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5-12-05 (금)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2025년 11월, 외국인 사상최대 주식매도·채권매수 대응..그리고 12월 연말

  • 입력 2025-12-05 15:36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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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코스콤 CHE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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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2025년 11월은 한국 증시(주식+채권) 역사에서 특별한 한 달로 기억될 수 있다.

지난 달 외국인은 역대 가장 큰 규모로 국내 주식을 판 반면 역대 최대규모로 채권 보유액을 늘렸기 때문이다.

외국인이 최근까지 역대급으로 한국 주식을 팔았던 이유는 AI 버블 경계감, 주가 급등에 따른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등이 꼽힌다.

반면 채권을 대규모로 산 이유는 재정거래 유인 확대 등이 꼽히는 가운데 일각에선 WGBI 기대감 등도 거론했다.

금감원 기준으로 보면, 외국인은 11월 중 국내 주식을 14.2조원 순매도하고 국내 상장채권을 17.2조원 순투자(잔액증감 기준)한 것으로 나온다.

연간 누적으로는 주식 -9조원, 채권 +56조원을 기록했다.

11월말 기준으로 외국인 주식 보유잔액은 1,178조원, 채권 보유잔액은 330조원 수준이다.

이후 12월 들어 며칠이 지나지 않았지만 외국인은 주식과 채권 동시 매수를 이어가는 중이다.

■ 2025년 11월, 외국인 역대급 주식매도

외국인의 11월 주식 순매도 규모 14.2조원은 역대 최고 기록이다.

외국인 월간 순매도 이전 최고 기록은 지난 2020년 3월 코로나 확산 때 기록한 12.9조원이었다.

그리고 올해 4월 미국이 관세로 동맹국 등을 옭아맬 때였다. 미국 관세분쟁이 일었던 4월에 외국인은 10.1조원 순매도한 바 있다.

그러나 올해 11월 매도 규모는 이 두 차례의 10조원 이상 순매도를 뛰어넘는 것이었다.

외국인이 지난 11월 한국 주식을 역대급으로 팔 때 매도의 중심엔 전기·전자(-11.6조원)가 있었다.

외국인 순매도의 80%를 전기·전자가 차지했다. 특히 외국인은 SK하이닉스에 대해 대대적인 차익실현을 했다.

외국인은 11월 중 SK하이닉스를 8.2조원나 순매도했다. 삼성전자는 2.2조원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11월 21일 하루에만 2.9조원을 순매도해 2021년 2월 26일(3.0조 순매도) 이후 역대 두 번째로 큰 순매도를 기록하기도 했다.

11월 중 외국인이 2조원 넘는 순매도를 한 날은 3일에 달했으며, 이 3일은 역대 순매도 규모 5위 내에 드는 것이었다.

주가지수는 10월에 급등한 뒤 11월에 급락했으나 외국인 매도 규모를 감안할 때는 제한적인 측면이 있었다.

외국인인 14조원 넘게 순매도했지만 11월 주가 하락폭은 4.4%였다.

예컨대 이는 지난 2022년 6월 외국인이 6.2조원 순매도했을 때 지수가 13.2%나 급락했던 때나 같은 해 9월2.5조원 순매도에 지수가 12.8% 추락했을 때와 비교해 양호하다.

또 올해 한국 주식시장의 시총이 급하게 불어났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한국 주식시장의 덩치가 커졌기 때문에 과거의 매도 규모가 과거와 같은 효과를 내기 어려워졌다. 올해 들어 11월까지 국내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은 57.3%나 급증했다.

■ 2025년 11월, 외국인 역대급 채권매수

외국인은 공교롭게도 올해 11월 역대급 주식매도를 보이면서 역대급 주식매수를 감행했다.

금감원 기준으로 외국인 국내채권 보유잔액은 10월말 312.3조원에서 11월말 329.5조원으로 17.2조원 증가했다.

이는 월간 기준 역대 최대 규모의 순유입 이다.

외국인 채권잔액은 전 구간에서 늘었다. 3년 이하 단기물에서 13.2조원에 달하는 대규모의 투자가 집중됐고고 20년 이상 초장기물(+3.1조원)로도 유입됐다.

신술위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11월 외국인 채권투자 급증은 재정거래 유인이 컸다"면서 "3개월 재정거래유인은 10월 평균 20bp → 11월 38bp로 큰 폭 확대됐고 6개월 재정거래유인도 10월 16bp → 11월 28bp로 12bp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는 "12개월은 28bp → 33bp로 5bp 증가한 가운데 외국인의 6개월 미만 채권잔액이 11월 5.4조원 늘고 6~12개월물은 1.1조원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12월에 가까지거나 현재의 12월 초순엔 장기 채권을 대거 사는 모습도 보여 주목을 끌었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외국인이 11월 채권을 대거 순매수한 뒤 최근엔 장기물을 건드리는 모습들도 나타나 WGBI 편입 관련 선취매가 서서히 시작되는 느낌도 든다"고 말했다.

■ 2025년 12월, 주식시장에서 달라진 외국인...채권은 계속 사는 중

12월 들어 외국인은 주식을 사고 있다.

시장 일각에선 AI 버블과 관련한 논란은 계속됐으나 FOMC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증폭된 게 컸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아직 12월 초반이긴 하지만 외국인은 이달 들어 이날까지 5거래일 동안 4일을 순매수하고 있다.

12월 들어 코스피지수는 4천선을 재탈환했으며, 정부의 코스닥 지원책에 맞춰 코스닥 1천시대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FOMC의 12월 금리 인하와 트럼프의 비둘기 연준 의장 지명 등으로 글로벌 주식시장이 산타 랠리를 이어갈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융시장은 현재 FOMC의 기준금리 인하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주식시장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향후 적극적 통화완화 기대를 반영하려고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 연구원은 "트럼프의 정치적 술수를 감안할 때 성탄절 전후 차기 연준 의장 지명을 통해 스스로 산타가 될 수도 있다. 이는 연말 산타 랠리가 찾아오는 또 다른 이유가 될 것"이라며 "주가 상승 과정 속의 변동성 확대는 비중 확대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채권시장에선 12월 들어서도 외국인 매수가 두드러지고 있다.

12월이 시작된지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외국인은 전날까지 5조원 가량의 순투자를 나타내고 있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최근 외국인이 국고10년 지표 25-5를 강하게 당겨 이상한 느낌도 들었고 이들이 10년, 30년에 손을 대 WGBI 선취매를 노린 자금들이 들어온 것 아닌가 의심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재정거래 등으로 11월부터 외국인 채권투자가 대폭 늘었는데, 이제 시간이 지날수록 WGBI 영향 구간으로 진입하는 만큼 외국인의 채권매수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보다"고 덧붙였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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