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17일 계속해서 경계감 속에 불안정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최근 금리가 크게 올랐지만 저가매수로 접근하기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투자자들의 매수심리가 크게 훼손된 데다 추가적인 손절 우려도 이어지고 있어 조심해야 하는 국면이다.
환율, 부동산 등 금융안정 이슈로 기준금리 인하 시기를 잡기 만만치 않은 가운데 일각에선 금리 인하 사이클이 이미 끝난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제기하는 중이다.
시장이 비빌 언덕은 절대금리 외엔 잘 보이지 않아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게 나아보인다.
미국에선 연준 관계자들이 계속해서 매파적인 목소리를 내면서 금리시장을 압박했다. 영국 길트시장은 다시금 재정 우려에 휩싸였다.
■ 美금리, 기준금리 인하 기대 약화에 부담...길트채 금리 급등 주목
미국채 금리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퇴조로 상승했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14일 2.15bp 오른 4.1430%, 국채30년물 수익률은 4.20bp 상승한 4.7490%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0.95bp 상승한 3.6035%, 국채5년물은 2.00bp 오른 3.7290%를 나타냈다.
연준 인사들의 매파적인 발언이 금리인하 기대감을 떨어뜨린 데다 영국에선 재정건전성 우려로 길트채 금리가 뛰어 미국채 시장에 영향을 줬다.
지난주 영국에선 소득세 인상안 철회소식이 들려오자 금리가 대폭 상승했다.
영국10년물 금리는 14.28bp나 뛴 4.6713%를 기록했다. 2년물 금리도 7.07bp 상승한 3.8504%로 올랐다.
영국의 리브스 재무장관이 그동안 언급해 왔던 소득세 인상안을 철회한다고 밝히면서 재정 건전성 우려가 재부각된 것이다.
이에따라 채권시장에선 다시금 정부의 재정정책에 대한 신뢰도가 약화됐으며, 길트채는 매도압력에 시달릴 수밖에 없었다.
■ 나스닥 소폭 반등...유가 60불선으로 올라와
뉴욕 주가지수는 14일 혼조세를 나타냈다.
그간 급락했던 기술주에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자 나스닥은 반등했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309.74포인트(0.65%) 하락한 4만7147.48에 장을 마쳤다. S&P500은 3.38포인트(0.05%) 내린 6734.11, 나스닥은 30.23포인트(0.13%) 상승한 2만2900.59를 나타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 가운데 7개가 약해졌다. 소재주가 1.2%, 금융주는 1% 각각 내렸다. 반면 에너지주는 1.4%, 정보기술주는 0.7% 각각 올랐다.
개별 종목 중 실적 발표를 앞둔 엔비디아가 1.8% 상승했다. 오라클은 2.4%, 브로드컴도 0.7% 각각 올랐다. 테슬라는 0.6%, 팔란티어는 1.1% 각각 높아졌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1.4% 상승했다.
달러가격은 상승했다. 영국 재정 우려로 파운드화가 약해지자 달러인덱스가 밀려 올라갔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둔화에 따른 금리 상승도 달러를 지지했다.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13% 높아진 99.29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10% 낮아진 1.1622달러, 파운드/달러는 0.20% 내린 1.3166달러를 기록했다. 영국 정부가 증세 계획을 철회한다는 소식이 주목을 받았다.
달러/엔은 0.01% 하락한 154.53엔,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07% 상승한 7.1007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에 0.14% 강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상승했다.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으로 러시아 노보로시스크 항구에서 원유 수출이 중단된 점이 영향을 미쳤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 대비 1.40달러(2.39%) 오른 배럴당 60.09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1.38달러(2.19%) 상승한 배럴당 64.39달러에 거래됐다.
■ 계속 나오는 연준 내 매파 목소리
연준 내에선 12월 금리결정과 관련한 매파적인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다.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는 현지시간 14일 "12월 회의에서 추가 금리인하를 지지하기는 어렵다. 향후 정책 결정을 위해 데이터를 면밀히 검토하고 금융시장 여건을 주의 깊게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로건은 FOMC의 9월 금리인하에는 찬성했지만 10월에는 금리 동결을 선호했었다고 밝혔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더 빠르게 확실히 하락하고 있다는 설득력 있는 증거나 노동시장에서 지금까지 봐 온 점진적인 둔화보다 더 큰 둔화가 나타나지 않는 한 추가 금리인하를 지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제프리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는 "12월 FOMC 회의에서 금리인하가 추가로 단행될 경우 다시 한 번 반대 표를 던질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단순히 관세 요인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광범위한 물가 상승 압력을 이유로 들었다.
