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김경목 기자] 인텔 주가가 애플에 차세대 M 시리즈 칩을 공급할 가능성이 제기되며 뉴욕 주식시장에서 다시 한 번 급등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소식이 인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의 신뢰 회복은 물론, 기업 체질 개선이 가속화될 수 있는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일(현지시간) 뉴욕 주식시장에서 인텔은 전 거래일보다 8.65% 오른 43.47달러에 마감하며 52주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로써 인텔은 최근 5거래일 동안 약 21% 상승했고, 올 들어서는 무려 116%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소식이 전해졌던 지난 주말에도 10% 가까이 폭등한 바 있다.
주가 랠리의 출발점은 밍치 쿠(궈밍치) TF인터내셔널 애널리스트의 전망이다.
그는 지난주 소셜미디어 X(엑스)를 통해 인텔이 2027년 초부터 애플의 맥북 에어·아이패드 프로용 차세대 M 시리즈 칩을 생산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애플은 칩 설계를 유지하되, 제조는 인텔의 차세대 공정 기술 ‘18A-P’를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기존 18A 공정보다 성능이 개선된 최신 기술이다.
애플은 과거 맥북·아이맥 등에 인텔 CPU를 사용했지만 자체 설계 칩으로 전환한 뒤 TSMC에 전량 위탁해왔다. 그러나 최근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해온 만큼 인텔과의 재협력이 성사될 경우 TSMC 의존도 축소 전략과도 맞물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시장 전문가들은 애플 칩을 수주할 경우 인텔 파운드리 사업이 본격적으로 외부 대형 고객을 확보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인텔이 글로벌 톱티어 고객사와 협력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췄다는 신호”라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인텔의 주가 상승 배경에는 경영 변화도 반영됐다. 팻 겔싱어 전 CEO가 물러나고 립-부 탄 CEO가 취임한 이후, 내부 개편과 비용 구조 조정, 파운드리 전략 강화가 시장의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여기에 미국 정부의 강한 지원 역시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미국 정부는 현재 인텔 지분 약 10%를 보유한 최대 주주로, 파운드리 경쟁력 강화를 국가 전략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애플의 차세대 M 시리즈 칩 생산을 인텔이 맡게 된다면 파운드리 판도가 흔들릴 수 있는 큰 이벤트”라며 “인텔 주가 급등은 앞으로의 구조적 반등 기대감을 반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