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20일 외국인 등 매매주체들의 움직임과 외환·주식시장의 반응 등을 보면서 조심스러운 등락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우선 관심을 모은 엔비디아 실적은 시장의 예상을 웃돌 정도로 양호했다.
미국 당국이 10월 고용지표 발표를 취소하면서 금리시장이 부담을 나타낸 가운데 FOMC 의사록은 12월 금리 동결에 힘을 더 실어줄 정도로 매파적이었다.
전날 국내시장이 외국인 선물 매도로 약세를 보인 가운데 미국에서 전해진 채권 악재들을 소화해야 하는 상황이다.
최근 시장 금리가 뛴 뒤 금리 레벨 메리트가 커졌지만, 여전히 시장을 둘러싼 분위기는 조심스럽다.
■ 美금리, 고용지표 발표 취소로 상승...FOMC 의사록도 매파적
미국채 금리는 19일 1월 고용지표 발표 취소로 상승했다. 매파적인 FOMC 회의록도 금리 상승에 일조했으나 유가 급락이 금리 상승폭을 제어했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2.90bp 오른 4.1390%, 국채30년물 수익률은 2.20bp 상승한 4.7560%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1.70bp 상승한 3.5935%, 국채5년물은 2.60bp 오른 3.7105%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60불 아래로 내려갔다.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 가운데 미국의 주간 휘발유 재고가 예상보다 크게 증가해 유가를 압박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 종전 협상에 진전이 있었던 점도 주목을 받았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 대비 1.30달러(2.14%) 내린 배럴당 59.44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2.1% 낮아진 배럴당 63.51달러에 거래됐다.
미 에너지정보청(EIA) 발표에 따르면, 지난주 휘발유 재고는 전주보다 232만7000배럴 늘었다. 예상치는 60만배럴 증가였다.
미국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28개 조항 계획을 비밀리에 논의 중이라고 정치 매체인 악시오스가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뉴욕 주가지수는 상승했다.
장 마감 뒤 나올 엔비디아 실적 발표를 앞둔 기대감에 저가 매수세가 유입됐다. 인공지능(AI) 종목 반등세가 두드러졌다.
다만 미국 노동부의 10월 고용보고서 발표 취소로 금리인하 기대가 줄자 지수들 오름폭은 제한됐다. 이날 공개된 매파적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의사록도 시장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47.03포인트(0.10%) 오른 4만6138.77에 장을 마쳤다. S&P500은 24.84포인트(0.38%) 상승한 6642.16, 나스닥은 131.38포인트(0.59%) 높아진 2만2564.23을 나타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 가운데 6개가 강해졌다. 정보기술주가 0.9%, 통신서비스주는 0.7% 각각 올랐다. 반면 에너지주는 1.3%, 유틸리티와 부동산주는 0.8%씩 각각 내렸다. 개별 종목 중 장 마감 후 실적 발표 앞둔 엔비디아가 3% 상승했다. 제미나이 3 플랫폼 출시를 발표한 알파벳은 3% 이상 올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테슬라는 0.7% 상승했고, 애플도 0.4% 높아졌다.
이후 장 마감 뒤 나온 엔비디아 실적은 시장의 예상보다도 양호했다.
달러가격은 속등했다. 달러인덱스는 엔화 가치 급락에 영향을 받으면서 100을 넘겼다.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65% 높아진 100.20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45% 낮아진 1.1530달러, 파운드/달러는 0.68% 내린 1.3055달러를 기록했다.
엔화도 달러화 대비 대폭 약해졌다. 경기부양 규모가 20조엔을 넘는다는 보도가 주목을 받았다. 달러/엔은 0.95% 급등한 156.99엔에 거래됐다.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1% 상승한 7.1181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에 0.57% 약세를 나타냈다.
■ BLS, 사상 최초의 고용보고서 발표 취소...금리시장 불안↑
미국 노동통계국(BLS)이 사상 최초로 10월 고용보고서 발표를 취소했다.
최장기 정부 셧다운으로 인해 핵심 자료인 가계조사(CPS)를 수집하지 못하면서 보고서 산출 자체가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BLS는 19일 성명을 통해 "10월 실업률 산출에 필요한 가계조사 데이터는 셧다운 기간 중 전혀 수집되지 못했으며, 사후적으로도 복원이 불가능하다"고 고백했다.
반면 기업을 대상으로 한 사업체조사(CES)는 일부 자료가 확보됐지만, 고용보고서는 두 조사 결과가 함께 있어야 발표할 수 있어 10월 보고서를 통째로 건너뛰게 됐다.
10월 사업체조사 결과는 11월 비농업부문 고용지표와 통합돼 오는 12월 16일 발표된다. 원래 예정일보다 1주 이상 늦춰진 일정으로 노동부가 월간 고용보고서를 건너뛴 것은 1994년 이후 처음이다.
이번 공백으로 연준은 12월 9~10일 FOMC 정례회의에서 9월 고용지표를 사실상 마지막 공식 자료로 참고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금융시장에서는 "통계 부재로 연준이 금리 인하를 보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관측이 빠르게 반영되고 있다.
10월 FOMC 의사록에서도 "다수 위원이 12월 인하에 반대했다"는 내용이 확인되며 시장 불안이 커졌다.
시장 관계자들은 이번 셧다운이 미국 노동시장 통계에 ‘영구적인 공백’을 남길 수 있다고 경고한다.
전직 BLS 국장들이 참여한 단체 ‘프렌즈 오브 BLS’는 "일부 지표는 나중에 보정하더라도 연속성을 완전히 회복하기 어렵다"며 구조적 데이터 손상을 우려했다.
