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5-11-04 (화)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30년 입찰 끝난 뒤...가격 메리트 따른 안정 기대와 손절 경계감

  • 입력 2025-11-04 14:41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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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2시35분 현재 국채금리와 국채선물, 출처: 코스콤 CHECK

자료: 2시35분 현재 국채금리와 국채선물, 출처: 코스콤 CHE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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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채권금리가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국고3년 수익률이 2.8%에 육박했다. 국고10년은 이미 3.1%를 넘어섰다.

최근 3년 2.7%, 10년 3.0% 정도면 저가매수 해도 무난하다는 진단들도 적지 않았지만, 금리는 계속해서 오르면서 채권투자자들을 긴장시켰다.

한국은행의 연내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퇴조한 데다 미국에선 연준 관계자들이 연일 12월 금리 인하에 대해 당연시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냈다.

올해 3분기 GDP가 예상을 웃돌면서 올해 0%대 성장률에선 벗어날 확률이 높아졌다. 한미 관세협상 타결로 불확실성이 꽤 해소됐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채권투자자 등 시장 관계자들은 저가매수가 제대로 붙지 않고 금리 상승세가 이어지자 고점을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진단들을 내놓기도 했다.

■ 시장 일각, 입찰 끝나면 안정 자신했는데...

시장에선 30년 입찰이 끝난 뒤엔 시장이 안정될 것이란 기대감이 적지 않았다.

최근 시장금리가 다소 과도하게 오른 데는 헤지 영향이 작용했기 때문에 입찰을 정점으로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는 시선들도 있었던 것이다.

이날 국고채 30년물 입찰(예정 4.1조)에선 9.335조원이 응찰해 4.1조원이 3.060%에 낙찰됐다. 부분낙찰률은 52.9%였다.

A 증권사의 한 중개인은 "입찰 이후 진정될 것이란 기대감도 있었지만 입찰 직후엔 장이 좀 망가지는 쪽으로 가고 있다"면서 "약간 답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B 중개인은 "입찰과 상관없는 3년 구간 등이 특히 약했다. 30년이야 결국 옵션까지 가봐야 할 것"이라며 "결국 미국 금리가 다시 빠지기 시작해야 온기가 돌아오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말로 큰 의미가 있는 손절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황이어서 경계감도 있다"고 했다.

C 증권사 딜러는 "일단 오늘 입찰 당일 하루만에 진정되긴 어려운 것 같다. 수급 자체는 얇다"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엔드가 안들어간 물량을 피디사들이 받았을 것인데, 장내 매도호가 보면 손해보고 팔기 싫어하는 모습"이라며 "아직 욕심을 못 버리는 매도 호가들이 좀 정리돼야 장이 좀 진정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 악재 많이 반영했지만 '인하 기대' 소멸 중...손절 경계감 계속

최근 연내 정책금리 인하 기대감이 퇴조한 가운데 금리가 과도하게 오르자 악재가 기반영된 상태라는 평가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금리가 계속 오르자 손절이 나와 금리가 오버슈팅할 가능성을 대비해야 한다는 우려들이 나오기도 했다.

D 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한은이 금리 인하 기대감을 열어두긴 했지만 연내 인하는 일단 물 건너 갔고 내년엔 또 언제 인하가 가능할지 모르겠다"면서 "지금 심리가 냉각된 상황에서 손절이 나온다면 금리가 한 단계 더 뛸 수도 있다"고 경계했다.

시장 전반적으로 금리 메리트에 따른 저가매수 보다 돌다리를 두들기면서 이 국면을 건너가자는 분위기가 강화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E 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지금은 위험자산 랠리에 성장률 상향 조정 등 금리 인하기대가 없어지는 국면"이라며 "그 동안 한국은행이 인하기조를 이어간다고 했기 떄문에 금리인하에 기대서 물건 쌓아둔 것들 토해내는 과정"이라고 평가했다.

지금의 채권시장은 가격 메리트를 빼면 악재들로 둘러쌓인 상황이라고 풀이했다. 따라서 금리 레벨에 기대기 보다는 어디까지 밀릴 지 판단이 안 잘 서지 않는 구간이란 점을 인정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일단 바닥 확인 과정이 나와야 추종 매수세가 붙을 것 같다. 한국은행 쪽에서 인하 기조가 안 끝났다고 다시금 시그널을 주든지, 주식이 조정이 한번 크게 나와야 할 듯하다. 그게 아니면 연말 시즌이라 계속 채권장세는 힘들 것"이라고 했다.

그는 "채권에 좋은 재료는 없으나 가격 하나만 보면 사도 되는 레벨은 맞는 듯하다. 하지만 사람들이 금리 인상기가 온 것 같은 분위기를 느끼는 듯하다. 한은이 인하를 더 한다고 했으나 이제 더 이상 인하를 못하게 되는 것 아니냐 식으로 해석해 매도가 힘을 얻으면서 시장 기능이 작동을 잘 안 하는 부분도 있다"고 평가했다.

■ 일각에선 시장 기능 균열 평가하면서 저가매수 모색하기도

시장 일각에선 마켓 기능에 다소간 균열이 온 상황이라는 평가도 나오는 중이다.

F 매니저는 "지금은 시장 기능이 멈춘 상태라 이럴 땐 정책이 나서서 꼬인 매듭을 좀 풀어줘야하는 상황으로 보인다"면서 "하지만 한은이나 재정당국이나 아직 별 심각성을 못 느끼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지금과 같은 상황이 어디서 멈출지 모르겠으나 연초효과를 노리고 연말에 크레딧을 사 모으듯이 지금은 내년 운용을 위해 국고3년을 사모아 가는 시점이 아닐까 한다"고 했다.

C 딜러는 "금리가 최근 속절없이 올라가니 시장 기능에 이상이 왔다는 말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은 그냥 푸념"이라며 "기준금리 2.5%에 3년 2.75%면 그냥 정상 범위에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다만 정책 쪽에선 아무도 채권시장에 대해 신경을 안 쓰니 좀 답답하긴 하다"고 덧붙였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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