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5-11-14 (금)

퇴출 고위험기업 산업 내 정상 기업으로 대체시 국내 투자 3% 전후 증가 추정 - 한은

  • 입력 2025-11-12 12:00
  • 김경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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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출 고위험기업 산업 내 정상 기업으로 대체시 국내 투자 3% 전후 증가 추정 - 한은이미지 확대보기
[뉴스콤 김경목 기자] 한국은행은 12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1990년대 경제 위기 이후 한국 경제의 구조적 성장 둔화 원인을 분석하며, 한계 기업의 원활한 시장 퇴출과 신규 진입을 통한 '정화 효과(cleansing-effect)'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은 조사국 조사총괄팀의 이날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 경제는 위기를 거치며 성장 추세가 구조적으로 낮아졌는데 이는 주로 기업 투자의 이력현상(hysteresis)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력현상은 일시적 충격이 투자 등 경제 변수의 장기 경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의미한다.

보고서는 특히 위기 시 한계 기업 퇴출이 지연되면서 기업 역동성이 장기간 회복하지 못한 점에 주목했다.

미시 기업 데이터 분석 결과를 보면 투자의 이력현상은 소수 대기업을 제외한 대다수 기업에서 발생했으며, 이는 금융 제약보다는 주로 수익성 저하에 기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퇴출된 기업들의 재무 특성을 바탕으로 개별 기업의 퇴출 확률을 추정해 '퇴출 고위험기업'을 식별한 결과, 이들 기업이 정상적으로 퇴출되고 그 자리를 산업 내 정상 기업이 대체했다면 국내 투자가 크게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구체적으로 2014~2019년 중 퇴출 고위험기업의 비중은 약 4%였으나 실제 퇴출된 기업 비중은 2%에 그쳤다. 만약 고위험 기업이 정상 기업으로 대체되었더라면 해당 기간 국내 투자는 3.3%(GDP +0.5%) 증가했을 것으로 추산됐다.

팬데믹 이후 기간(2022~2024년)에도 유사한 분석이 이루어졌다. 이 기간 퇴출 고위험기업 비중은 3.8%였으나 실제 퇴출 비중은 0.4%로 더욱 낮았다. 만약 정상적인 대체가 이루어졌다면 국내 투자는 2.8%(GDP +0.4%) 늘어났을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한계 기업의 시장 퇴출 지연이 국가 전체 투자 활력을 저해하는 핵심 요인 중 하나임을 시사한다.

보고서는 정책적 시사점으로 "금융 지원을 하더라도 기업의 원활한 시장 진입·퇴출을 통해 경제의 혁신성과 역동성을 뒷받침하는 방향으로 하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한 "산업 생태계 보호에 중점을 두고 유동성 애로 기업이나 혁신 초기 기업 등에 선별적 지원을 하는 한편, 규제 완화를 통한 신산업 투자 촉진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지속적으로 확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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