BLS는 셧다운으로 중단된 9월 구인·이직보고서(JOLTS) 또한 10월 자료와 함께 12월 9일 발표할 계획이다. 한편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현장 조사 비중이 높아 발표 여부가 불투명하며 백악관도 "발표 가능성이 낮다"고 밝혔다.
정부 셧다운 이후 미국의 핵심 경제 지표가 대거 지연·누락되면서 연말 통화정책 방향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 10월 FOMC 의사록, 12월 금리인하 기대감에 '찬물'
연준 위원들이 지난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인하를 두고 뚜렷한 견해차를 드러낸 가운데 다수 참석자가 12월 추가 인하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19일 공개된 FOMC 의사록은 "많은(many) 참석자들은 각자의 경제전망을 고려할 때 올해 남은 기간 동안 기준금리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의사록은 "몇몇(several) 참석자들은 경제가 예상대로 전개될 경우 12월 회의에서 또 한 차례 금리 인하가 적절할 수 있다는 견해를 제시했다"고 전했다.
연준의 표현 관례상 ‘many’는 ‘several’보다 많은 인원을 가리켜 12월 동결 의견이 우세했음을 시사한다.
10월 회의 당시 트럼프 대통령 의견을 대변하는 스티븐 마이런 이사는 50bp 인하를 주장했다.
하지만 제프리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는 금리 동결을 요구했다.
이런 가운데 의사록에 따르면 투표권이 없는 몇몇 지역 연은 총재들 역시 슈미드 총재 의견에 공감해 동결을 선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참석자들은 노동시장 둔화와 고착화된 인플레이션 사이에서 어떤 위험이 더 큰지를 놓고 논란을 벌였다.
일부는 '경제 활동의 회복력'을 근거로 현재 금리 수준이 충분히 제약적이지 않다고 평가한 반면 또 다른 이들은 두 차례 연속 금리 인하에도 정책이 여전히 성장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했다.
결국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12월 금리인하는 기정사실이 아니다"라며 시장의 기대를 제어한 바 있다.
연방정부의 40일 이상 지속된 셧다운도 정책 판단을 어렵게 했다.
의사록은 "광범위한 경제지표가 작성되거나 발표되지 못해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됐다"고 지적했다.
대차대조표 정책과 관련해선 거의 모든 참석자가 오는 12월 1일부터 양적긴축(QT)을 중단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연준이 2022년 중반부터 축소해 온 보유자산 규모는 이미 2.5조 달러 이상 줄어든 상태다. 최근 단기자금시장 불안과 자금조달 금리의 불안정 흐름이 QT 종료 결정을 앞당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시장은 의사록 공개 직후 12월 금리인하 기대를 크게 낮췄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이 반영한 12월 인하 가능성은 30%대 초반까지 하락하며 이제 동결 가능성이 크게 우세해졌다.
■ 엔비디아 '매출호조+가이던스 낙관'
엔비디아가 3분기 실적에서 월가 전망치를 크게 웃돌며 AI 반도체 시장에서의 지배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4분기 매출 가이던스가 시장 기대를 훌쩍 뛰어넘자 엔비디아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4% 급등했다.
19일 엔비디아는 3분기 매출이 570억달러를 기록해 애널리스트 예상치(549억달러)를 상회했다고 발표했다.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1.30달러로 시장 전망(1.25달러)을 넘어섰다.
회사는 4분기 매출을 약 650억달러로 제시하며 월가의 616억달러 전망을 크게 웃도는 가이던스를 내놨다.
시장에서는 "AI 붐이 여전히 강력하게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핵심 사업인 데이터센터 매출이 512억달러로 전년 대비 66% 증가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이 중 GPU 등 컴퓨트 매출이 430억달러, 네트워킹이 82억달러였다.
엔비디아는 현재 2세대 '블랙웰 울트라(Blackwell Ultra)'가 가장 많이 팔리는 제품군이라고 설명했다.
젠슨 황 CEO는 "클라우드용 GPU는 사실상 완판된 상태"라며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수요가 예상보다 강하다고 말했다.
기존 사업 부문도 고르게 성장했다.
게임 부문 매출은 30% 증가한 43억달러, 프로페셔널 비주얼라이제이션 부문은 56% 늘어난 7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자동차·로보틱스 매출도 5억9200만달러로 전년 대비 32% 성장했다.
엔비디아는 이번 분기에 125억달러 규모 자사주 매입과 2억4300만달러 배당도 집행했다고 덧붙였다.
시장에서는 "엔비디아가 AI 사이클의 정점 우려를 완전히 씻어냈다"는 반응들이 나왔다.
시장은 엔비디아의 4분기 전망이 연말 기술주 랠리에 불을 지필지 주목하고 있다. 일단 뉴욕 장 마감 뒤 엔비디아가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이날 아시아 장의 반응부터 관심을 모은다.
■ 여전히 악재에 둘러싼 채권시장, 저가매수로 극복할 수 있을까
간밤 관심을 모은 대외재료들이 대체로 채권에 매파적인 결과를 보여준 가운데 외국인 선물 매매가 주목을 받고 있다.
전날 국내시장에선 금리 레벨 메리트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이 선물을 팔자 가격 반등이 쉽지 않았다.
외국인이 전날 3년 선물을 3,772계약, 10년 선물을 6,800계약 순매도하면서 가격 반등을 제어한 가운데 이날 다시금 대외 악재에 대해 어떻게 반응할지 봐야 한다.
달러인덱스가 100 위로 뛴 가운데 달러/원 환율 움직임도 봐야 한다.
외환, 주식 모두 채권을 괴롭힐 수 있는 가운데 보수적인 대응이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자료: 최근 최종호가수익률 추이, 출처: 코스콤 CHECK

[채권-장전] 고용발표 취소·FOMC 의사록·엔비디아 모두 채권에 불리
이미지 확대보기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