97bp 상승한 3.5787%, 2년물 금리는 5.02bp 오른 2.3628%를 나타냈다.

영국 금리는 최근 임금 상승률이 5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소식에 금리 레벨을 올렸다. 영란은행이 다음주 금리를 인하할지 여부가 불확실한 것으로 평가됐다.

영국10년물 금리는 4.54bp 상승한 4.6197%, 2년물 수익률은 3.35bp 오른 3.8198%를 나타냈다.

■ 매파적 FOMC 경계감에 뉴욕 주가 하락

뉴욕 주가지수는 하락했다. FOMC의 매파적 인하에 대한 관측으로 금리가 오르자 주식시장도 부담을 느꼈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215.67포인트(0.45%) 내린 4만7739.32에 장을 마쳤다. S&P500은 23.89포인트(0.35%) 하락한 6846.51, 나스닥은 32.22포인트(0.14%) 낮아진 2만3545.90을 나타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 가운데 10개가 약해졌다. 통신서비스주가 1.8%, 소재주는 1.7%, 재량소비재주는 1.5% 각각 내렸다. 정보기술주만 0.9% 올랐다.

개별 종목 중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가 4.4% 상승한 반면 넷플릭스는 3.4% 하락했다. 최근 디스커버리 인수 경쟁에서 넷플릭스에 밀린 파라마운트글로벌이 적대적 인수를 제안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알파벳은 2.3%, 아마존은 1.2%, 메타는 1%, 테슬라는 3.4% 각각 내렸다.

달러인덱스는 금리가 오르자 약간 상승했다.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11% 높아진 99.10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03% 낮아진 1.1641달러, 파운드/달러는 0.03% 내린 1.3328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0.33% 오른 155.88엔,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03% 상승한 7.0710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에 0.29% 약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4일만에 하락하면서 58달러대로 내려섰다. FOMC 회의를 앞두고 경계심이 나타난 가운데 우크라이나 평화안 협상도 주목을 받았다.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최근 사흘 동안 평화안 내용을 놓고 이견을 조율한 바 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 대비 1.20달러(2.00%) 내린 배럴당 58.88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1.26달러(1.98%) 낮아진 배럴당 62.49달러에 거래됐다.

■ 트럼프, 엔비디아 H200 대중 수출 허용

미중 갈등이 이어지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엔비디아 H200의 대중 수출을 전격 허용해 관심을 끌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현지시간 8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트루스소셜’에 "미국이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칩 H200을 중국과 일부 승인된 국가에 조건부로 수출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시진핑 주석에게 관련 사실을 알렸으며 시 주석이 긍정적으로 반응했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이번 정책과 관련해 "25%가 미국에 지급될 것"이라며 "이번 조치가 미국 내 일자리 창출과 제조업 강화, 세금 납세자 혜택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는 우리 위대한 기업들이 아무도 원하지 않는 ‘저성능’ 제품을 만들도록 수십억달러를 투입하게 했다. 이는 혁신을 늦추고 미국 노동자를 해친 정책이었다. 그 시대는 끝났다"고 했다.

H200은 엔비디아의 ‘호퍼’ 아키텍처 기반 칩 중 최고 성능을 갖춘 제품으로, 현재 중국 수출이 승인된 저사양 칩 H20과 비교할 때 성능 격차가 크다. AI 추론에서는 H20 대비 2배, 텐서 코어 연산 성능은 6배 이상으로 알려졌다. 다만 최신 '블랙웰' 기반 GPU보다는 성능이 뒤처진다.

이번 수출 허용은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의 지지를 받고 있으며, 미국 기술이 글로벌 표준으로 유지될 수 있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도 그간 중국 시장 진출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황 CEO는 지난 10월 말 개발자 행사(GTC)에서 미국이 AI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중국 시장 진출이 중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조치가 국가 안보를 보호하고 미국 내 일자리 창출과 AI 분야에서 기술 우위를 유지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엔비디아뿐 아니라 AMD, 인텔 등 다른 미국 기업에도 동일한 접근을 적용할 것이라며, 항상 ‘미국 우선(America First)’ 원칙을 고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H200 칩의 실제 중국 도입 여부는 미지수다. 중국 정부는 기존에 수출이 허용된 H20 칩도 보안 우려를 이유로 자국 기업들에 사용을 제한한 바 있어 이번 칩 수입 허용이 곧바로 판매로 이어질지는 확실하지 않다.

이날 보도가 나온 이후 엔비디아 주가는 장중 한때 전일 종가 대비 3% 이상 오른 188달러까지 치솟았다가 일부 상승폭을 반납해 185.55달러로 정규장을 마쳤다. 트럼프 메시지가 정규장 종료 후 전해지면서 엔비디아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2%대 상승을 보였다.

미국 상무부는 이번 수출 조건의 세부 사항을 현재 마무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르는 글로벌 금리들...저가매수 지점 찾을 수 있을까

최근 미국, 유럽, 일본 금리가 일제히 오르고 있다.

유럽, 일본에선 금리 정책의 방향 전환이나 금리인상 경계감이 작용하고 있으며, 미국에선 향후 금리 인하 스탠스가 기대에 못 미칠 것이란 우려가 작용하는 중이다.

일단 12월 FOMC가 큰 관심사다.

투자자들은 완만한 인플레이션을 시사한 PCE 가격지수 등을 거론하면서 FOMC 회의에서의 금리 인하는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25bp 이하를 예상하면서도 '매파적 인하'에 대한 부담 역시 노출한 상태다.

조만간 연준 의장 발표 과정에서 정책방향 관련 혼란이 나타날 수도 있다는 예상도 보인다. 내년 5월 임기가 만료되는 파월 연준의장의 후임자로는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인 케빈 해셋(Kevin Hassett)이 유력하다.

시장에선 향후 연준의 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FOMC의 집단적 의사결정에 의한 견제 기능을 기대하는 시각이 모두 보인다.

물론 지금 당장은 FOMC의 '매파적 인하'가 실현될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

국내 채권시장은 저가매수 가능 지점을 체크하면서도 오르는 해외 금리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달러/원 환율이 고원에서 잘 내려오지 않아 부담을 느끼면서 외국인 선물매매를 주시하고 있는 중이다.

전날엔 외국인이 3년 선물 1만 2,776계약, 10년 선물 6,032계약을 대규모로 매도하자 저가매수 시도가 한계를 나타낸 바 있다.

자료: 최종호가수익률 추이, 출처: 코스콤 CHECK

자료: 최종호가수익률 추이, 출처: 코스콤 CHE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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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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