슈미드는 지난 10월 연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춰 3.75~4.00%로 결정했을 당시 두 명의 반대자 중 한 명이었다. 그는 이날 댈러스·캔자스시티 연은이 공동 주최한 덴버 에너지 콘퍼런스 연설에서 당시와 같은 우려가 여전히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의 통화정책은 다소 제약적인 수준에 있으며 이는 내가 적절하다고 판단하는 정도"라며 "최근 노동시장 둔화는 구조적 변화에 따른 것이지 금리인하로 해결할 성격이 아니다. 추가 금리인하가 연준의 2% 물가 목표를 훼손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특히 "연준은 인플레에 대해 안심할 여유가 없다.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은 가격 책정 행태에 영향을 미쳐 물가 상승이 경제 전반에 고착될 수 있다. 그런 상황이 되면 이제까지 말해온 ‘연착륙’은 더 이상 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 외국인 매도에 크게 흔들린 주식시장
지난 금요일 코스피지수는 159.06p(3.81%) 폭락한 4,061.91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은 20.47p(2.23%) 급락한 897.90을 기록했다.
코스피가 폭락한 이유는 외국인이 대대적으로 국내 주식을 내다팔았기 때문이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14일 하루에만 2조3,668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의 이날 순매도 규모는 이달 4일과 5일 각각 2.2조원, 2.1조원 가량을 순매도한 것보다 컸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시총 1,2위 종목 주가가 모두 5% 넘게 급락했다.
우선 외국인 매도는 미국발 악재와 맞물려 있었다.
당시 미국에선 카시카리, 해맥, 데일리 등 연준 관계자들이 12월 금리 결정과 관련해 매파적인 목소리를 내면서 위험자산에 부담을 줬다. 투자자들은 12월 금리 동결과 인하의 전망 비중이 백중세로 맞춰지려는 모습을 보면서 긴장했다.
마이런, 월런, 보우먼 등 트럼프가 2기, 1기 때 인명한 연준 이사들이 금리인하를 주장하고 있으나 전체적인 목소리는 신중히 금리를 결정해야 한다는 쪽에 맞춰졌다.
반도체를 압박하는 소식도 있었다. 일본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 키옥시아 주가 급락하는 가운데 AI 밸류체인에 대한 우려가 부각됐다. 키옥시아는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삼성, SK에 이어 3위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결국 시장에선 AI 고평가론이 재차 힘을 받으면서 코스피시장의 경계감도 커졌다.
금융당국의 개입으로 1,490원을 넘어섰던 달러/원이 1,450원대로 안정되는 모습이 나타나기도 했지만, 주가 급락 분위기를 제어하진 못했다.
지난 주말 미국 나스닥이 소폭이나마 반등한 가운데 코스피시장이 새로운 한주를 어떻게 시작할지 주목된다.
■ 채권시장의 냉각된 심리와 손절 우려...시장은 안정을 찾을 수 있을까
최근 금리 급등 과정에서 투자심리가 훼손되고 손절 등에 따라 수급 부담도 이어지고 있다.
은행채 발행이 쉬어가는 구간이라는 점은 안도감을 주지만, 손절 등으로 수급이 견조하지 못하다.
다만 시장에선 여기서 더 망가지면 시장 시스템에 혼란이 나타날 수 있어 당국이 그냥 지켜보긴 어려울 것이란 지적도 나오는 중이다.
한은 역시 최근 한은 총재 발언에 대한 '시장의 오해'를 지적했다.
한은은 여전히 자신들이 금리인하 사이클 속에 있으며, 시장 일각이 금리 인상으로까지 나가는 것은 지나치다고 보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 금요일 주식, 채권, 환율 등 금융시장을 동시에 겨냥하는 메시지도 발표해야 했다.
최근 주식, 채권, 원화값 급락에 당국이 주시하고 있음을 나타낸 것이다.
지난 금요일(14일) 구윤철 부총리와 이창용 한은 총재 등 금융당국자들은 시장상황점검회의를 개최한 뒤 "최근 국내 주식시장은 단기 변동성은 있으나 전반적으로 안정된 모습이며, 채권시장은 향후 금리흐름에 대한 시장의 기대변화 등에 따라 국채 금리가 상승했으나, 2026년 WGBI 편입 등 고려시 우리 국채에 대한 수요기반은 견조하다"고 했다.
이들은 "우리는 최근 거주자들의 해외투자 확대 등으로 원/달러 환율이 한 때 1,470원을 상회하는 등 외환시장에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구조적인 외환수급 개선이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 해외투자에 따른 외환수급 불균형이 지속되는 경 시장 참가자들의 원화 약세 기대가 고착화되어 환율 하방 경직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인식 아래 가용 수단을 적극 활용해 대처해 나갈 필요성이 있다는 데 공감했다"고 전했다.
당국이 시장 안정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한 만큼 이상 급등한 금리 시장도 안정을 찾아갈 수 있을지 상황을 봐야 할 듯하다.

자료: 최근 최종호가수익률 추이, 출처: 코스콤 CHECK

[채권-장전] 연준 매파들과 영국의 재정불안
이미지 확대보기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