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18일 외국인 선물매매와 저가매수 강도, 환율과 주가 움직임 등을 보면서 등락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전날 외국인 국채선물 매수가 가격반등을 견인한 가운데 시장의 경계감은 여전히 강했다.
최근 금리인하 사이클에 대한 의구심이 강화되고 손절에 대한 경계감도 작용하는 가운데 여전히 조심스러운 흐름이다.
미국 시장에선 연준 관계자들의 매파적인 발언이 이어지면서 12월 금리인하 기대감이 계속해서 내려가고 있어 주목된다.
■ 美국채 강보합...아마존 대규모 회사채 발행
미국채 시장은 17일 제한적인 강세를 나타냈다.
주가 하락 등 위험회피 분위기에서 반사익을 취했으나 아마존의 대규모 회사채 발행 소식 등으로 보합권에서 크게 이탈하진 못했다.
연준 관계자들은 계속해서 매파적인 발언을 이어갔으며, 뉴욕주 제조업 상황은 상호했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0.20bp 하락한 4.1410%, 국채30년물 수익률은 1.10bp 떨어진 4.7380%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0.40bp 하락한 3.6105%, 국채5년물은 0.05bp 내린 3.7285%에 자리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발표한 11월 제조업지수가 18.7로 전월보다 8포인트 올랐다. 이는 지난 11월 이후 1년 만에 최고치이자 시장 예상치(6)를 상회하는 결과였다.
아마존은 회사채를 발행해 120억달러, 즉 우리돈 17조원 남짓을 조달하기로 했다고 블룸버그가 현지시간 17일 보도했다.
아마존은 6개 구간으로 나눠 채권을 발행하며 만기가 가장 긴 40년만기 채권 금리는 미국채 115bp의 스프레드를 적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돈의 상당부분은 클라우드 서비스를 위한 AI 인프라 투자에 소요된다.
아마존웹서비스(AWS)를 운영하는 아마존은 클라우드 분야 세계 1위 업체다. 이달 초 오픈AI에 엔비디아 GPU 수십만 개를 탑재한 컴퓨팅 인프라를 7년간 공급하는 380억 달러 규모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 뉴욕주가, 엔비디아 실적 등 대기하면서 하락
뉴욕 주가지수는 엔비디아 실적과 고용지표 발표를 앞두고 하락했다. 계속되는 연준 관계자들의 매파적인 발언에 주눅이 들었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557.24포인트(1.18%) 내린 4만6590.24에 장을 마쳤다. S&P500은 61.70포인트(0.92%) 내린 6672.41, 나스닥은 192.51포인트(0.84%) 하락한 2만2708.07을 나타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 가운데 9개가 약해졌다. 금융과 에너지주가 1.9%씩, 소재주는 1.5%, 정보기술주는 1.4% 각각 내렸다. 반면 통신서비스주는 1.1%, 유틸리티주는 0.8% 각각 올랐다.
개별 종목 중 알파벳이 3% 올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알파벳 주식을 대량 매입했다는 소식이 주목을 받았다. 테슬라는 1.1% 상승했다.
반면 AI 관련주 약세에 엔비디아는 2% 하락했다.
피터 틸 팔란티어 창립자가 자신이 보유한 엔비디아 지분을 전량 매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애플도 1.8% 낮아졌다. 팀 쿡 최고경영자(CEO)의 내년 퇴임 가능성에 대비해 경영권 승계 계획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보도 때문이다.
달러가격은 상승했다. 연준 금리인하 기대감이 퇴조한 데다 뉴욕주 제조업 지수가 호조를 보이면서 달러인덱스 상승을 도왔다.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27% 높아진 99.57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29% 낮아진 1.1587달러, 파운드/달러는 0.13% 내린 1.3153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0.43% 오른 155.20엔,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15% 상승한 7.1097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에 0.76% 약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3일만에 하락했다. 최근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을 받은 러시아 노보로시스크항이 원유수출을 재개했다는 소식이 유가를 압박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 대비 0.18달러(0.30%) 내린 배럴당 59.91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19센트(0.3%) 하락한 배럴당 64.20달러에 거래됐다.
■ 연준, 제퍼슨 부의장도 '매파적 발언' 동참...12월 인하 어려워지나
최근 연준 관계자들의 매파적인 발언이 이어지는 가운데 필립 제퍼슨 부의장도 금리 인하에 대해 신중할 필요성을 거론했다.
