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5일 외국인 매매와 저가매수 강도 등을 확인하면서 등락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전날 장중 손절 마무리나 금리 고점 인식에 따른 반발 매수도 나타난 가운데 매매 주체들의 수급 움직임에 따라 변동성이 나타날 수 있다.
고환율과 일본 금리 움직임은 계속해서 시장에서 부담을 주고 있어 주변 여건의 안정 여부도 계속 주시할 필요가 있다.
미국에선 고용 데이터가 예상 외로 양호하게 나와 금리가 상승 압력을 받았다.
■ 美 금리 4.1%에 바짝 붙어...뉴욕 주가 혼조
미국채 금리는 4일 3년 만에 최저를 기록한 미 주간 실업과 기업 감원 급감 발표로 상승했다.
미국의 실업수당 신규 신청건수가 20만건 밑으로 떨어진 데다 CG&C의 보고서에서 11월 감원계획이 전달보다 50% 넘게 감소해 채권가격은 타격을 입었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3.60bp 오른 4.0990%, 국채30년물 수익률은 2.20bp 상승한 4.7540%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3.80bp 상승한 3.5215%, 국채5년물은 4.50bp 오른 3.6750%를 기록했다.
뉴욕 주가지수는 보합권 혼조 양상을 나타냈다. 다음주 FOMC 회의를 앞두고 숨을 고르는 모습이 나타났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31.96포인트(0.07%) 내린 4만7850.94에 장을 마쳤다. S&P500은 7.40포인트(0.11%) 상승한 6857.12, 나스닥은 51.04포인트(0.22%) 높아진 2만3505.14를 나타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 가운데 6개가 약해졌다. 헬스케어와 필수소비재주가 0.7%씩 내렸다. 반면 산업주는 0.5%, 정보기술주는 0.4% 각각 올랐다. 개별 종목 중 월가 대표 양자주인 리게티가 15% 급등했고, 원전주인 오클로도 15% 뛰었다. 4분기 실적 가이던스를 높인 세일즈포스는 3.7% 높아졌다. 반면 슈퍼마켓체인인 크로거는 실망스러운 3분기 매출에 4.6% 낮아졌다.
달러가격은 상승했다. 고용 데이터의 잇단 호조로 수익률 전반이 오르자 달러인덱스도 따라서 움직이는 모습이었다.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21% 높아진 99.06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23% 낮아진 1.1645달러, 파운드/달러는 0.15% 내린 1.3332달러를 기록했다.
일본은행 금리인상 가능성에 엔화는 달러화 대비 강했다. 달러/엔은 0.10% 하락한 155.09엔에 거래됐다.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19% 상승한 7.0711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에 0.20% 강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60달러 근처로 상승했다. 우크라이나 평화회담이 교착 상태에 빠졌다는 소식이 주목을 받았다. 미국과 러시아가 모스크바에서 진행한 평화협상에서 전쟁 종식과 관련한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 대비 0.72달러(1.22%) 오른 배럴당 59.67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0.59달러(0.94%) 높아진 배럴당 63.26달러에 거래됐다.
■ 놀라운 수치 보여준 양호한 고용 데이터
미국의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3년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며 고용시장의 견조함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켰다. 이는 연준의 향후 금리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주요 변수로 평가된다.
노동부는 지난주(11월 23∼29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19만1,000건으로 집계됐다고 4일 발표했다. 이는 한 주 전보다 2만7,000건 줄어든 수치로, 2022년 9월 이후 3년 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 22만건을 큰폭으로 밑돌며 노동시장의 안정성을 보여줬다.
2주 이상 실업수당을 신청한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 역시 193만9,000건으로 한 주 전보다 4,000건 줄었다. 직전 주 수치는 194만3,000건으로 1만7,000건 하향 조정되면서 고용 유지 흐름이 이어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4주 평균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1만4,750건으로 9,500건 감소해 변동성을 완화한 추세 역시 안정적으로 나타났다.
시장 관계자들은 미국 고용시장의 특징으로 ‘저채용·저해고(low-hire, low-fire)’ 현상을 지목한다. 불확실한 경기 상황 속에서 기업들이 대규모 해고를 자제하는 대신 신규 채용을 줄이는 방식으로 인력 전략을 조정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팬데믹 이후 안정적으로 유지된 20만~25만 건대의 실업수당 청구 흐름도 이러한 구조적 변화와 맞닿아 있다는 평가다.
