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보) 올해 美블프 온라인 지출액, 전년비 9.1% 급증 역대 최대 - 어도비
이미지 확대보기[뉴스콤 김경목 기자] 미국 최대 쇼핑 행사인 블랙프라이데이(블프)에서 온라인 지출이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지능(AI) 쇼핑 도구의 확산과 소비자 맞춤형 추천 서비스 강화가 구매를 끌어올리면서 연말 소비 심리가 예상보다 강하게 유지됐다는 분석이다.
시장조사업체 어도비 애널리틱스는 지난 29일(현지시간) 올해 블랙프라이데이 하루 동안 미국 소비자들의 온라인 지출이 118억달러(약 17조3000억원)를 기록해 전년 대비 9.1% 증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108억달러)보다 10억달러 이상 늘어난 규모다.
블프 온라인 쇼핑은 28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 사이 집중됐다. 이 시간대엔 분당 1250만달러가 지출되며 쇼핑 트래픽이 절정에 달했다. 어도비는 “소비자들이 할인 경쟁이 치열한 시간대에 온라인에 몰렸다”며 올해 블프 소비 패턴이 ‘짧고 강하게’ 집중된 특성을 보였다고 전했다.
블랙프라이데이를 전후한 글로벌 쇼핑 매출 역시 강세를 나타냈다. 세일즈포스에 따르면 블프 기간 전 세계 온·오프라인 지출액은 790억달러, 이 중 미국이 180억달러를 차지해 전년 대비 3% 증가했다. 세일즈포스는 “제품 가격 상승도 일부 영향을 미쳤지만 AI 기반 쇼핑 서비스의 확산이 지출 증가를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특히 AI의 기여도가 두드러졌다. 세일즈포스는 올해 전 세계 블프 온라인 매출 142억달러가 AI 서비스 영향으로 이뤄졌다고 분석했다. 어도비는 AI 기반 쇼핑 사이트 트래픽이 805% 폭증했다고 밝혔다.
월마트의 AI 챗봇 ‘스파키’(Sparky), 아마존의 쇼핑 어시스턴트 ‘루퍼스’(Rufus) 등 소비자 맞춤 상품 추천 서비스가 인기몰이를 하면서 AI가 ‘핫딜’ 탐색과 비교를 대신해주는 ‘쇼핑 파트너’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스터카드의 소비 데이터(스펜딩펄스) 역시 같은 흐름을 보여줬다. 블랙프라이데이 당일 소매 매출(자동차 제외)은 전년보다 4.1% 증가, 이 중 온라인 매출은 10.4% 급증해 전체 증가를 견인했다. 오프라인 매출 증가는 1.7%에 그쳤다.
시장 관계자들은 올해 블프가 보여준 AI 영향력이 유통 산업의 구조적 변화를 예고한다고 진단했다. 이마케터(eMarketer) 애널리스트 수지 데이비드카니언은 “소비자들이 원하는 제품을 더 빨리 찾기 위해 AI 도구 사용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며 “특히 선물 구매처럼 고민이 많은 분야에서 AI의 의존도가 빠르게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AI 쇼핑 에이전트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사기·오용, 상품 선택 책임 소재 등 새로운 리스크도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은 “AI가 쇼핑 중개자 역할을 강화하면서 유통업체는 고객 행동 데이터 감소, 로열티 약화 위험을 마주할 수 있다”며 리스크 관리 체계 고도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