제퍼슨 부의장은 경기 둔화 조짐이 감지되지만 지나치게 빠른 통화 완화는 그동안 억제해온 인플레이션 진전을 되돌릴 위험이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제퍼슨은 "현재 연준의 통화정책은 여전히 다소 긴축적이지만 중립금리 수준에 점차 가까워지고 있다"며 "위험 균형이 변화하고 있는 만큼 금리 인하는 천천히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셧다운(연방정부 업무정지) 여파로 공식 경제지표 발표가 지연되면서 경제상황 판단의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점을 지적하며, 다음 주 공개될 연준의 지역경제 보고서인 베이지북(Beige Book)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고 강조했다.
노동시장에 대해서는 "수요와 공급 양측에서 서서히 냉각되고 있다"며 연말까지 실업률이 완만히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고용 측면의 위험이 하방으로 기울고 있다고 분석했다.
인플레이션은 관세 요인을 제외하면 둔화 흐름이 유지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최근 몇 달간 2% 목표 달성을 향한 속도가 느려졌다고 인정했다.
제퍼슨은 연준이 최근 25bp 금리 인하를 단행한 이후에도 정책 기조가 '여전히 다소 제약적'이라고 진단했지만, 중립금리 접근 시점에는 정책 판단이 더욱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장에선 연준 부의장까지 '금리인하 신중' 발언에 동참함에 따라 12월 추가 금리 인하 기대를 더 낮췄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12월 금리인하 가능성은 불과 일주일 전 60%대에서 현재 40%대 중반으로 하락했다. 이제 금리 동결 전망이 50%를 넘어서는 등 최근 빠르게 12월 인하 기대가 축소됐다.
■ 환율과 대미 '강제투자' 리스크
달러/원 환율은 지난 14일 1,450원대로 내려왔다.
지난주 후반 달러/원이 1,475원을 넘는 등 급등한 뒤 금융당국이 구두개입, 실개입을 차례대로 단행하면서 레벨을 낮췄다.
금융당국은 지난 금요일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통해 "환율 상승 원인을 면밀히 분석하고 국민연금과 수출업체 등 주요 수급주체들과 긴밀히 논의해 환율 안정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는 긴급메시지를 발표했다.
당시 당국은 해외투자에 따른 외환수급 불균형이 지속되면 원화 약세 기대가 고착화로 인해 환율 하방 경직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가용 수단을 적극 활용해 대처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이창용 총재도 "과도한 변동성이 발생할 경우 기장에 개입할 의지가 있다"면서 시장 변동성을 겨냥했다.
당국자들이 겁을 준 뒤 1,470원대 중반을 넘나들던 달러/원은 1,450원대 후반으로 내려온 상태지만 계속해서 하향 안정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미국 연준이 금리 인하에 대해 한층 조심스러워진 태도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최근 시시때때로 구경할 수 있는 외국인의 대규모 주식 매도 등도 주목을 끄는 중이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선 계속해서 '한국의 체력을 넘어선' 대규모 대미 강제투자에 대한 경계감이 환율 하향 안정을 막는 요인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전날 국회 기재위에서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은 연간 200억불 투자 상한과 관련해 "한은의 지난해 외환보유액 수익은 12.8조원, 88억달러였다. 이 수익은 최근 3년 가장 높은 것이었다"면서 200억불 투자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했다.
기재부, 세계은행 등에서 일했던 박 의원은 "요즘은 금융시장 변동에 따라 수익도 요동치고 있으며, 최근 한은이 4조원대도 수익을 낸 적도 있었다"고 걱정했다.
그는 "한은 외환보유고 수익률이 최소 5% 이상 나와야 한다. 하지만 구조적으로 한은이 운용수익을 오로지 대미투자에 활용하지도 못한다. 30%는 한은 적립금 등으로 제약된다. 연간 200억달러 투자는 천문학적이라고 볼 수 있다"고 했다.
구윤철 부총리는 야당 경제통의 이런 걱정을 접수한 뒤 "한은 외에 KIC가 운용해서 올리는 수익도 있다. 200억불은 한도 개념이고 기성고에 따라 간다"고 답했다.
정부는 150억불 정도는 한은 외환보유액과 KIC 투자에서 마련하고, 나머지는 해외 외환시장에서 기채해서 마련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또 미국 투자와 관련한 '상업적 합리성'이란 안정장치를 갖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그 말이 모호하다는 평가들도 이어졌다.
CJ제일제당 대표를 지낸 최은석 의원은 "상업적 합리성이란 말로 2천억달러 원리금이 회수된다고 국민을 현혹시켜선 안 된다. 국민들에게 투자(의 위험성)를 제대로 알려줘야 한다"고 했다.
한국이 경제 덩치에 비해 너무 큰 대미투자를 하게 됨에 따라 환율 불안정, 국내 산업 공동화에 대한 우려 등이 이어지는 중이다.

자료: 최근 최종호가수익률 추이, 출처: 코스콤 CHECK

[채권-장전] 환율과 대미 '강제투자' 리스크
이미지 확대보기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