이런 가운데 미국 기업들의 11월 감원 계획이 전달 대비 절반 이하로 줄어들며 3년 만에 가장 큰 폭의 감소세를 나타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고용정보업체 챌린저, 그레이 앤드 크리스마스(CG&C)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기업들은 11월 한 달 동안 총 7만1,321명의 감원 계획을 밝혔다.
이는 10월 발표된 감원 규모 대비 53% 급감한 수치로 월간 기준 뚜렷한 완화 흐름을 보여줬다. 다만 전년 동월(5만7,727명)과 비교하면 24% 증가한 것이다.
한편 올해 1~11월 누적 감원 계획은 117만821명으로 집계돼 지난해 같은 기간(76만1,358명) 대비 54% 급증했다. 이는 팬데믹 초창기였던 2020년(222만7,725명) 이후 가장 큰 규모다. 감원 사유로는 구조조정, 인공지능(AI) 도입, 시장·거시경제 불확실성, 관세 정책 등이 주로 꼽혔다.
■ 이상한 미국 고용 데이터
주간 고용 데이터와 CG&C 보고서에서 예상보다 양호한 고용 흐름이 확인됐지만 지금의 고용 상황은 보다 면밀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들도 나온다.
지난 3일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은 11월 민간 기업 고용이 전월 대비 3만2000명 감소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당시 발표는 예상치 1만명 증가를 하회한 결과로 2023년 3월 이후 2년 8개월 만의 최대 감소폭이었다. 또 10월에 기록했던 4만7000명 증가에서 한 달 만에 급격한 반전이 나타난 셈이었다.
이에 따라 3일 ADP 데이터가 나온 뒤 시장금리를 '고용 부진'에 방점을 찍으면서 하락했다.
기업 규모별로는 고용 격차가 두드러졌다. 직원 50명 이상 중·대형 기업은 9만명의 고용 순증을 기록한 반면, 50명 미만 소형 사업체는 12만명이 감소하며 전체 고용 부진을 주도했다.
당시 리처드슨 ADP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고용주들이 소비자 심리와 불확실한 거시경제 환경을 고려해 최근 고용을 불안정하게 운용하고 있다. 11월 고용 둔화가 광범위하게 나타났고 소규모 기업이 변동성을 주도했다"고 밝혔다.
시장 분석가들은 현재 미국 고용시장은 외형적으로는 안정적 지표를 보이고 있지만 기업들의 신중한 채용과 선택적 감원이라는 ‘저채용·저해고’ 구조가 내재화된 위험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기업들이 해고는 제한하면서 채용을 줄이는 패턴이 지속되는 한, 경기 둔화와 인플레이션 압력 사이에서 연준의 정책 판단은 보다 섬세해질 수밖에 없다는 진단도 제기됐다.
‘저채용·저해고’ 추세에 대한 보다 명확한 분석이 필요하다는 얘기도 들린다.
미국 금리가 고용 데이터에 따라 한번은 하락, 한번은 상승한 가운데 일단 12월 FOMC의 금리인하 가능성은 높은 상황이다.
■ 여전히 불안한 환율
3시30분 가격기준 달러/원 환율은 전날 5.5원 상승한 1,473.5원을 기록했다.
달러/원이 1,470원 위로 올라온 것은 11월 28일 이후 처음이다.
달러인덱스가 98대로 내려간 상황에서도 원화가 별로 힘을 쓰지 못해 주목을 끌었다. 물론 전날 아시아 장에서 달러가 상승 압력을 받긴 했다.
전날 역외의 매수세로 달러/원은 1,470원대로 올라선 가운데 예민한 지점에서 다시 환율이 어떤 모습을 보일지 주목된다. 간밤 달러인덱스도 반등했다.
환율 움직임에 따라 채권은 더 예민해질 수 있는 구간으로 들어온 상태다.

자료: 최종호가수익률 추이, 출처: 코스콤 CHECK

[채권-장전] 이상한 미국 고용 데이터들
이미지 확대보기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