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 코스콤 CHECK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다시 4천 위로 치솟은 코스피...외국인 역대급 매도와 주가 폭락 뒤 찾아온 대내외 호재
이미지 확대보기[뉴스콤 장태민 기자] 지난 주 급락했던 코스피지수가 급반등하면서 분위기를 쇄신했다.
미국 셧다운 우려 완화와 같은 대외 호재에 한국 정부의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 조정 약속 등 내재 호재가 겹치면서 분위기를 바꿨다.
무엇보다 지난 주 한국 주식을 대거 팔았던 외국인의 매도 강도가 줄어들면서 주가 반등에 힘이 실렸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다시 4천선을 훌쩍 뛰어 넘었다. 삼성전자는 다시 10만전자를 회복하고 SK하이닉스도 60만닉스를 회복했다.
■ 2025년 11월 첫주는 외국인 역대 최대로 매도한 날...태풍 지나가자 주가 급등
외국인은 11월 들어 5거래일간 여태 본 적 없는 규모의 코스피 순매도를 이어갔다.
외국인은 11월 3일부터 7일까지 대규모의 코스피 매도를 이어갔다.
외국인은 3일 0.8조, 4일 2.2조원, 5일 2.1조원, 6일 1.7조원, 7일 0.5조원에 달하는 순매도를 했다.
지난 주 5거래일 동안 외국인의 코스피 순매도 규모는 7조 2,638억원에 달했으며, 이는 주간 단위 역대 최대 강도의 매도였다.
지난주 이틀 연속 코스피를 2조원 이상 순매도한 것 역시 처음 있는 일이었다.
최근 한국 주가 급등, 미국의 AI 버블론 재점화 등 여러 재료들이 맞물려 외국인의 대규모 차익실현으로 이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지난주 외국인의 대대적인 매도 속에 4,200선을 넘었던 코스피는 1,900대로 주저앉았다. 장중엔 1,800대로 급락하기도 했다.
코스피지수는 종가기준으로 11월 첫 거래일인 3일에 4,221.87을 기록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작성한 뒤 4거래일간 6.4% 급락했다.
하지만 이번주 들어 주가지수는 4천선을 회복하면서 분위기 쇄신에 나서고 있다.
이날은 기관이 대규모로 순매수하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의 스퀘어 수준의 매매를 보이고 있어 지난주의 거친 매도에서 벗어나는 흐름을 보였다.
■ 미국발 호재..."셧다운 종식 기대감 + 젠슨황의 AI 버블 우려 누그러뜨리기"
간밤 미국에선 셧다운 우려가 완화됐다.
미국 현지에선 8명의 민주당 상원 의원이 입장을 선회해 셧다운 종료를 위한 표가 확보됐다는 소식이 들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셧다운 종료에 매우 가까워졌다"(getting very close to an end to the shutdown)는 소식을 전했다.
미국 상원의 공화당과 민주당 일부 의원들이 셧다운 사태를 종결하는 임시 예산안에 합의하면서 아시아 주식시장은 대부분 올랐다. 아시아 장의 니케이, 가권 등이 1% 이상 오르면서 '미국 정부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주 급락했던 한국 주식의 반등세가 가장 돋보인다. 지난주 외국인의 대대적인 매도에 의해 크게 빠졌던 만큼 이번주 초 반등폭 역시 가장 두드러진 것이다.
아울러 최근 뉴욕 주식시장을 억압하면서 국내 시장도 압박했던 'AI 버블론'이 젠슨황 엔비디아 CEO의 발언 등으로 다소 힘을 잃었다.
젠슨황은 지난 8일 대만 신주시에서 열린 TSMC 연례 체육대회에 참석해 "블랙웰 칩에 대한 수요가 매우 강력하다. TSMC의 지원 덕분에 공급을 확대할 수 있었다. TSMC가 없었다면 엔비디아의 성공도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젠슨황은 "엔비디아는 GPU뿐 아니라 CPU, 네트워크 장비, 스위치 등 다양한 반도체를 생산한다. 블랙웰과 관련된 칩의 종류가 매우 많아 TSMC로부터 구매하는 웨이퍼 수요 역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웨이퍼는 반도체 칩 제조의 기초가 되는 얇은 실리콘 원판이다.
웨이저자 TSMC 회장 역시 "황 CEO가 웨이퍼 추가 공급을 요청했다. 구체적인 주문량은 기밀이지만 엔비디아와의 협력은 매우 긴밀하게 이어지고 있다"면서 "TSMC는 앞으로도 매년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엔비디아와 삼성, SK 등의 순조로운 협력도 재확인되는 분위기다.
젠슨황은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마이크론 등 세 곳으로부터 최첨단 메모리 칩 샘플을 이미 전달받았다. 사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일시적인 부품 부족 현상이 있을 수 있지만 세 메모리 기업 모두 우리를 지원하기 위해 생산 능력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 세 회사는 모두 세계 최고 수준의 메모리 제조업체"라고 했다.
시장에선 엔비디아의 블랙웰 수요 급증은 AI 인프라 투자의 지속 가능성을 방증하는 시그널이라는 평가들이 나왔다. 따라서 한국 반도체 업체들에게도 긍정적인 파급 효과가 나타날 것이란 기대감이 이어졌다.
지난주 AI 버블론 속에 외국인의 대대적인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매도가 있었지만 다시금 긍정적인 재료도 부각된 것이다.
한편 최근까지 AI 고평가와 관련한 논란이 여러 번 있었다. 그리고 이런 우려를 해소한 것은 결국 기업 실적과 캐펙스 가이던스 상향이었다.
따라서 조만간 발표될 엔비디아의 실적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 지난주 주가 폭락 본 한국 정부, 배당소득분리과세에 '보다 전향적'으로 변해
지난 주말(9일) 당정은 삼청동 국무총리 공관에서 회의를 열어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 추가 완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기존 정부안 35%에서 민주당 의견인 25%까지 낮추는 것에 공감대를 형성한 것이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배당소득 분리과세와 관련해 국민 의견에 화답할 필요성을 거론하면서 최고세율을 당초 정부안인 35%에서 25%로 바꿀 뜻을 내비쳤다.
지난달 외국인이 대대적인 차익실현을 하는 과정에서 주가가 폭락했으나, 주가 상승 흐름 자체가 바뀌는 신호로 해석할 수 없다는 '주식 낙관론'은 여전한 편이다.
자산운용사의 한 운용본부장은 "지난주 외국인이 코스피시장에서 대대적인 차익실현을 했다. 하지만 이를 분위기가 바뀌는 신호로 해석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주 주가 조정이 거칠었지만, 이는 자연스러운 조정으로 볼 수 있는 카테고리 내에 있는 것이었다"면서 "강세장 추세가 꺾일 만한 사건은 아니었다"고 해석했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